“생명나눔 30년, 미래 30년 다시 만들어 가야죠”

10월 12일 동국대서 30주년 기념식
다가올 30년도 희망 세상에 나눌 것
현대불교와 30주년 함께 맞아 기대도

일면 스님은…1959년 해인사에서 명허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해인사승가대학, 동국대 승가학과를 졸업했으며 조계종 포교부장, 사회부장, 중앙종회 수석부의장, 교육원장, 군종특별교구장, 동국대·광동학원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이다.
일면 스님은…1959년 해인사에서 명허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해인사승가대학, 동국대 승가학과를 졸업했으며 조계종 포교부장, 사회부장, 중앙종회 수석부의장, 교육원장, 군종특별교구장, 동국대·광동학원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이다.

불교계 유일 장기기증 단체로, 생명나눔 문화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생명나눔실천본부(이사장 일면 스님)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30살 청년이 되기까지에는 이사장 일면 스님의 노고가 고스란히 담겼다. 생명나눔실천본부 일정뿐 아니라 각종 행사에 참석해 희망등록을 직접 권선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일면 스님은 그동안의 활동을 되돌아보며 “쉼 없이 달렸지만 아직도 해야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긴 시간동안 그 누구보다 힘차게 달린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 일면 스님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2024년 갑진년(甲辰年)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부처님 자비사상을 바탕으로 1994년 설립된 생명나눔실천본부는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시대에 생명나눔 문화확산을 목표로 장기 및 조혈모세포 희망등록 사업, 환자치료비 지원사업, 청소년 자살예방 교육사업, 불우이웃돕기 사업 등을 전개하며 30년 동안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전파하는데 진력해왔다. 불교계를 대표하는 공익법인으로 발돋움한 생명나눔은 매년 신규 회원 수를 갱신하며 발전을 거듭했고 어느덧 20만명이 넘는 회원을 거느린 불교계 최대 사회단체로 성장했다. 일면 스님은 2005년부터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Q 올해는 생명나눔실천본부 창립 30주년입니다. 그간의 소회가 궁금합니다.

생명나눔실천본부는 1994년 3월 ‘생명공양실천회’라는 이름으로 전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에 의해 설립됐습니다. 불교적 가르침을 바탕으로 장기기증 운동을 해보자는 몇몇 스님과 재가자가 뜻을 모았기에 의미가 컸습니다. 제가 2005년 이사장으로 취임했으니, 저도 벌써 20여 년을 함께했네요. 그동안 생명나눔실천본부 홍보와 장기기증 희망등록 권선만을 바라보며 달려왔습니다.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이 열악했던 시절, 활동이 녹록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장소라면 어디든지 달려갔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현재 회원이 20만명에 달합니다. 제가 처음 이사장으로 취임했을 당시만 해도 회원은 2000여 명에 불과했으니 수치만 봐도 엄청난 성장이지요. 작은 생명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바로 생명나눔입니다. 창립 30주년을 맞아, 생명나눔의 가치가 사회 구석구석까지 퍼질 수 있도록 힘쓸 계획입니다.

Q 30주년을 맞아 눈여겨봐야 할 계획과 사업이 있을까요?

지난해 8월, 정현숙 후원회장을 중심으로 3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구성됐습니다. 먼저, 기념식이 10월 12일 서울 동국대 중강당에서 진행됩니다. 그간의 발자취를 둘러보고, 감사를 전할 분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고마움을 표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30년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그림도 그려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다양한 사업들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 중에 있으므로 곧 세부적인 사업안이 나올 것이라 생각됩니다. 

Q 지난 30년 동안의 발자취와 성과가 어마어마할 것 같습니다.

불교계와 국민들 사이에 장기기증에 대한 이미지를 바꾼 것이 가장 큰 성과겠지요. 다양한 홍보와 캠페인을 통해 조혈모세포 희망 등록자가 5만5000여 명에 달합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가 힘든 환자들이 건강을 되찾고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치료비를 지원한 것도 빠질 수 없습니다. 1200여 환자들에게 약 43억여 원의 치료비를 전달하며 부처님 자비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청소년들에게 생명존중교육을 200여 차례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미래의 희망들을 위한 지원과 교육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합니다. 

Q 난치병 환자 치료비 지원 규모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습니까?

2023년에만 총 32명의 환자에게 약 8000만원의 치료비를 지원했습니다. 2024년에는 복지기관 발굴 및 온라인 모금 활동 확대를 통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층의 지원을 확대하고자 합니다. 연간 1억원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다양한 모금 활동으로 지원 금액을 상승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의 꺼져가는 희망불씨를 되살리는 활동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Q 이사장 스님께서 난치병 환자들을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것은 스님이 장기기증 수혜자이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저는 1993년 간경화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습니다. 젊었고, 또 종단의 주요 직책을 맡아 한창 바쁘게 일할 때라 대수롭지 않게 넘겼죠. 1998년, 앞으로 2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고 1년 동안 16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모든 것을 정리했을 때 기적같이 나타난 기증자로부터 새 생명을 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남으로부터 덤으로 얻은 삶, 남을 위해 하지 못할 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생명을 살리는 일에 헌신하겠다 발원했습니다. 생명나눔실천본부의 활동에 후원자들의 자비 손길이 꾸준히 이어지는 것에는 수혜자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생명나눔실천본부가 3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비법이라면 비법입니다.

Q 생명나눔의 가치와 의미를 설명해 주신다면요?

장기를 기증하고 후원금을 보시하며 내 것을 나누는 것은 불교의 근본 사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삶의 끝자락에서 장기기증을 통해 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내어주는 일, 또 소외계층에 내민 자비의 손길은 최고의 자비인 동시에 부처님께서 강조하신 동체대비 사상의 가장 헌신적인 실천이기 때문입니다. 

Q 현대불교신문도 올해 창간 30주년을 맞았습니다.

저는 대행 스님과도 많은 추억이 있습니다. 어려울 때나 기쁠 때나 서로 도움을 주고 받았습니다. 그렇기에 대행 스님이 창간한 현대불교신문과의 인연 또한 소중히 생각합니다. 공동기획 기사, 환자치료비 모금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며 좀 더 의미있는 30주년을 함께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Q 생명나눔실천본부의 지난 30년이 의미 깊었던 만큼 미래 30년도 기대가 됩니다.

생명나눔실천본부는 불교계에서 설립했지만 종교와 이념을 초월합니다. 사랑을 실천하고 생명을 나눔으로써 참된 인류애를 실천하는 단체입니다. 20만명이 넘는 회원수를 자랑하지만 저는 아직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장기기증 희망등록이 활성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인 장기기증은 크게 상승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앞으로는 희망등록 활성화와 더불어 실질적 기증을 독려하는데 힘을 쏟고자 합니다. 또 난치병 환자 치료비를 위한 십시일반에도 주력할 계획입니다. 작은 생명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바로 생명나눔입니다. 생명나눔의 가치를 사회 곳곳에 알리는 일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Q 앞으로의 30년에 대한 포부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의 작은 나눔으로부터 희망이 만들어지고 그 희망으로부터 우리들은 행복해집니다. 행복한 사람은 또 다른 사람에게, 그리고 온 세상에 행복을 나눠주고 더해줍니다. 생명나눔으로 걸어온 행복여정 30년. 미래의 30년도 희망찬 행복과 감동이 묻어나는 나눔을 세상에 전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생명나눔실천본부 후원자와 현대불교신문 독자들에게 새해 덕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푸른 용의 해’ 갑진년입니다. 용감하고 강인한 동물인 용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줍니다. 지난해 지나간 일은 뒤로 하고 용 해의 큰 힘으로 새로운 도전을 이끌어 내기를 기대합니다. 후원자와 독자들께 부처님 자비광명이 늘 함께하길 발원합니다.

임은호 기자 imeunho@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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