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왕실의궤 오대산 사고본이 본래 자리로 돌아갔다. 11월 10일에는 실록과 의궤를 오대산으로 옮기는 이운행렬 재연행사가 진행됐고, 11일에는 고유제가 봉행됐다. 이 같은 기념행사를 거쳐 이운된 오대산 사고본은 새롭게 조성된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이하 실록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실록박물관은 월정사가 운영하던 왕조실록·의궤박물관을 새 단장한 것으로, 조계종과 월정사는 오대산 사고본의 환지본처를 위해 이를 국가에 기증했다. 

기실 오대산 사고본 환수운동의 중심에는 불교가 있었다. 지난 2006년 3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출범한 조선왕조실록 환수위원회의 공동의장으로는 정념 스님과 철안 스님이 맡았고, 당시 총무원장이었던 자승 스님이 고문으로 활동했다. 

이후 이어진 의궤 환수와 오대산 환지본처를 위한 범도민운동의 중심에는 불교가 있었다. 이는 월정사가 역사적으로 오대산 사고를 지켰던 수호사찰이었고, 그 정신을 지금의 후학들이 이어가고 있어서다. 

오대산 사고가 1606년 조성될 당시 월정사 주지는 수호총섭으로 임명됐고, 사고는 승군 20명이 주둔하며 지켰다. 환수운동의 산증인인 정념 스님(월정사 주지)이 밝힌 “일본으로부터 실록과 의궤를 찾아오고, 오대산으로 환지본처시키는 일은 월정사의 의무였다”는 말은 조금도 지나침이 없다. 

오대산 사고본은 110년만에 제자리를 찾으며 “그 영혼과 역사가 회복”됐다. 이제는 결집된 지역의 역량과 원력을 바탕으로 잘 보존·활용해야 한다. 나아가 지방소멸을 극복할 수 있는 문화자산으로서 역할을 하도록 불교, 시민, 지자체가 다방면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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