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紙 보도 후 비판 여론 확산
한국·미얀마 양국 불자 ‘충격’
담마끼띠 스님, “승단추방죄”
“테라와다 불교 위축” 우려도

미얀마 출신 아신 빤딧짜 스님의 범계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교계 안팎으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당사자인 스님이 한국과 미얀마 불교 양측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공개사과를 비롯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동시에 이번 사태가 한국 내 외국인 스님에 대한 편견이나 테라와다 불교의 위축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신 빤딧짜 스님 사태와 관련한 本紙 보도(1305호 참조) 이후 불교계는 충격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스님이 2016년 첫 범계 이후에도 승려생활을 하며 법문과 수행지도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한국에서 테라와다 불교는 계율을 철저히 지킨다고 알려져, 한국 일각에서는 지계정신에 대한 신뢰가 높기 때문이다.

마하위하라 사원 주지 담마끼띠 스님은 “테라와다 불교는 불자들에게도 율장을 읽도록 권한다. 스님이 계율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을 불자들도 알아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라며 “율장의 여러 계율 중에서도 승려의 성행위는 가장 심각한 수준의 범계이자 ‘승단추방죄’다. 상황과 무관하게 고의로 행위를 한 즉시 승적이 박탈되고 다시 테라와다 불교로 출가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스님은 “개인의 범계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로 범계를 숨기고 승려로 활동했다면 심각한 문제”라며 “분명한 사실은 이 같은 문제를 내부적으로 은폐하기보다 외부로 드러내 더 이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다만 이번 사태가 한국 내 테라와다 불교에 대한 인식이나 외국인 스님들에 대한 편견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단법인 한국테라와다불교(대표 아짠 빤냐와로 진용 스님)의 김기식 재가위원회장도 “범계행위는 마땅히 고발돼야 하고 승가와 사회법으로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첫 범계 이후에도 스님에게 삼배하고 공양을 올리고 예경한 수많은 수행자들은 물론, 한국 불교계에도 공개적으로 참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회장은 “아신 빤딧짜 스님은 미얀마 승단 소속이기에 한국 테라와다 불교와 아무런 연관이 없지만, 테라와다 불교 수행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한국에 거주하는 미얀마 불자들 사이에서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에 정통한 관계자는 “사실 아신 빤딧짜 스님의 환속에 관한 소문은 미얀마공동체 사이에서 어느 정도 공유된 상황이었지만, 기사가 나온 뒤 이를 미얀마어로 간추린 내용과 함께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얀마인들 역시 충격이 대단히 크다”며 “다만 체면을 중시하고 부끄러운 일은 감추는 미얀마인들의 문화적 특성상 이에 대한 피드백은 크게 없는데 비해, 확산 속도는 대단히 빠르다. 미얀마인들의 반응이 없는 이유는 사태에 대한 생각이 한국과 다르거나 공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미얀마인들의 정서적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담마야나 선원 수행자와 한국 불교계 일각에서는 담마야나 선원이나 아신 빤딧짜 스님이 공개적인 참회를 통해 사태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특히 서울선원이 폐쇄되고 대구선원이 운영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음에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공지하지 않고 혼란을 야기한 담마야나 선원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선원 일부 수행자들을 중심으로 미얀마 대사관에 공식입장을 요청하고 당사자의 공개참회 및 출국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수행을 우선하는 테라와다 불교계 특성상 이 같은 여론이 구체화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측이 많다.

한편으로는 이번 사태가 한국 내 외국인 스님들에 대한 편견이나 테라와다불교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철저한 지계정신에 대한 예경의 마음으로 테라와다 불교를 접한 불자들에게 적지 않은 상처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테라와다 수행처 중 하나인 모 선원 관계자는 “사실 기사가 나오기 전부터 소문을 전해 들은 고참 수행자분들 중에서는, 테라와다 불교를 떠난 분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행에 전념해 온 분들이 상처받는 현 상황 자체가 씁쓸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수행자와 스님들이 경각심을 갖고 더욱 수행에 전념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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