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종, 서리 직무정지 이후 종단 향방은?
법화종, 서리 직무정지 이후 종단 향방은?
  • 송지희 기자
  • 승인 2020.08.10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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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승려 자격 없다” 이례적 판결
종회의원 향한 총무원 징계도 ‘무효’
종정 스님, 8월 10일 서리 해임교시
새서리 임명 후 총무원장 선출 박차

법원이 법화종 총무원장 서리 진우 스님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를 결정하면서, 지난 4월 이후 지속된 종단 내홍에 어떤 변화가 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법원이 총무원장 서리의 직무를 정지한 이유에 대해 “승려의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을 뿐 아니라, 서리로서 중앙종회의원들을 징계한 행위 역시 '무효'라고 인정해 향후 종단 정상화에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법화종 종정 도정 스님은 8월 10일 가처분 결과를 수용하고 현집행부 등에 새로운 서리 임명 전까지 일상행정을 수행할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 집행부 임원 상당수가 자격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해 시급한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종단은 8월 14일 원로회의에서 서리 임명을 구체화할 방침이며, 이후 새롭게 구성될 서리 체제 집행부를 중심으로 차기 총무원장 선출을 위한 선거준비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지방법원 제21민사부는 8월 5일 법화종 중앙종회가 제기한 총무원장 서리 직무집행정지가처분에서 “총무원장 서리 진우 스님은 종헌‧종법상 승려의 자격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중앙종회의 가처분 신청을 수용했다. 법화종 소속 승려가 아니기에 서리로서의 자격 역시 인정될 수 없다는 취지다. 그간 불교계 관련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직위에 따른 자격 여부가 아닌 승려의 자격이 문제가 된 것은 이례적이다.

법화종은 1991년 종헌‧종법 개정 이후 승려의 자격요건을 ‘중학교 졸업 이상 자 또는 고등 이상의 학력을 가진 자’로 명시하고 있다. 서리 진우 스님이 법화종으로 출가한 것은 1992년이다. 법원은 이에 대해 “(진우 스님측이) ‘고등 이상의 학력’을 갖추었거나 해당 학력규정은 이미 사문화됐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고 그와 같은 주장이 소명됐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또 지난 7월 총무원장 서리 체제의 집행부가 중앙종회의원 5명에 대한 공권정지 5년의 징계를 결정한 것에 대해서도 “무효”라고 판단했다. ‘총무원장 서리로서 자격 없는 자에 의해 진행된 징계처분은 위법하다’는 것. 특히 징계와 관련해 “사건 기록 및 심문전체의 취지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징계에 대한 효력 중지를 구할만한 필요성도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는 법원이 지난 4월 진우 스님의 총무원장 서리 임명 이후, 서리 체제의 총무원이 집행한 직무의 무효성을 인정한 것으로, 최근 주지 임명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통영 안정사 사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앙종회 측 법률대리인 김형남 변호사는 “총무원장 서리의 자격 문제와 총무원이 중앙종회 의원 스님들에게 처분한 징계의 효력 여부 등 쟁점사안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명확해, 본안 소송이 굳이 필요할지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가처분 결과는 법원 결정 이후 7일 이내인 8월 12일까지 총무원측의 이의신청이 없을 시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법화종 관계자에 따르면 총무원측의 이의신청 가능성은 낮다. 법화종 종정 도정 스님이 8월 10일 법원의 가처분을 사실상 인정하고 이후 사태수습을 위해, 총무부장 등 현집행부가 차기 서리 임명시까지 일상행정 업무를 담당토록 당부했기 때문이다. 다만 현집행부 임원 역시 가처분 심리 과정에서 학력미달임을 밝히거나 이중승적, 겸직금지 위배 등 자격 미비인 경우가 적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차기 서리 임명은 8월 14일 예정된 원로회의 이후 구체화될 전망이다. 새롭게 임명될 서리 체제의 집행부는 전총무원장의 임기만료일인 10월 16일까지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하기 위한 총무원장 선거준비 업무를 집중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전망돼, 법화종을 둘러싼 오랜 혼란이 이번 기회에 안정화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중앙종회의장 성운 스님은 “법원의 가처분이 법화종 진정한 정상화의 첫 걸음이 되길 바란다”며 “종단 정상화에 뜻을 함께하는 종도 스님들과 함께, 이제는 정말 법화종이 바로 서고 과거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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