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크리에이터를 만나다③ 장정윤 일러스트레이터

“불교에도 엄지공주 같은 ‘연꽃공주’ 이야기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연꽃에서 태어나 보살로 성장하는 불교의 세계관을 듬뿍 담은 카툰을 인스타에 연재할 예정이에요.”

제1기 불교 크리에이터로 선정된 장정윤 일러스트 작가<사진>는 만화 캐릭터와 같은 개성 있고 귀여운 부처님을 선보이고 있는 이다. 장 작가의 작품은 불교미술에 대한 호기심을 일깨우기 위해 작품 곳곳에 에피소드를 불어넣은 것이 하나의 묘미다.

장 작가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불교미술의 새로운 시각을 선보였다. 이번에 불교크리에이터 공모에 출품한 ‘별세음공주 공덕연’의 공덕연 캐릭터는 장 작가가 불교일러스트를 그린 시작점의 캐릭터다.

“사실 불교크리에이터를 처음 지원했을 때는 평범한 신행일기로 하려고 했지만 저만의 개성이 담긴 참신한 부분이 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받았습니다. 문득 몇 년 간 제가 생각해온 캐릭터에 생명력을 넣어 여태껏 해보고 싶었던 동화이야기 만들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금새 스토리가 떠올랐어요.”

처음부터 장 작가가 불자였던 것은 아니었다. 장 작가는 불자가 아니지만 평소 마음공부나 사색을 좋아하고 불교에서 연꽃이 주는 의미가 마음에 들어 매료됐다. 장 작가는 “대학 졸업작품 때 연꽃에 대한 작업들을 그렸었는데, 제가 불교에 많이 이끌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후 불교박람회를 관람하며 불화에 대한 관심이 깊어져 불화를 그려보고 싶다는 마음까지 들게 되었다”고 말했다.

장 작가는 이후 자신만의 작화로 작품을 준비해 여러번 전시를 열게 됐고, 이후 대원상과 같은 불교관련 공모전, 방송, 외부 활동을 통해 불교를 만나게 되는 계기가 깊어졌다. 현재 장 작가는 원빈 스님과 천수경을 공부하는 BTN 〈절친3〉에 패널로 나가고 있다.

‘공덕연’이라는 캐릭터의 이름은 장 작가가 받은 법명이다. 조계종 포교원 신도국장 혜안 스님과 함께한 템플스테이에서 ‘덕연’이라는 법명을 받았는데 이후 공이라는 성을 붙여 캐릭터이름이 됐다.

장 작가는 “마치 불교를 만나 성숙해져가는 모습이 조금은 제 분신이라는 생각도 든다”며 웃었다.

장 작가의 작품의 특징은 관세음보살도에는 ‘우주와 별의 소리를 듣는 별세음보살’이란 컨셉으로 모든 캐릭터가 별모양의 보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컷툰의 스토리에서는 어린 공주가 보살이 되기까지, 천방지축에서 철이 들어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서양의 동화에는 인어공주, 백설공주 등의 공주시리즈가 있는데 불교에서도 그런 동화가 하나 만들어지면 재미있지 않을까요?”

장 작가는 만화라는 분야가 전문은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만화가의 꿈을 키웠고, 결국 불교와 접목한 만화까지 작품 세계가 이어지고 있다. 장 작가는 향후 전통적인 요소와 현대적인 요소를 색다르게 엮어 이야기가 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미와 교훈, 동심을 함께 담은 작업물을 내는 것이다.

장 작가는 “내면의 이미지와 상상력을 외부로 꺼내는 작업은 나를 발견하고 내 마음을 탐구를 하는 모습과 비슷하다”며 “불교크리에이터로서 창작을 하게 되는 동력도 수행하는 마음 덕분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불교크리에이터 선정은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불교계의 노력과 도전의 창구가 필요한 창작자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취지가 맞물려, 새로문 문화가 태어날 수 있는 좋은 계기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멈춰있던 지난 작업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나갈 수 있게 돼, 발상과 작업능력에 자극이 되는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저에게는 처음으로 긴 스토리를 끌고 나가는 작업이라 몇 개월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많은 고민이 들겠지만 한편으로는 즐거운 여정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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