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회째 맞은 나란다축제가 걸어온 길

나란다축제 초등부 행사인 ‘도전! 범종을 울려라’에 참가한 학생들이 주어진 문제에 맞춰 답을 적고, 정답판을 번쩍 들어올린 모습.

국내 유일의 불교교학대회이자 청소년 문화축제인 나란다축제가 올해 10회째를 맞았다. 20099월 제1회 전국청소년 불교교리 경시대회로 시작된 나란다축제는 10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경시대회뿐만 아니라 장학퀴즈, 전통문화체험, 우리말 경전 독송대회, 댄스경연대회 등을 포함하며 외연을 확장, 청소년을 위한 신행증장과 포교에 큰 영향을 미쳤다.

10회 나란다축제가 오는 98~9일 조계종립 동국대학교와 전국 군법당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나란다축제의 10년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봤다.

매년 변화되는 축제
나란다축제는 조계종 제30대 총무원장 정대 스님이 불교문화 대중화 원력을 세워 설립한 은정불교문화진흥원에서 주최하는 가장 큰 행사로 꼽힌다. 첫 대회는 20099월 불교계 최초 전국 규모의 1회 청소년 불교교리경시대회로 문을 열었다. 이 대회는 청소년들에게 불교의 가치를 올바르게 알리고, 다종교 사회에서 종교간 화합과 상생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고자 마련됐다. 당시 서울을 비롯해 평택, 부산, 광주 등 8개 지역에서 경시대회가 열렸으며, ··고등부에 총 2641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이듬해에는 KBS 간판 프로그램인 도전! 골든벨을 본떠 만든 도전! 범종을 울려라를 선보였다. 초등학생들이 더욱 즐겁게 불교교리를 접하도록 돕고자 만든 이 프로그램에는 예선에만 3100여 명이 몰렸다. 또한 군장병들을 위한 경시대회도 별도로 마련해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 청년장병들을 배려했다. 2011년에는 찬불가 경연대회와 UCC 경연대회, 불교문화한마당 등 교리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직접 작품을 만들고, 무대를 뽐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나란다축제는 군장병을 넘어 사관생도들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가 됐다. 사진은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불교교리경시대회서 문제를 푸는 사관생도들.

은정불교문화진흥원은 2012년 기존의 불교교리경시대회 명칭을 나란다축제로 변경, 행사를 확대·개편했다. 초등부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도전! 범종을 울려라에 일반부를 신설하고, 드림콘서트 등 문화체험마당을 신설했다. 여기에 조계종 포교원이 공동주최로 나서 힘을 실었으며, 청소년 역사관 정립을 위한 독도사진전을 기획해 눈길을 끌었다. 이 해에만 초등학생 4000여 명을 비롯해 전국에서 총 8867명이 참가했다.

2009년 불교교리경시대회서
2012년 나란다축제로 확대
매년 1만여 참가자로 성황

청소년뿐만 아닌 일반부 등
세대 아우르는 축제로 거듭
장학금 수여 등 인재불사와
불법홍포에 톡톡한 역할해

이후 외국인들을 위한 도전! 범종을 울려라신설을 비롯해 사관생도들이 참여하는 불교교리경시대회등을 마련하면서 1만여 명에 육박하는 참가자를 매년 기록했다. 7회 대회서는 아프리카 탄자니아 학교건립에 동참하기 위해 부문별 참가자 1인이 한 문제를 맞힐 때마다 100원의 기부금을 적립했다. 또한 경시대회와 댄스대회 참가자는 응시만으로도 100원이 자동 적립되도록 했다. 이는 불교계 기부문화 확산과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6년 제8회 대회부터는 ‘Be the Buddha’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축제에 참가하는 모든 이들이 부처가 된다는 뜻과 부처님 만큼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갖자는 의미를 담았다. 청소년들의 신행증장을 돕고, 한글경전 보급을 위해 우리말 독송대회를 신설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현장에 참가하지 못한 가족들을 위해 도전! 범종을 울려라와 우리말 독송대회, 나란다 K-경연대회를 인터넷 생중계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왔다.

무엇보다 나란다축제는 부문별 수상자들을 위한 폭 넓은 장학금을 마련, 지난해까지 총 81개 단체와 3200여 명의 학생들에게 10억여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나란다축제 장학금은 불교인재 양성에 어려움을 겪는 불교계에 미래불교를 책임질 동량을 키워낸 행사로 평가된다.

나란다축제는 불교교리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끼를 펼칠 수 있는 각종 공연도 지원한다.

본사단위 지역행사 기대
이처럼 나란다축제는 매년 참가자 입장에서 변화를 추구하며 지루하지 않은 행사를 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 덕분에 제1회 대회 고등부 대상수상자는 현재 동국대에서 불교학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2회 대회 수상자는 출가해 수행자의 길을 걷는 등 출가진흥과 불법홍포에 공헌했다.

하지만 매년 행사 규모가 확대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 나란다축제를 주최하는 은정불교문화진흥원은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현재 행사 진행에 어려움이 있진 않지만 나란다축제가 보다 전국적인 행사로, 불교계 전체의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선 종단차원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란다축제 운영위원장 성효 스님은 나란다축제가 포교방식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이 같은 행사가 종단 전체의 포교 방향성으로 자리 잡고, 종단적으로 키워야 하는데 쉽지 않다는 것이라며 그동안 기복적인 성향이 강했던 한국불교가 어린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 다가가 종교를 전한다면 시대적인 흐름에도 맞고, 불교다운 불교로 변화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범종단적인 협조와 관련해 성효 스님은 교구본사들이 지역 봉축행사처럼 별도의 청소년 문화축제를 마련, 봄의 봉축에 이은 가을의 불교축제를 만드는 것을 제언했다.

성효 스님은 부산 등 몇 지역에서는 이미 청소년 문화축제 등을 개최하고 있다. 이 같은 뜻이 전국적으로 함께 뭉친다면 포교를 향한 불교계의 광폭 행보도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98~9일 열리는 제10회 나란다축제는 나란다 장학퀴즈를 신설, 학교·사찰·군부대를 대표한 참가자들이 각 단체의 명예를 걸고 지식대결에 나설 전망이다. 이외에도 불교교리경시대회 도전! 범종을 울려라 우리말 독송대회 붓다야! 놀자 K-댄스경연대회 회향마당 전통문화체험마당 등이 진행된다.

우리말 독송대회에서 합장한 채 한글 예불문을 독송하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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