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법계문학상 대상에 이갑숙 '꺼지기 쉬운 빛'

제2회 법계문학상 대상 수상자 이갑숙 씨. 이 씨는 소설 '꺼지기 쉬운 빛'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청도 운문사 회주 명성 스님이 불교계 장편문학 확대를 위해 제정한 법계문학상 제2회 대상 수상작으로 이갑숙 씨의 장편 소설 ‘꺼지기 쉬운 빛’이 선정됐다. 가작은 선정되지 않았다. 선정 기준에 부합되는 작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법계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남지심)는 11월 27일 “공모를 통해 20여 작품이 응모됐으며, 예심과 본심을 거쳐 최종적으로 이갑숙 씨의 장편 소설 ‘꺼지기 쉬운 빛’이 대상으로 선정됐다. 가작으로 장편동화 ‘신토부리 아저씨’가 논의 대상에 오르긴 했으나 결국 가작을 뽑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상 수상작인 ‘꺼지기 쉬운 빛’은 우리의 본래면목인 불성을 찾아가는, 이 시대를 살다간 평범한 한 삶의 서사를 그의 딸인 화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얘기다.

심사위원들은 “서술자의 일방적 진술로 소설적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는 단점이 있으나, 불성이라는 본연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진지하게 담아냈다”고 평가했다.

수상 소감으로 이 씨는 “행정고시 합격 후 30여 년 공직에 몸담았다. 껍데기를 덮어쓴 감정의 찌꺼기 때문에 허기와 갈증이 오는 시기였다”며 “퇴직 후 ‘나는 누구인가’란 질문으로 5년간 글쓰기에 매진했다. 해답은 붓다의 가르침에서 찾을 수 있었다. 법계문학상이 내게 불교로 계속 글을 써 내려갈 수 있는 기회와 용기를 가져다줬다. 앞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불교관련 글을 쓰는데 더욱 정진코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씨는 "'꺼지기 쉬운 빛'의 궁극은 뭇 생명을 연결하고 접속하는 사랑과 자비"라고 덧붙였다.

부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7회 행정고시를 합격해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국장 이사관, 사조산업 대표이사 사장 등을 지낸 이 씨는 소설가로는 신인이다. 2013년 퇴직 후 평소 염원하던 집필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꺼지기 쉬운 빛’은 자료조사와 집필까지 약 5년의 시간이 걸렸다. 현재 청계사 108순례단으로 국내외 절을 찾아다니며 불교와 연을 지속중이다.

남지심 법계문학상 운영위원장은 “이번 심사를 하면서 그동안 불교문학의 토양을 너무 가꾸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불교문학을 할 수 있는 토양이 가꿔져야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불교문학이 다시 부흥해 ‘불교문학 르네상스’이뤄지길 바란다. 불교문학에 더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제 2회 법계문학상 시상식은 12월 15일 오후 2시 청도 운문사에서 열린다. 대상 수상작에게는 2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대상 수상작은 법계문학상 운영위원회에서 내년 부처님오신날 책으로 출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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