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불교문화권인 한국의 불자들에게 단연 가장 익숙한 경전은 〈반야심경〉과 〈금강경〉이다. 두 경전의 공통점은 모두 반야부의 경전이라는 점이다. ‘반야(般若)’는 불교에서 말하는 제법의 이치를 확실하게 꿰뚫어보는, 일반적으로 세상에서 통용되는 지식과는 구별해 종교적이고 초월적인 지혜를 말한다.대승불교의 보살이 세상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실천행의 수행법인 10바라밀 중에서, 반야바라밀은 다른 아홉 가지의 바라밀을 완성시키는 근거가 된다. 이 반야를 얻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마하반야바라밀다경’인데, 모두 600권으로 결집됐다.
한국불교 문화유산 중 기록문화유산으로 최고의 가치를 가지는 것은 합천 해인사 장경각에 소장된 ‘팔만대장경’이다. ‘팔만’이라는 숫자가 들어가 있지만, 정말 경판의 수에 대한 정량이 얼마인지는 정확하게 집계된 바는 없다. 8만여 경판에 이른다하여 ‘팔만대장경’이라고 부를 뿐이다. 유부현 대진대 문헌정보학과 교수가 발간한 〈팔만대장경의 경전과 경판 수량〉은 팔만대장경의 경판 수량을 산정하기 위해 노력한 10년간의 연구에 대한 결과물이다. 유 교수는 저작을 통해 팔만대장경의 경전 전체 수량을 1546종 6796권 664질로 산정했다. 경
운암 김성숙은 충칭의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국무위원을 지낸 독립운동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898년 음력 3월 30일 평안북도 철산군 서림면 강암동에서 태어나 독립과 민주공화 사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봉선사 승려로서 3·1운동에 참여하며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이어가고, 출판물 편집과 이론가로 활동했다. 임시정부 국무위원 등을 역임하며 1945년에 본국으로 귀국한 후에는 분단 극복과 민주공화 구현에 헌신했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표창을 청구하지 않았고, 생전에는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다고 고백했다. 1969년 4월 12일
윤리(ethics)는 삶의 바람직한 방향이며, 선과 악에 대한 도덕적 관념의 표준이다. 조금 더 자세히 풀이하면 윤리는 사회적 존재로서 나와 타인이 서로 마땅하게 지켜야할 도덕적 규범이자, 사회적 관계의 도덕적 표준을 의미한다. 하지만, 상호가 지켜야할 도덕적 규범이라는 것이 쉽게 규정되지는 않는다. 소위 인간이 행해야 할 도리라는 것도 민족마다 다를 수 있고, 지역이나 세대, 그리고 그 공동체가 마주하고 있는 환경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당연히 불교에서도 ‘이것이 불교 윤리다’라고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쉽지 않다. 불교는
MZ세대는 현재 한국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축 세대이다. 그래서 일반 기업들은 MZ세대들이 소비하는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통해 MZ세대의 소비 행태를 변화시키고, 기업 브랜드와의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도 유도하는 것이다. 불교 역시 마찬가지다. MZ세대, 바로 아랫세대인 알파세대들의 참여와 공감을 이끌어낼 전략을 수립해 이들과 강한 유대감을 형성해야 미래 신도와 수행자를 확보할 수 있다. 민족사가 발간한 〈인생 백년 절집 반나절 쉼만 못하다〉는 85세 불자 오피니언 리더가 MZ세대와 함께 기억하
옛날이야기를 하나 해보자.깊은 숲 속에 근심 많은 토끼가 살고 있었다. 근심 많은 토끼는 어느 날 풀을 먹다가 ‘만약 세상이 멸망하면 어디로 피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찰나, 사과 하나가 나무 잎사귀로 떨어져 ‘쿵’소리가 났다. 소리에 놀란 토끼는 겁에 질려 “세상이 멸망한다”면서 굴에서 뛰쳐나갔다. 이를 본 친구 토끼들과 다른 동물들도 함께 겁에 질린 채로, 숲을 내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이 든 사자는 공포에 사로잡힌 무리들에게 이유를 물었고, 소문의 진원지를 찾았다. 이내 근심 많은 토끼와 대면한 사자는 세상이
불교의 역사는 융합과 습합, 변용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교의 포용성은 지역, 민족, 세대, 문화, 철학 등의 경계를 무장해제시킨다.중국에 전래된 불교 역시 중국 전통의 사상과 문화, 관습 등과 융합하여 중국적 특색을 가진 종파를 탄생시켰으니 바로 선종(禪宗)이다. 선종은 종교로서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이후 중국의 사상과 문화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그리고 중국과 문화적 교류가 활발했던 한국 역시 선종을 받아들여 발전시켰으며, 선종의 영향력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한국의 장자종단인 조계종도 선종을 표방하고
불광미디어가 발행하는 불교 대중문화 잡지 4월호(통권 594호)가 발간됐다. 이번 호 주제는 ‘광개토왕과 불교’다. 우리나라 최대 정복군주로 알려진 광개토왕을 지칭하는 다른 이름이 ‘영락태왕(永樂太王)’과 ‘호태성왕(好太聖王)’이다. 영락(永樂)은 ‘영원한 즐거움’을 뜻하는 불교적 의미를 지니며, 성왕(聖王)은 전륜성왕을 뜻한다.광개토왕은 소수림왕 시대 고구려의 불교 공인 이후, 불교를 통치이념으로 삼아 통치체제를 마련하고자 했다. 즉위 시 영락이라는 연호를 사용했으며, 평양에 9개의 사찰을 세워 고구려의 평양 천도를
재단법인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이한구)이 발행하는 불교계 대표 대중 문화지인 월간 4월호(통권 제284호)가 발간됐다.4월호 특집은 ‘불교와 뇌과학’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종교인 불교와 21세기 과학의 선두주자인 뇌과학은 서로 다른 분야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 두 분야는 놀랍게 연결돼 인간 마음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불교와 뇌과학의 연관성 연구,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오래 수행한 승려의 뇌기능이 일반인과 다르다는 것이 첨단 뇌과학 연구 통해 밝혀졌음을 설명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는 종교계에 여러 파장을 남겼다. 불교의 경우 인구조사 이래 처음으로 개신교 인구가 불교를 추월해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또한 종교 전체로 보면 무종교인이 종교인을 처음으로 추월한 조사이기도 했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종교가 있는 인구는 전체 인구의 43.9%였고, 무종교인 비율은 56.1%였다. 종교가 있는 인구 비율은 10년 전인 2005년에 비해 9%가량 줄어들었다. 사실상 한국사회가 ‘탈종교사회’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재, 한국사회의 탈종교화는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불자들에게 일엽 스님(1896~1971·사진)은 근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비구니스님이다. 하지만 스님은 출가 전 독실한 기독교인이었고, 신여성으로서 자유주의 페미니즘 운동을 펼치며 근대기 여성계몽운동에 앞장선 사상가였다. 그러면서 문인이자 언론인으로도 활발히 활동했다. 하지만, 가부장제라는 구습으로 인한 성차별과 존재의 아픔 등은 구도의 길로 이끌었고, 결국 불문(佛門)에 들어 수행자가 됐다. 출가로 이끈 만공 선사는 일엽 스님에게 글을 쓰지 말고 수행할 것을 강조했고, 일엽 스님은 이를 27년동안 지키며 오롯이 수행정진했다.27년
한류로 대표되는 K-콘텐츠는 세계 문화 시장의 기린아로 평가받는다. 영화, 드라마, 음악, 음식, 패션 등 한국의 고유한 문화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 대중문화로 대표되는 한류의 시초는 무엇일까. 독실한 불자로 잘 알려진 정찬주 작가는 한류의 시초로 천 년 전 이 땅에 살던 이름 모를 도공들이 빚어낸 천하제일의 명품 ‘고려청자’를 꼽았다. ‘고려청자’의 뿌리를 찾기 위한 시도, 그것이 정찬주 작가가 최근 발간한 소설 〈깨달음의 빛, 청자 1·2〉다. 강진 비색청자를 흥망성쇠를 그린 이 책을 통해, 정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