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빛, 청자 1·2/ 정찬주 지음/ 불광출판사/ 각권 1만8000원
 깨달음의 빛, 청자 1·2/ 정찬주 지음/ 불광출판사/ 각권 1만8000원

한류로 대표되는 K-콘텐츠는 세계 문화 시장의 기린아로 평가받는다. 영화, 드라마, 음악, 음식, 패션 등 한국의 고유한 문화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 대중문화로 대표되는 한류의 시초는 무엇일까. 독실한 불자로 잘 알려진 정찬주 작가는 한류의 시초로 천 년 전 이 땅에 살던 이름 모를 도공들이 빚어낸 천하제일의 명품 ‘고려청자’를 꼽았다. ‘고려청자’의 뿌리를 찾기 위한 시도, 그것이 정찬주 작가가 최근 발간한 소설 〈깨달음의 빛, 청자 1·2〉다. 

강진 비색청자를 흥망성쇠를 그린 이 책을 통해, 정찬주 작가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정신·자연·세계관이 담긴 청자와 같은 훌륭한 보물이 우리의 역사와 전통 안에 살아 있음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으로 인정받는 시대에, 과연 무엇이 정말 한국적인 것인지 곰곰이 되돌아보게 한다. 

소설 1권은 바다의 왕 장보고가 우여곡절 끝에 당나라 청자 기술을 신라 탐진으로 들여오는 이야기다. 그동안 책이나 드라마 등을 통해 장보고에 관한 이야기가 적잖이 소개됐지만, 그가 고려청자의 대부(代父)이자, 이 땅에 청자 생산기술을 전수한 인물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설은 장보고와 청자의 인연을 들려주며, 새로운 관점에서 위인의 삶을 따라가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소설 2권은 청자가 세계 최고의 명품으로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장보고 피살 후 청해진이 폐쇄되면서 판로가 막힌 탐진청자는 쇠락의 길로 접어든다. 무위사, 보림사, 태안사, 성주사, 쌍보사 등 몇몇 선찰(禪刹)에서 불단에 놓을 청자를 주문하긴 했지만 겨우 명맥을 유지할 정도였다. 고려청자가 중국을 뛰어넘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위정자가 아니라 청자를 만든 수많은 고려 도공들의 장인정신 덕이었다. 그들에게 청자는 생계수단인 동시에 자긍심의 원천이었다. 

뿌리 없는 나무는 없다. 지금 것들은 지난 것들의 유산이다. 이 책은 말한다. 한류라는 더없이 좋은 시절인연을 우리가 가진 것 중 진정 가치 있는 것들에 눈 뜨고 그로부터 새것을 만들어 나가자고. 뿌리를 알고 가꾸면 가지가 굳어지고 열매가 야물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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