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신년기자회견문이 2월 10일 발표됐다. 본래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통해 한해 계획을 발표하려했으나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한 현실적 상황을 고려해 문서 배포로 대체했다. 이번 회견문에는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은 제36대 집행부의 지난 4년간의 궤적과 성과들이 담겼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제36대 집행부의 중점사업이었던 백만원력결집불사의 성과였다. 백만원력결집불사는 2019년 시작 이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대표적인 성과가 부처님 성도처인 인도 부다가야에 분황사를 건립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대웅전 상
나눔의집 이사 스님들이 최근 법원의 ‘경기도 해임명령 취소 소송’ 기각결정 이후 항소를 포기했다. “법적 소송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는 것보다 나눔의집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대승적 결단에 따른 것이다. 스님들의 항소 포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애초 해당 소송은 이사 스님들에게 제기됐던 횡령·배임 등 의혹이 경·검찰 수사 결과 무혐의로 밝혀졌음에도, 경기도가 해임명령을 내린 것은 과도한 처분이라는 점을 입증해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취지에서 제기됐다. 따라서 법원의 기각 결정은 이사 스님들로서는 아쉽고 억울한 측면이 적지 않다. 때문에
만공 선사의 3대 발원 중 첫 번째가 ‘삼세제불의 말세정법을 옹호합시다’이다. 지금은 부처님께서 열반하신지 2500여 년이 지난 말법시대로 현대를 사는 우리는 부처님을 친견하고 그 육성법문을 들을 수 있는 복을 짓지 못한 말세 중생들이다. 하지만 선지식을 만날 수 있다면 말세에도 정법을 들을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고 다행이라 할 것이다. 한국의 경허, 만공 스님의 법맥뿐만 아니라 미얀마와 태국 등 근본불교 국가에서도 근현대에 적지 않은 선지식들이 출현했고 불교수행과 깨달음의 길을 새롭게 하여 부처님의 가르침과 수행방법이 세계인의
조계종 포교원과 불교여성개발원의 동행이 깨졌다. 개발원 창립 22년만의 일이다. 조계종 포교원은 1월 28일 공고를 통해 불교여성개발원 포교단체 해지를 알렸다.포교원은 “지속적으로 여성개발원에 이사장 권한 회복과 정관 복구를 지시했으나 이사진들이 따르지 않았으며, 기자회견을 통해 포교원 방침을 따를 수 없음을 공식 천명했다”며 “포교원은 종헌종법을 수호하고 포교단체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뼈를 깎는 아픔을 안고 불교여성개발원 포교단체 해지를 공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불교여성개발원은 더 이상 ‘대한불교조계종’ 명칭을 사용할 수
한국사회 곳곳에는 아픔이 존재한다. ‘헬조선’이란 용어가 난무하던 2018년, 노량진에는 청년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마음충전소’가 개소했다. ‘헬조선’을 ‘힐조선’으로 바꾸기 위한 불교계의 작은 노력이었다.그 노력을 주도했던 자비명상 대표 마가 스님이 또 다른 노력을 시작했다. 바로 1월 27일 노숙인들의 터전인 영등포 쪽방촌에서 ‘마음충전소’를 개소한 것이다. 그동안 복지 하면 우리는 물적 복지를 중심으로 생각해왔다. 당장에 설명절을 앞두고 떡을 비롯해 쌀, 라면 등 생필품을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물적 복지도 중요하지만 어려운
국가와 승가 사이에 전면전이 벌어지게 생겼다. 국가라고는 하지만 정확하게는 정부 여당이다. 정부는 행정 책임을, 집권여당은 입법의 주도권을 행사하는 다수당이므로 정부와 여당은 국정의 실질적 주체다. 국정의 책임 주체와 전통종교의 대표인 불교계가 맞부딪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정치가 갈등과 분열을 조정하는 게 아니라 조장하기 때문이다. 국가는 국민이 있어야 가능하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국가가 공정과 균형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면 국민은 위임했던 주권을 회수할 수 있다. 국민주권의 강력한 힘은 선거권이다. 투표를 통해 새로운 주
전국 5000여 스님들이 한국불교총본산 조계사에 운집했다. 동안거라는 수행기간에도 불구하고 봉암사 수좌 스님들을 비롯해 전국의 수좌 스님들이 서울로 상경했고, 전국 각지 스님들이 서울 조계사로 모였다. 이렇게 모인 5000여 스님은 종교편향과 불교왜곡을 경책하고, 전통문화 계승을 위한 불교 외호에 나서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며 진행된 ‘종교편향 불교왜곡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자행돼 온 종교편향과 불교왜곡·폄훼에 대한 스님들의 준엄한 경책이
시민들의 기후위기 인식이 높아지면서 탄소 자국을 줄이려는 개인행동에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단적인 예로, 2008년 15만 명이었던 채식인구는 10년 만에 10배로 늘었다. 그렇다면 채식을 포함하여 자전거를 타고, 물건을 덜 구매하고,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개인의 행동은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기후위기를 해결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흡수하는 상태)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온실가스 감축의 40%는 재생에너지 확대나 산업부문의 청정기술 사용을 위한 정책도입을
지난해 하반기 불거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불교폄훼 발언과 문재인 정부의 종교편향 행위에 대한 갈등이 좀처럼 잦아들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각 교구본사와 승가단체, 포교신행단체들은 불교폄훼를 자행한 정청래 의원의 진정한 참회와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지난해 연말부터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다. 조계종은 1월 21일 서울 조계사에서 전국승려대회를 봉행키로 최종 결정하고 종단적 역량을 총집결키로 했다. 중앙일간지와 몇몇 불교단체들은 조계종의 문제 제기를 ‘대선을 앞두고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등 확인되지 않는 사실로 여론전을
올 3월 9일 예정된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조계종이 ‘20대 대선 정책자료집’을 발간했다. 크게는 △국민과 함께하는 전통문화유산 △국민과 함께하는 자연문화공원 △국민과 함께하는 평등세상 △남북이 함께하는 불교문화교류 △불교계 현안 등 5개 항목으로 구성됐다고 한다. 불교정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항목만 봐도 대략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을지 충분이 예상 가능하다. 매번 대선 때마다 되풀이 돼 온 불교계 숙원과제였기 때문이다. 불교계는 그동안 대선 때마다 불교정책을 제안해 왔다. 제17대·18대·19대 모두 각 후보
올해는 그야말로 선거의 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제20대 대통령과 전국 각 지자체 장들이 새롭게 선출된다. 불교계도 들썩인다. 한국불교 장자종단인 조계종 최고어른인 종정이 10년만에 바뀌고 9월에는 총무원장 선거가 예정돼 있다. 중앙종회 의원도 새롭게 선출된다. 리더가 교체된다는 의미는 곧 그 조직과 사회의 변화를 예고한다. 긍정적인 변화일지, 부정적인 변화일지는 예단할 수 없다. 다만 선거에 참여하는 행위로써 그에 대한 판단을 표에 담아권리를 행사하고 그 변화의 한 축이 된다.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를 앞두고 불교계는 우리나라를
새해벽두부터 불자들의 마음이 심란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종교편향·불교왜곡 사안들이 해를 넘어 우리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불교폄훼 발언과 여러 종교편향·차별 사안들을 처음에는 분노와 서운함으로, 이제는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는 공분으로 이어지고 있다. 2008년 8월 27일 이명박 정권의 도넘은 종교편향 행위를 규탄하기 위한 범불교도대회가 봉행되기까지의 역사가 14년이 지난 지금, 다시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불교계는 반세기 넘는 세월동안 종교편향·차별의 피해자가 되어 왔다. 공공영역에서의 차별
다시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지금은 정리와 성찰의 시간이다.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 팬데믹이 모든 일상을 뒤덮어버린 2021년은 이제껏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많은 일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들이었는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20세기 사상가인 에리히 프롬은 〈소유냐 존재냐〉에서 물질적 풍요가 가져오는 폐해를 지적하고 인간이 소유의 삶에서 존재의 삶으로 옮겨갈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창궐은 물질 지상주의로 치달아온 인간에게 삶의 본질과 진정한 가치에 대한 재성찰을 요구하고 있다.지혜로운 선(禪) 이야기를 담고 있는 대행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중봉성파 대종사가 조계종의 새 종정에 추대되면서, 한국불교 선 중흥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이라는 기대가 모이고 있다. 성파 대종사가 걸어온 족적과 이로 인해 쌓여온 대중적인 인지도가 남다르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성파 대종사는 수행자인 동시에 예술가다. 세간의 시선으로 ‘예술하는 스님’이라는 독특함은 스님의 인지도를 넓히는 토대가 됐다. 여기에 스님의 소탈한 성품과 깊은 통찰이 더해지면서 남다른 예술세계로 주목받았다. 21년 간 도자기를 구워 16만 도자대장경을 조성하고 장경각을 건립해 봉안하는가 하면, 천연염
올해도 어김없이 여론조사기관들의 종교 지표 조사 결과들이 나왔다. 가장 최근의 조사는 한국리서치에서 이뤄졌다. 한국리서치의 종교지표 정기여론조사에서는 몇 가지 눈길을 끄는 항목이 있었다. 우선 50대 이상에서 ‘믿는 종교가 없다’는 응답이 증가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50대의 ‘무종교’ 응답은 2018년보다 6%로 높은 46%였으며 50대 불자 인구 비율은 3%가 감소했다. 이는 60대 이상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장년·노년층 인구 비율이 높은 불교에게 50대 이상 연령층의 이탈은 뼈가 아프다. 또한 1년간의 종교 변화를 묻는 질문
동물이든 식물이든, 그리고 기간이 짧든 길든, 겨울을 나는 것은 쉽지 않다. 먹거리가 부족해지고, 날씨가 추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계절이 있는 지역에서 살아가는 동식물들은 가을에 들어서면 일찍부터 겨울나기 준비를 시작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오래된 추억처럼 남아있는 연탄 들여놓기가 그러하고, 요즘도 대부분의 집에서 놓치지 않는 김장김치 담그기 역시 겨울나기 준비의 일환이다. 특히 김장김치 담그기는 요즘에 이르러서는 풍습의 의미가 더 강한 것처럼도 보인다. 가족이 모이고 가족이 겨울과 봄을 나는데 필요한 김장김치를 함께 담그는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상정해 통과한 내년도 정부예산이 전통문화 홀대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소식이다. 민주당표 예산안은 ‘슈퍼예산’으로 지칭될 만큼 대규모였지만, 전통문화 보존·전승을 위한 증액요청은 사실상 묵살됐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이 제출한 ‘문화재 보존관리 긴급지원 예산증액안’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출한 ‘전통사찰 보수정비를 위한 예산증액안’은 일부만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그동안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20%로 책정됐던 전통사찰의 보수정비 자부담율도 애초 논의됐던 10%가 아닌 5% 경감에 그쳤다.이
내년 템플스테이가 운영 20주년을 맞는다. 템플스테이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의 불교문화를 세계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시작됐으며, 2002년 5월 11일부터 12일까지 직지사에서 진행된 주한외교사절단 템플스테이가 시초다. 이제 성년을 앞두고 있는 템플스테이는 명실상부한 한국 대표 전통문화관광콘텐츠가 됐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12월 8~10일 진행한 ‘템플스테이 운영자 연수’에서 20주년 사업 기조와 방향을 발표했다. 대국민 감사 이벤트부터 기념식, 세미나까지 다양한 행사와 사업이 준비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송나라 때, 소동파(1037~1101)는 ‘동파거사’라 불린다. 그는 당송 8대 문장가 중 한 사람으로 뛰어난 문인이자, 정치가이다. 동파는 22세에 진사 급제를 시작으로 정치인이 되었는데, 정치계에 휘말려 지방관으로 좌천되는 일이 많았다. 그가 10여 년간 지방에서 보내면서 곳곳마다 선사들과의 인연으로 참선이 깊었다. 동파는 임제종 황룡파 동림상총(1025~1091)의 법맥을 받았는데, 그와 관련해 전설적인 이야기가 전한다. 운문종 오조 사계(五祖師戒, 운문문언의 손자뻘 제자)의 후신(後身)이라고 하는데() 진위 여부를
문화체육관광부의 ‘캐럴 활성화 캠페인’이 기독교 음악을 홍보하는 종교편향적 행정이라는 지적이 거세다. 급기야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문체부를 상대로 캠페인 예산집행 정지를 청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법적조치에 나섰다. 조계종과 종교평화위원회는 물론, 중앙신도회와 포교사단, 대한불교청년회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등 불교계 기관과 단체들도 잇따라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캠페인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불교계의 분노를 유심히 들여다 봐야 한다. 비단 한 가지 사안에 대한 반발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교계는 그동안 숱한 종교편향과 불교폄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