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의 ‘캐럴 활성화 캠페인’이 기독교 음악을 홍보하는 종교편향적 행정이라는 지적이 거세다. 급기야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문체부를 상대로 캠페인 예산집행 정지를 청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법적조치에 나섰다. 조계종과 종교평화위원회는 물론, 중앙신도회와 포교사단, 대한불교청년회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등 불교계 기관과 단체들도 잇따라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캠페인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불교계의 분노를 유심히 들여다 봐야 한다. 비단 한 가지 사안에 대한 반발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교계는 그동안 숱한 종교편향과 불교폄훼, 훼불로 몸살을 앓았다. 이 과정에서 일시적인 문제제기로는 상처가 치유될 수 없으며 나아가 재발방지 효과조차 없다는 것을 뼈져리게 깨달았다. ‘자비와 포용’ 만으로는 반복되는 문제들을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음을 지난 세월을 통해 습득한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사안을 단편적인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 ‘캐럴 캠페인’을 향한 불교계의 분노가 거세게 확산되는 현 상황, 그리고 이례적으로 법적 조치까지 취하며 강경대응을 불사하는 모습은 단순히 문체부를 향한 목소리가 아니다. 이는 그동안 인내와 희생으로 감내해 온 불교계를 무시한 데 따른, 그랬기에 여전히 종교편향과 불교폄훼를 반복하고 있는 정부와 일부 종교계를 향한 일갈에 다름 아니다.

더 이상은 불교계의 자비와 포용을 빌미로 삼아 공공기관을 활용한 틈새 선교 행보를 이어가선 안 된다. 한반도 오랜 역사 속에서 전통문화를 수호하고 지켜온 불교계를 향해 교묘한 왜곡과 선동 역시 이제는 멈춰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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