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복으로 믿는 게 불교가 아니라 우리 진리 이 자체, 우리 살아나가는 삶, 생활 또는 생물에 의해서, 일체를 생물이라고 볼 때 그 생물 속에서 과학이니 하는 문제가 다 나온 거지요. 그런데 지금 불교를 믿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요걸 분별해서 잘 리드해 나갈 수 있는 두 가지 여건이 돼 있질 않은 거 같아요.그건 뭐냐 하면 첫째, 무조건 믿는다. 믿음으로써 물러서지 않는다. 이건 무조건 믿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공부하는 사람들이 자기를 자기가 의심한다면 이건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자기를 못 믿는다면, 실질적으로 자기에게
학교폭력, 그리고 그 이후를 다루는 드라마 〈더 글로리〉는 먼저 파트1이 공개 되자마자 세계적 관심을 받았고 파트2까지 공개되는 내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사회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지뢰밭에 인물들을 끌어들여 언제 터질지, 어떻게 터질지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도록 만드는 김은숙 작가의 촘촘한 대본이 긴장감 넘치는 연출과 만나 폭발적으로 터뜨린 관심작이다. 이번의 지뢰밭은 학교다. 타이틀 롤인 송혜교(문동은 역) 뿐 아니라 매 장면 장면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 주·조연 가릴 것 없이 저마다 개성은
옛날에 어린 소녀가 길을 걸은 얘기를 잠깐 해 드리겠습니다. 그 소녀가 걸은 길은 너무도 진리였습니다. 이 마음과 마음이 서로 한마음으로서 연결이 된다는 것을 그 소녀는 항시 응시했으니까요.옛날에 어느 가난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그 가난한 소녀는 위로 윗분들, 아래로 동생들, 또 부모가 다 있었죠. 그랬는데 어느 날 갑자기 저 산골에 들어가서 나무를 베어야만 했습니다. 그건 왜냐하면, 지붕을 만들고 풀을 깎아서 이어야 했고 또 그 안에는 나무를 베어다가 이렇게 등상을 매고 그 위에다 풀을 깎아 말려서 거기 놔야 잠을 잤기 때문입니다
봄빛이 그립다. 창밖은 햇살로 눈부시지만 바람은 창문을 부숴버릴 듯 으르렁거린다. 그 매서운 소리에 나도 모르게 책상 위의 널브러진 책들로 시선을 돌린다. 이 책, 저 책 펼쳐보아도 눈길이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하지만 알 수 없는 그 무엇을 찾아 헤매는지 책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그때 세상의 눈길을 피해 조용히 숨어사는 은둔자처럼 책 한 권이 책장 깊숙이 박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꺼내 들었다. 중국 한시(漢詩)들의 모음집인데, “왜 종일토록 봄을 찾아 산속을 헤맸을까?”라는 오도시(悟道詩)에 마음이 머물렀다.종일토록 봄 찾아
모든 것 함이 없이 하라시는데질문 모든 것을 함이 없이 하라 하시는데 도인도 아니고 스님도 아닌 저희들이 과연 함이 없는 행을 할 수 있을까요?답변 그렇습니다. 도라는 건 생활이 도예요, 생활이. 딴 데 도가 있는 게 아니에요. 우리들을 버리고 도가 있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우릴 버리고 부처가 있는 게 아니고요. 그러니까 부처도 우리와 둘이 아니고, 도라는 이름도 우리와 둘이 아니고, 그냥 평전한 생활에 다 있다 이겁니다.그러니깐 우리가 도를 깨쳤다, 깨치지 못했다 이거를 뛰어넘으세요. 이거를 버리고 뛰어넘으세요. 버리라니깐 그냥
지난 2월 1일은 미얀마 신군부 쿠데타 2년 되는 날이었다. 지금까지도 미얀마는 군부 쿠데타가 지속되면서 폭력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미얀마에서 경제적 의존도가 높고 인구가 10만 명 이상인 도시는 확실히 군부가 장악했지만 국토의 35% 정도, 도시에 사는 인구는 950만 명 정도로 전체 인구의 18%에 불과한 미얀마 특성상 완전한 군부의 지배도, 완전한 쿠데타 진압도 이뤄지지 않고 수많은 국민들이 고통 받고 있는 상황이다. 도시 지역 말고 나머지 산악이나 변방 지역에서는 군부와 민주진영 간 교전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
여러분을 아주 오래간만에 만난 듯합니다. 하지만 한 찰나도 떠나지 않고 여러분과 같이 돌아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잘 아셔야 됩니다. 물론 같이 돌아간다 하더라도 전력을 내가 끌어 쓰기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이 사람 만나고 저 사람 만나고, 이거 하고 저거 하고, 어떤 거 할 때 내가 했다고 하지 못하리만큼 그렇게 천차만별로 자꾸자꾸 화해서 돌아가는 이 시점에서 끌어 쓰는 데 달려 있다 이 소립니다. 끌어 쓰는 그 자체가 묘한 도리라고 봅니다. 아무리 큰 물건이 있다 하더라도 내가 끌어서 먹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여러분과 같이 항상 한자리를 하고 있지만 또 오늘 새삼스럽게 이렇게 눈동자를 마주치면서 한자리를 하게 됐군요. 이 말은 여러분 앞에 또 한 번 되돌려서 말씀을 드리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한 번 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항상 할 적마다 그렇게 말씀드리고 있죠.주인공이라고 하는 이름은 고정관념과 고정 행, 고정된 말이 없고 모든 것이 고정됨이 없기 때문에 공(空)이라고 했던 겁니다. 색이면서도 공이고 공이면서도 이렇게 보이는 색이 역력하다고 하는 뜻에서 바로 공이자 색이고 색이자 공이라는 소리를 했던 겁니다. 그 반면에 우리
1963년 6월 11일 오전 10시 남베트남 사이공 도로 한가운데에서 불길이 솟았다. 사람 몸에 지펴진 불길이었다. 평생에 걸쳐 30여 개의 사찰을 복원해 온 틱광득 스님이 스스로의 몸에 기름을 붓고 몸을 사른 그 ‘소신공양’의 뜻을 밝혀온 틱광득 스님이 마침내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핀 현장은 사진작가 말콤 브라운의 카메라를 통해 전세계에 알려졌다.그러고서야 사람들은 돌아보았다. 2차세계대전 이후 냉전시대 최대이자 최악의 전쟁터가 되어버린 베트남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를. 베트남 정치에 개입한 서양의 영향이
맡겨 놓는다는 것은질문 유튜브에서 대행 스님의 법문을 듣다 보니 주인공에 맡겨 놓으라고 하시는데 다 놔 버려도 삶을 열정적으로 살 수 있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다면 제대로 맡겨 놓을 수 있도록 가르침 주시기 바랍니다.답변 여러분이 “다 놓게 되면은, 생활하는 사람이 다 놓게 되면 어떻게 삽니까?” 이렇게 말씀들 하시리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뛰지 않으면서도 뛰는 방법이 있고 뛰면서도 뛰지 않는 방법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여러분이 변소에 가서 똥을 눴는데 똥 눈 사이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시원할 뿐이죠? 일체 생활
지난 호에 이어서그러니 우리는 작위(作爲) 없는 바로 자유인이 돼야 하는 거죠. 어떠한 집착을 한다면 그냥 가차 없이 허용치 않는다는 얘깁니다, 자동적으로 말입니다. 자기가 뭐, 이런 거는 잘못했으니깐 내가 이거는 잘해야지 이런 생각을 해서 없애는 게 아니라 자동적으로 그렇게 된단 말입니다. 그러니 깨달은 사람들의 삶은 얼마나 자유스럽겠습니까. 좀 해 보세요, 어떤가. 뜨거운 물이다 찬물이다 내가 말할 수는 없으니깐요. 먹어 봐야 알죠?중생과 부처가 차이가 있는 것은 무의 떡과 유의 떡을 한데 껴서 닥치는 대로 집어삼키는 거와, 유
여러분과 더불어 같이 봄을 맞이한 듯 날씨는 벌써 더워진 것 같습니다. 우리 공부하는 사람들이 될 수 있으면, 사철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한마음에 봄을 지니고 항상 봄처럼 그렇게 여유 있게 어깨를 쭉 펴고 사실 수 있었으면 합니다.지금 여러분이 공부를 하고 계시는데, 물론 똑같이 공부를 할 수는 없습니다. 새로 온 분들도 있으니 그렇기도 하고 또 오래됐어도 새로 오는 분들보다 외려 못한 분들도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상근기, 중근기, 하근기 이렇게 비유를 하게 되죠. 오늘은 상근기에서 좀 얘기하고 또 중근기 하근기로 내려가도
정진력 기르고 싶어요질문 생활 참선을 한다면서 늘 주인공에 놓고 가려고 하지만 생활에서 이런저런 일에 계속 끄달려 가는 제가 안쓰럽기만 합니다. 어떻게 하면 흔들리지 않는 정진력을 기를 수 있을까요.답변 우리는 절대 이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 되고, 정진을 게을리해서도 안 됩니다. 정진을 게을리해서 세세생생에 끄달리는, 고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돼서는 안 된다는 얘깁니다. 그러나 정진을 하되 정진이라는 그 자체까지도 놓으라고 했습니다. 앉으나 서나, 자나 깨나, 변소엘 가나 법당엘 가나 참선이라고요. 이름을 지어서 와선이니 좌
여러분을 작년에 만나 뵙고 새해를 맞이해서 올해 이렇게 또 만나 뵙게 됐습니다. 우리가 사람사람이 있기 때문에 질서가 있고, 또는 작년이라는 말을 해 놨고 올해라는 말을 해 놨습니다. 만약에 그런 말이 없다면 질서가 문란하겠죠.인간으로 이 세상에 태어났다면 질서와 교양, 교육, 충성, 효도, 의례 의식이나 모든 천·지·인 삼재의 그 질서적인 자연의 법칙, 이러한 문제들을 새삼스럽게 말하기 이전에 여러분이 더욱 잘 아시리라고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 화엄 세계를 저렇게 (뒤편의 목탱화를 가리키시며) 해 놓은 것은 천지인 그 삼재의
‘말은 하면 뭘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말이 있기 이전에 모든 사람들이 천차만별로 아픔을 당하고 있는데, 말은 하면 뭘 하나 하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듭니다. 그런 마음이 들면 하늘을 쳐다보고 어떤 때는 눈물을 지을 때가 있습니다. 자기가 지금 어떻게 살아가는지 또는 어떻게 걸어가는지 그것조차도 생각하지 못 하는 채 그냥 무심히 가는 걸 보면 아예 말하기도 싫을 때가 많습니다.아마도 여러분과 같이 나도 아픔을 겪나 봅니다. 보면 보는 대로 딱하고 그렇게 안됐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말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나 하
한마음 주인공에 대해질문 요새 유튜브의 대행 스님 법문을 통해 마음의 도리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마음 주인공에 맡기라 하시는데 그 뜻이 딱 잡히질 않습니다. 우리 영혼이라는 것과 헷갈리기도 하고요. 그 주인공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답변 이 부동한, 움죽거리지 않고 능력을 배출해 낼 수 있는 것은 나의 근본 자체의 선장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근본을 선장이라 한다면 내 영혼은 부선장이 되죠, 얼른 쉽게 말하자면. 이 선장에 의해서 부선장이, 지금 여러분이 다 부선장입니다, 허허허.“위로는 선장을 믿고 아래로는
깍, 깍, 까치 소리가 들려온다. 벌떡 일어나 창밖 을 내다보니 베란다 난간에 까치가 앉아 있다. 왠지 올해는 좋을 일이 생길 것만 같다. 까치의 작은 소리 에 이리도 마음이 밝아지고 희망이 부풀어 오르는 것인지. 지금도 지구는 큰 소리를 내며 달리고 있다. 초당 3만 km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 지구의 소리를 나는 왜 듣지 못할까? 그리스 무녀들은 델포이 신전의 동 굴에서 괴상한 우주의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피타 고라스는 하늘을 도는 일곱 별들의 소리를 듣고, 그 혹성에 숫자를 매겨 이를 음표 삼아 하늘의 음악을 만들었다. 하늘의
여성감독 최초로 150억 원 규모의 블록버스터, 탑스타로 꼽히는 황정민과 현빈 주연의 영화 〈교섭〉(임순례 감독)은 제작 단계부터 화제작이었다. 촬영지인 요르단 로케이션이 보여줄 이국적 풍광도 궁금했겠지만, 사람들이 영화에서 보여주리라고 기대했던 어떤 사건을 처음으로 다루는 영화였기 때문이다.대한민국 국민이 외국에서 집단적으로 인질이 되고, 그 인질들은 나라가 위험하니 가지 말라는 곳에 유서까지 써놓고 갔는데. 그곳은 오랜 전란으로 위험한 곳이고, 그 전란은 복잡한 외교 상황에 종교적 갈등까지 잔뜩 꼬여 해결될 기미가 없는 지역이라
일제강점기를 지나 한국전쟁이 벌어지기까지, 1945년부터 1950년이라는 짧은 시기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영화가 많이 만들어질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나라도 새로 세워야하고, 식민지로 수탈당하고 전쟁에 동원되면서 텅 비어있던 상황에서 만들어진 대부분의 영화는 새로운 정치적 변화와 시책을 알리는 뉴스 영화나 일제강점기에는 영화에 드러날 수 없었던 항일운동을 소재로 하는 영화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고, 카메라나 필름을 확보하기도 어려웠던 그 시대에 어렵사리 만들어졌을 몇 편의 문예영화가 이 시기 영화예술과 영화인들의 수준이 얼마
새해가 밝았다. 한 해를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차렷을 해야 한다. 차렷 자세는 직립 인간이 바로 서는 인체의 모습이다. 그래서 차렷은 입대한 군인이 처음 배우는 기본자세이며, 일반 시민의 모임에서도 시작할 때 관례적으로 취하는 모습이다. 어릴 때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운동장에서 차렷 자세부터 배웠다. 그래야만 교실 안에서 의자에 앉아 오랫동안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차렷하고 구령을 하면 학생들은 앞을 바라보며 두 발을 모으고, 두 손을 옆구리에 붙인다. 그 행동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꼿꼿하게 서서 빠르게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