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만드는 제다(製茶)에서부터 차를 달이는 행다(行茶)의 과정에 이르기까지 좋은 찻잎을 얻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좋은 물을 취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차가 있어도, 물이 좋지 못하면 차의 본성과 색·향·미가 제대로 드러나지 못한다. 이러한 까닭으로 당대 육우(陸羽), 송대의 구양수(歐陽脩)를 비롯하여 명·청대 수많은 다인들은 좋은 물에 대해 연구하고, 기준을 세우고, 품평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물을 끓이는 도구는 완성된 차를 담는 다완만큼이나 중요한 다구라고 할 수 있으며, 시대별 차의 종류나 음용방식에 따라 그 형태나 쓰임
파도밤늦도록 책을 보다가 밤하늘을 바라보다가먼 바다 울음소리를 홀로 듣노라면천경(千經) 그 만론(萬論)이 모두 바람에 이는 파도란다설악 무산 대종사(1932~2018)는 설악산 백담사에서 “부처의 님은 중생”이라는 한용운의 불교정신을 가장 잘 계승 발전시킨 만해의 후예이다. 인제군 용대리 마을 노인들을 부처님 모시듯이 하여 부처를 중생 속에서 찾았다. ‘파도’는 무산 스님이 동해 낙산사에서 참선 수행 중에 깨달음을 얻고 읊은 오도송이다. 원래 선시나 오도송은 전통적으로 한시(게송) 형식을 취하였기 때문에 쓰는 작자나 읽는 독자가 전
세 단계의 공부 과정질문 타 사찰에서 참선을 하다가 우연히 대행 스님의 법문을 접하면서 관하는 도리에 대해서 알게 되었는데요, 대행 스님의 세 단계의 공부 과정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증명관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요.답변 지금 시쳇말로 공부하는 과정을 시로 한마디 읊겠습니다.내가 죽은 이름 없는 이름이여나와 남이 두루 같이 죽은이름 없는 이름이여나와 남이 같이 두루 나투는이름 없는 이름이여해산봉은 화산 터져 두루불이 진동하여 이름 없는 이름이그대로 여여하더라이것은 누가 가르쳐 줘서 하는 말도 아니요, 누가 지어
젊은이들이여시련이 닥쳐도 언제나 이겨내길조금의 자만심도 내 안에 사라지길하루가 가고 또 다시 내일이 와도|한 걸음씩 나아갈거야두려워하지 말고 걱정하지말고좀 더 자신있게 살아가보자~!!
“할머니와의 추억이 있는 국수가 있어요. 그런 추억도, 음식도 많아요.”전화기 너머 우담 스님(천안 제화사 주지)의 한마디에 일순 마음이 일어나 춤을 춘다. ‘할머니, 추억, 음식’ 이 세 마디 단어가 가진 힘이란 얼마나 큰가. 이 마법의 단어에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영혼을 일으키게 하는 힘이 있다. 할머니와 손녀, 그 진한 연대와 사랑의 역사가 담긴 한 그릇. 우담 스님의 시래기 국수를 찾았다. 따뜻한 그 절집충남 천안시 문화동에 자리한 제화사. 천안역과 천안터미널 어느 곳에서나 도보로 30분 안팎의 거리에 있는 접근성이 좋은 사
비즈니스를 위한 걷기‘더 높게, 더 빠르게, 더 힘차게’는 올림픽 구호이다. 수렵채집시대 원시인들의 생존 조건이기도 하다. 빨리 달리고 더 높이 나무 위로 올라가고 힘이 센 사람이 생존에 유리했다.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생산요소는 바로 육체노동이었고, 이 결과물을 다른 사람과 나누기 위해 옮기는 수단 역시 인간의 두 다리였다.수렵채집의 다음 시대는 농경시대였다. 수렵시대에는 사냥을 위해 1인당 평균 10㎢의 토지가 필요했지만, 건조지 농경에는 1인당 500㎡만 있으면 됐다. 멀리 돌아다닐 필요는 없었지만, 모든 생산 활동은 자신의
백두대간이 숨가쁘게 달려오다 잠시 걸음을 멈춘 곳이 운수산이다. 골이 깊고 높아 운수산의 봄은 더디게 온다. 온몸으로 봄을 꽃피우는 산에도 겨울의 생채기는 남아있다. 여기 저기 가로로 길게 누운 설해목이 보인다.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쓰러진 설해목을 보면서 눈처럼 작고 가벼운 허물도 켜켜이 쌓이면 해를 입힌다는 가르침을 온몸으로 말해준다.한산사를 품고 있는 운수산은 오랜 세월 운수납자가 깃들기를 기다렸다. 어쩌면 용성선원이 세워지기를, 월암 스님을 기다렸는지 모른다.문경 한산사의 용성선원장 불이 월암 스님을 찾아뵈었다. 먼저 한
세 번째 이야기-무엇을 빌까?우리나라 사람들 참 빠릅니다. ‘빨리빨리’가 입에 붙었고, 몸에도 붙었고, 생각에도 붙어 있습니다. 뭘 해도 빨리 해야 하고, 빨리 하지 않으면 내 차례가 오지 않기 때문에 남보다 빨라야 합니다. 친구가 말하더군요. 국제전화에 국가번호가 있는데, 우리나라 국가번호도 ‘82’라고요. 국제적으로도 빠른 대한민국을 인정받은 건가 싶습니다.빨라서 좋은 점도 있지만 빨라서 힘든 점도 많습니다. 많이 지치고, 빨리 지칩니다. 그런데 빨리 지친 친구에게 우리는 또 이렇게 격려합니다. “어서 힘내, 빨리 기운 차려”라
삼릉계곡 선각육존불상을 참배하고 그 위 등성이를 한 200m만 오르면 크고 넓은 바위가 나온다. 이 바위 면 중앙에 높이 5.2m의 마애불상이 새겨져 있다. 삼릉계곡 선각여래좌상이다. 불상이 새겨진 바위면 중간에 가로로 균열이 있는데 기가 막히게 좌대를 구분하고 있다. 균열 윗부분에 부처님이 앉아 계시고 균열 아래에 연화대좌를 새겨서 둘의 구분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신라의 불교 유물을 보면 볼수록 틀에 얽매이지 않는 창조성이 놀라움과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선각여래좌상 부처님의 손 모양인 수인은 ‘전법륜인’을 하고 있다. 전법륜은
영화관도 골라가는 시대, 전철역 근처나 사람 좀 들고나는 곳이면 영화관 하나씩은 있는 시대다. 영화관이 하나라도 스크린은 여럿인 복합상영관, 멀티플렉스. 그러면 그런 영화관에서 스크린 숫자만큼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장 흥행이 잘 되는 영화를 아무 때고 가도 볼 수 있게 같은 영화가 주르르,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는 있기는 한데 시간표가 평일 아침 첫 회 아니면 마지막 회, 그것도 아니면 한참 바쁜 낮 시간대에 퐁당퐁당.이렇게 스크린이 많은데도 또 어떤 영화는 예매 시작하자마자 매진이 되어 볼
무문혜개(無門慧開, 1183~1260)가 심혈을 기울인 (無門關)의 두 번째 공안은 ‘백장야호’(百丈野狐)이다. 뒷동산 바위굴에서 찾아낸 여우의 시체를 거두어 준다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인과(因果)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태도를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인과에 대한 불락(不落)과 불매(不昧) 사이의 거리를 확인시킨 사건이다. 다른 맥락으로 이 공안을 활용한다면, 동물천도를 통한 생태적 시각의 회복이라 할 수 있다. 황벽(黃蘗)으로부터 뺨을 맞은 백장(百丈)은 다음과 같은 ‘한번 구른 말(一轉語)’을 한다.“달마의 수염은
오늘의 쉼은 너로 정했어! 한번 쉬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