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혜 작가 개인전 ‘우리산 우리물’
설악산 희운각·운주사 석불 주제로
3월 27일~4월 1일 갤러리인사아트

설악산 희운각. 한지에 수묵담채.147 x113cm_ 2024

한경혜 한국화가가 우리나라 산천의 아름다움을 실경 산수화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3월 27일~4월 1일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인사아트 본 전시장에서 열리는 ‘한경혜 개인전 : 우리 산, 우리 물’을 통해서다.

한경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현장에서 체험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설악산과 운주사 석불이다.

작가는 지난해 내면의 갈증을 느끼고 산소가 가득한 물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에 설악산으로 향했고 거기서 희운각과 천불동계곡의 오련폭포를 만났다. 대청봉(고도 1708m)까지 올랐다가 내려오면서 웅장한 산세를 마주한 가운데 만난 아주 자그마한 희운각. 작가는 눈 내리기 전, 눈이 시리도록 청아한 늦가을의 정경을 수묵담채와 부감법으로 표현해 ‘설악산 희운각’을 완성했다.

한 작가는 “대화의 대상을 자연에서 찾는다”고 말했다. 설악산으로 향한 작가는 “설악산은 수려하고 화려한 산세와 변화무쌍한 날씨가 한몫해 도착지까지 긴장감을 느끼게 하고 집으로 돌아와야 안도의 한숨으로 순간의 생명이 지탱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천불천탑운주사1. 한지에 수묵.168x99cm _2023

독실한 불자이기도 한 한경혜 작가의 작품에서 불상도 빠질 수 없다.

이번 전시에서 또다른 신작 ‘운주사 석조불감’ ‘천불천탑 운주사’을 공개한 한 작가는 “운주사의 각기 다른 석불들은 한없이 끝없는 고달픈 민초들의 삶, 카르마에 얽매여 벗어나지 못하는 삶이었고 그 속에서 민초들의 염원은 평등과 평화였다”면서 “각기 다른 형상들이 말하는 부처님의 모 습은 평범한 인간세계에 사는 사람들, 즉 우리들의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한경혜 작가는 물과 돌 등 자연을 표현하는 작가로 알려졌다. 계곡의 물속이나 바닷속 모습을 수묵담채로 생생하게 묘사해 왔고 전국의 명산과 섬을 찾아다니며 물과 돌을 한지에 담았다. 2009년 홍익대에서 받은 박사학위 논문도 ‘동양회화에 나타난 물 표정 연구’였다.

한 작가는 “전국 명산, 섬, 사찰을 다 돌아보지는 못했지만 차츰 범위를 넓혀서 그림에 담으려고 한다”면서 “어릴 적부터 사람보다 자연을 좋아했고 그것이 그림을 그리는 계기가 됐다.산과 물은 우리들을 말없이 반겨주고 품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불을 세우다. 한지에 수묵. 58x113cm_2023
와불을 세우다. 한지에 수묵. 58x113cm_2023

한경혜 작가는 날마다 1000배를 하는 화가이자 수행자이기도 하다. 갓 돌이 지났을 때 앓았던 뇌성마비로 사지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었던 그는 일곱 살 때 해인사 백련암에서 성철 스님을 만났다. “하루에 1000배씩 하면 오래 산다”는 스님의 말에 매일 절을 한 결과 비틀렸던 몸이 풀리며 균형을 잡고 제대로 걷기 시작했다. 2009년엔 자신의 절수행 체험기 <오체투지>를 출간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지금도 매일 빠짐없이 1000배를 하는 한 작가는 “절하는 것도 내 신체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매일 1000배를 이어오며 가나아트스페이스, 공갤러리등에서 11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수십건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박영택 경기대 교수(미술평론가)는 “한경혜 작가는 설악산과 운주사에서 한국 자연의 아름다움과 한국미의 자연주의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만났던 것 같다”면서 “그런 감동을 소박하지만 더 없이 진지하게 사생하고 묘사하고 있다”고 평했다.

임은호 기자 imeunho@hyunbul.com

천불천탑 운주사2. 한지에 수묵.169 x 117cm _2023
천불천탑 운주사2. 한지에 수묵.169 x 117cm _2023
운주사 석조불감1. 한지에 수묵.76x72cm_2023
운주사 석조불감1. 한지에 수묵.76x72cm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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