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여 년간 한국불교의 선지식을 양성하며 한국불교를 대표했던 중앙승가대학. 전통강원교육을 넘어 새로운 승가교육 모델을 제시하며 1979년 3월 돈암동 보현사에서 문을 연 중앙승가대학은 종단과 종도들의 응원 속에 현대 승가교육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했다.

중앙승가대학은 종단, 교수, 학생, 동문들이 합심해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사회복지학 등 현대 사회학문을 도입, 불교 복지 인재를 양성했고 불교 사회화에도 앞장섰다. 현대식 교육을 받은 중앙승가대학 출신 스님들이 전국 사찰에서 소임을 맡으면서 종무행정 수준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그러나 2024년 현재 중앙승가대학 앞에 놓인 과제는 예사롭지 않다. 올해 입학생은 박사 9명, 석사 16명, 학부 19명 등 총 44명. 지난해 박사 17명, 석사 22명, 학부 22명 등 총 61명이 입학했으니 감소폭도 커졌다. 물론, 연간 전체 출가자 수에 비춰보면 입학생 수는 적지 않은 숫자다. 하지만 옛 명성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현실이다. 

세상이 저출산 고령화로 빠른 속도로 변하고 종교에 대한 관심도 낮아지면서 출가자도 급감하고 있다. 그러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 길은 찾을 수 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월우 스님은 현대불교신문과의 취임 인터뷰에서 다양한 주체의 참여를 언급했다. 출가 체험과 지역주민들에게 열린 공간 제공 등이 그 예다. 물론 승가대학이라는 특수성과 원칙은 있어야 할 것이다.

지난해 동국대와의 통폐합까지 논의됐던 중앙승가대는 올해 1월 이사회에서 통폐합보다는 3월까지 자체적인 현실적 자구책 마련에 뜻을 모았다. 

기본교육기관 수용과 행자 교육원 설치, 학과 개설 등 완전히 탈바꿈할 수준으로 바뀌지 않으면 학교는 사장될 수밖에 없다. 한국불교 지도자 양성의 요람 중앙승가대학을 살리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는다면 위기에도 길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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