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1일까지 서울 인사아트프라자서

▲정산 스님, , Acrylic on canvas, 53x45cm
▲정산 스님, , Acrylic on canvas, 53x45cm

우리가 살아가는 인간세상의 모습 ‘교향곡: 인드라망’ 연작을 선보이는 작가 정산 스님(최연식)의 초대전이 3월 6~11일 서울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1층 그랜드관에서 열린다.

‘교향곡: 인드라망’인 교향곡 4악장으로 주제를 나눠 전시된다. 각 악장마다 독창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정산 스님은 “예술의 길은 도를 닦는 것과 같고 작업 과정 중 무아지경은 선의 경지와 비교됨직하다”면서 작품에 불교적 교리와 세계관을 반영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작품에 자유로이 출렁거리는 색 띠의 향연은 자아의 확장이자, 활성화된 무의식의 표현이다. 정산 스님은 작품의 주요 형식을 개별적인 선이나 띠보다는 그물에 비유했는데 그물의 비유는 불교적 맥락을 가진다. 불교에서 나온 ‘인드라망’은 화엄경에서 부처님이 ‘이 세상은 망으로 첩첩이 쌓여있다’는 말에서 왔다. 이 망의 교차점에는 구슬이 달려있어 서로를 비춘다. ‘인드라망’은 우리 스스로 살아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우주 만물이 서로 연결돼 있으며 서로를 비추고 비추어 주는 밀접한 관계라는 것을 드러낸다.

정산 스님, , Acrylic on canvas, 45.5x45.5cm
정산 스님, , Acrylic on canvas, 45.5x45.5cm

정산 스님의 작업 과정은 그리는 것보다는 만들기에 가깝다. 작가는 컵 속에 담겨 있던 물감들이 캔버스 위로 쏟아질 때, 그 찰나의 순간에 떠오르는 영감에 의지해 작업한다. 불교의 선사상은 이러한 찰라의 선택과 관련되기 때문. 물감의 수많은 겹으로 이루어진 정산 스님의 작업은 많은 노동을 요하는 듯하면서도 물감이 퍼지는 타이밍 등 우연의 과정이 포진해 있다. 그래서 스님의 작업은 지우면서 흔적을 남기는 것, ‘무작위의 작의’ 또는 비움과 채움이 상호 전환된다고 볼 수 있다.

인사아트프라자 박복신 회장은 “정산 스님의 작품은 자연에서 인간으로, 다시 자연으로 회귀하는 과정을 담겨 있는 듯하다”면서 “물감의 파장이 마치 만물의 생장과 인연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향곡: 인드라망>은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1층(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34-1, 02-736-6347)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오픈식은 3월 6일 오후 5시다. 

한편 1946년 태어난 정산 스님은 천경자 선생의 수필집 <유성이 가는 곳>의 한 구절에서 영향을 받아 16세에 불교에 입문, 부산 범어사에서 행자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40년 동안 전국의 사찰을 돌면서 사찰음식과 관련된 자료들을 모으고 기록했으며, 인사동에서 44년 전부터 사찰음식을 시작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사찰 주변의 자연 풍광에 매료돼 작가 활동을 시작했고 주변에서 다방면의 활동가로 불린다. 

임은호 기자 imeunho@hyunbul.com

▲정산 스님, , Acrylic on canvas, 50x60.5cm
▲정산 스님, , Acrylic on canvas, 50x60.5cm
▲정산 스님, , Acrylic on canvas, 94x102cm
▲정산 스님, , Acrylic on canvas, 94x10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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