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간의 인도순례 이모저모

1월 20일~28일 진행된 이번 인도 순례에는 3일 전 군대를 제대한 2002년생부터 아흔아홉 살 백수(白壽) 노보살까지 다양한 불자들이 동참했다. 신심 나는 현장에서 만난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본다.

 

◇ 버스에서도 이어진 아침저녁 예불
불심 충만 불자들의 인도 순례에 예불이 빠질 수 없었다. 해성 스님의 집전으로 매일 아침과 저녁 2차례, 이동 중인 버스 안에서도 예불이 진행됐다. 예불은 삼귀의와 〈천수경〉 〈반야심경〉 봉독, 축원문과 발원문 낭독 등으로 진행됐다. 해성 스님은 기도와 함께 순례자들을 위한 축원을 잊지 않았고 그날 그날의 주요 일정을 가사로 만들어 노래 공양 올려 순례자들의 이해도를 높였다. 

순례자들은 부처님이 가르쳐 주신 행복의 길을 따라 열심히 정진해 가정과 사회의 목탁이 될 것을 부처님 성지 인도에서 두 손 모아 발원했다. 또 부처님 가르침을 온 세상에 전하며 외로운 이웃들 특히 장애인 복지에 앞장서는 불자들이 되겠다는 서원도 잊지 않았다.

 

20년 넘게 함께하며 척하면 척인 시각장애인 변진만 불자(왼쪽)와 신광욱 불자.
20년 넘게 함께하며 척하면 척인 시각장애인 변진만 불자(왼쪽)와 신광욱 불자.

◇ 시각장애인과 봉사자 20년 도반
순례 내내 순례자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 신광욱 불자(택시기사)가 “변진만 불자(시각장애인)의 첫 인도 순례에 함께하기 위해 택시 잠시 휴업하고 시민의 발을 묶어 놓고 따라왔다”며 쾌활하게 웃었다. 신광욱 불자는 30여 년 전 라디오에서 우연히 해성 스님 이야기를 듣고 장애인들의 발이 돼주기 위해 연화원을 찾았다. 나들이 봉사로 맺은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시각장애인들과 20년 넘게 매주 수요일 전국의 산을 오른다. 이제는 척하면 척인 이들은 귀한 인연을 심어준 불보살님의 지극한 은덕에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탐진치로 지은 업장을 소멸케 발원하며 부처님을 닮아갈 수 있도록 서로 도우며 열심히 정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99세 노모와 함께한 5~60대 자매, 30대 손주까지 3대 불자의 동참이 눈길을 끌었다.
99세 노모와 함께한 5~60대 자매, 30대 손주까지 3대 불자의 동참이 눈길을 끌었다.

◇ 엄마, 딸, 손주까지…3代 불자
30세 손자부터 58·60세 두 딸, 그리고 99세 노모까지. 이번 순례에 3대에 걸친 불자가족이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사회복지사, 심리상담가, 스피치 코치로만 알고 있었던 이들은 나중에 보니 해성 스님의 속가 가족.  어머니의 지극한 신심으로 자연스럽게 불교에 귀의한 해성 스님이 출가해 장애인을 위한 법당을 마련하자 공양주 보살을 자청한 어머니는 올해 백수(白壽)를 맞았지만 여행 내내 꼿꼿했다. 수 시간 이동 중에도 쉬지 않고 염주를 돌리며 기도했고 성지에 도착해서는 누구보다 빠르게 순례를 시작했다. 

건강 장수의 비결을 묻는 기자에게 99세의 노보살은 “기도”라는 짧은 대답을 남겼다.

나이도 직업도 제각각인 청년들은 원활한 순례를 도우며 청년불자의 힘을 보여줬다.
나이도 직업도 제각각인 청년들은 원활한 순례를 도우며 청년불자의 힘을 보여줬다.

◇ 인도 순례의 비타민 청년불자들
성지순례자들은 중장년층이 대부분이라는 생각하는 건 고정관념일 뿐! 이번 인도 순례에는 스피치 코치, 고등학교 지리교사, 지하철 승무원, 인도 순례 3일 전 군에서 제대한 청년까지 직업도 나이도 다양한 2030 청년들이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각자 처해진 상황은 달랐지만 이들이 순례에 참석한 이유는 같았다.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이해와 장애인불자들의 원활한 순례를 돕고 싶다는 마음이다. 

이들은 순례 내내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쏜살같이 나타나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각자의 소임을 충실히 해내 청년불자의 힘을 보여줬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가서도 부처님을 닮아갈 수 있도록 열심히 정진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인도=임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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