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1월 12일 영축총림 통도사서 종정예하 신년하례

원로의장·총무원장 등 종단
주요 소임자 200여 명 참석
성파 대종사, 종헌종법 강조
“묵은 대나무에서 새순 난다”
한동훈·홍익표 통도사 찾아
종정예하·총무원장 사전 예방

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 대종사가 신년하례에서 종단 주요 소임자들에게 전통을 기반으로 한 혁신을 주문했다.
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 대종사가 신년하례에서 종단 주요 소임자들에게 전통을 기반으로 한 혁신을 주문했다.

조계종의 신성이자 최고 지도자인 중봉 성파 대종사가 종단을 이끄는 주요 소임자들에게 조계종풍을 바탕으로 한 새 시대 혁신을 주문했다. 총무원과 중앙종회를 중심으로 3원 체제인 중앙종무기관을 총무원 1원 체제로 변경하는 작업이 추진되며 갑진년 한 해 많은 변화가 예고되는 가운데 종단 미래를 위해 만전을 기하라는 격려로 풀이된다.

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1월 12일 영축총림 통도사 설법전에서 종정예하 중봉 성파 대종사 신년하례를 봉행했다. 신년하례에는 원로의장 자광 대종사를 비롯한 원로의원과 총무원장 진우 스님 등 중앙종무기관 교역직스님들,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과 중앙종회의원, 전국교구본사주지, 주요 신행단체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부처님전에 헌향하는 성파 대종사.
부처님전에 헌향하는 성파 대종사.

신년하례는 성파 대종사의 헌향을 시작으로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헌다, 원로의장 자광 스님의 헌화가 이어졌다. 통도사 노전스님의 창불에 따라 부처님전에 큰절을 올린 사부대중은 이후 종정예하께 삼배를 올리며 새해를 맞이하는 예를 다했다.

이에 성파 대종사는 <금강경오가해> 송나라 야보 스님의 게송 ‘구죽생신순(舊竹生新筍) 신화장구지(新花長舊枝)’를 통해 사부대중이 명심해야 할 자세를 강조했다. ‘묵은 대나무에서 새순이 나고, 새 꽃은 묵은 가지에서 자라난다’는 뜻으로 그 어떤 혁신이 있더라도 모든 것은 과거부터 이어온 전통과 뿌리에서 비롯된다는 가르침이다.

성파 대종사는 “종단은 조계종풍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꽃을 피워야 한다”며 “부처님 말씀은 경전으로 배우고 조사스님들 법문 귀로 들어 알지만, 세 살 먹은 어린이가 아는 것을 팔순 노인이 행하기 어렵다는 말처럼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대종사는 이어 “너무 자주 움직이는 짐승은 화살을 맞기 쉽고, 너무 자주 나는 새는 그물에 걸리기가 쉽다”면서 “부처님과 조사스님들 말씀을 거울로 삼으라. 우리 종단은 체계가 잘 구성돼 있기에 종헌종법에 의해서 모든 것을 해나간다면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신년인사를 하고 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신년인사를 하고 있다. 

이에 부응하듯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올해 선명상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대한민국불교도대법회, 국제선명상대회 등 굵직한 종단 사업들의 의미를 짚었다. 진우 스님은 “천년의 역사와 전통을 담은 한국불교의 수행법을 현대인의 정서와 언어에 맞는 선을 기반으로 명상법을 보급, 전 국민의 정신건강을 위하고 글로벌화하는데 모든 역량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스님은 이어 “총무원 부서의 통합과 개편화 작업을 통해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조직으로 일신하고, 종도들의 원력을 받들면서 맡은바 소임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신년하례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각각 성파 대종사와 진우 스님을 예방했다. 성파 대종사는 일제강점기 선조들의 ‘조선사람’이라는 정신문화 덕분에 우리 민족이 존재한다는 점을 짚으면서 한동훈 위원장에게 “우리나라 정신문화를 살려야 민족이 살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명심하겠다. 말씀하신 가르침을 잘 받들고 걱정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성파 대종사는 또 홍익표 원내대표에겐 ‘호국불교’의 가치를 강조하고 “불교를 종교만으로 보기보다는 민족의 전통과 문화로 이해해달라”고 주문했다. 홍 원내대표는 “불교계 숙원사업인 전통사찰 개발제한이 해소되도록 힘쓰고 있다. 잘 처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의 예방은 양당 모두 국민의 정신건강을 위한 불교계 노력을 중심으로 대화가 이어졌다. 진우 스님은 불교전통수행법인 위빠사나·사마타 수행이 서양으로 건너가 변용을 거쳐 불교로 역수입된 현상을 지적하면서 “종교를 떠나 보편적인 명상법을 개발해 국민에게 보급하고 세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좋은 말씀”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홍 원내대표도 “잘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