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 서울 조계사서 청년불자들과 만나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새해 첫 날 108배 정진을 하는 진우 스님과 총무원 교역직 스님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갑진년 청룡의 해를 맞아 다시 한 번 청년들과 만났다. 취임 이후 줄곧 청년세대와 소통하며 ‘마음처방전’을 써온 진우 스님이기에 청년과 함께한 새해 첫 날은 조금 더 특별했다.

진우 스님은 1월 1일 오전 7시 30분 한국불교 1번지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108배 정진으로 새해를 맞았다. 진우 스님의 108배 정진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아침을 시작하는 일과 중 하나지만 이날만큼은 대학생불자들과 조계사청년회, 대한불교청년회가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특히 불자이자 국악가수인 권미희 씨와 이소원 양도 함께 108배를 올렸다. 이 밖에도 총무원 교역직 스님과 불자들로 대웅전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진우 스님은 108배를 마친 뒤 조계사를 찾은 불자들에게 새해 덕담을 건넸다. 스님은 “지난해 열심히 살아온 것에 대해 격려와 위로, 칭찬을 해드리고 갑진년 올해는 여러분 개개인에게도 원하시는 모든 일들이 성취되고 건강하길 기원한다”고 인사했다.

진우 스님은 “새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바라지만 부처님께서는 과한 집착에 인과가 생긴다고 하셨다”고 강조한 뒤 “새옹지마의 노인처럼 산다 하더라도 스스로 마음이 편안하고 근심 걱정이 없으면 그것이 진정한 부처의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스님은 “뭘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뭘 하더라도 마음의 중심을 잡고 살아가라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조계사 대웅전에 모인 불자들에게 새해 덕담을 하는 진우 스님.

108배, 명상, 경전 독송, 주력 등 어느 수행법이든 하루에 5분이라도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라고 당부한 진우 스님은 “불교는 모든 중생을 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법이다. 자신부터 부처님 진리를 충분히 체득하고 그 마음을 전해 진짜 포교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진우 스님과 대중은 이어 조계사 범종각에서 새해맞이 타종을 하며 희망찬 한 해가 되길 기원했다. 또 20여 명의 청년불자들은 조계사 템플스테이 홍보관으로 자리를 옮겨 진우 스님과 1시간가량 차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국악가수 권미희 씨는 “108배로 새해를 맞이해 더 뜻 깊다. 스님께서 지난해를 열심히 살았는지, 그래서 편안했는지 물으셨는데 돌아보면 괴로움이 많았던 것 같다”면서 “올해는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음악하는 친구들을 포교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108배 이후 조계사 템플스테이 홍보관에서 진행된 청년세대와의 차담.

지난해 9월 진우 스님 취임 1주년을 맞아 길상사에서 열린 ‘마인드풀 피크닉’에 참가한 송산하 서울대 불교학생회장은 “당시의 감정을 ‘살아있는 걸 느낀다’고 말했는데 변함이 없다. 올해는 하심하는 마음으로 살 것”이라고 다짐했다.

며칠 전까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중앙회장직을 맡은 유정현 대불련 61년차 회장은 “지난해 여러 활동을 하면서 감정소모로 힘든 시간이 많았다”며 “이제는 짧은 명상이라도 하면서 마음을 고요히 하고, 참된 불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우 대불련 신임회장이 새해 각오와 소망을 밝히고 있다.

이어 새로 취임한 주현우 대불련 62년차 회장은 “나를 내려놓고 부처님께 바치는 한 해를 보내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불련은 차담에서 경주 열암곡 마애부처님 순례를 하며 모연한 ‘천년을 세우다’ 기금 350만원을 진우 스님에게 전달했다. 늘 지원을 받는 입장에서 이제는 종단에 보탬이 되는 모습에 진우 스님은 환한 미소로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 청년불자의 새해 각오와 소망을 들은 진우 스님은 “내 마음이 편안하려면 마음을 컨트롤해야 하는데 사람들은 거꾸로 생각한다. 나 이외의 것이 변하거나 이뤄져야 편안하다고 느낀다”며 “즐거움이 생기면 데칼코마니처럼 괴로움이 생긴다.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는 ‘나’라는 걸 알고 탐진치 삼독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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