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오름극장 12월 29일~31일
‘세종의 노래: 월인천강지곡’ 공연
찬불가 ‘월인천강지곡’이 칸타타로
313명 출연진 참여하는 대형 공연
작곡가 박범훈 “가장 공들인 작품”

연말은 다양한 클래식 공연들이 펼쳐지기에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는 즐거운 시즌이다. 하지만, 공연 내용 대부분이 예수를 찬양하는 기독교 찬송가들이 일색이여서 불자들에게는 불편한 감이 없지 않았다. 올해 연말에는 부처님 일대기를 주제로 한 대형 공연이 마련돼 눈길을 끈다.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1229일부터 1231일까지 세종의 노래: 월인천강지곡(이하 세종의 노래)’을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세종의 노래는 한국 공연예술의 비약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한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을 기념해 선보이는 대형 칸타타(교성곡, 다악장 형태의 성악곡), 각 분야 최고 거장인 작곡가 겸 지휘자 박범훈, 연출가 손진책, 안무가 국수호가 의기투합한다.

11월 28일 열린 ‘세종의 노래: 월인천강지곡’ 기자간담회서 작곡과 지휘를 맡은 박범훈 조계종 불교음악원장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1월 28일 열린 ‘세종의 노래: 월인천강지곡’ 기자간담회서 작곡과 지휘를 맡은 박범훈 조계종 불교음악원장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종이 직접 지은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을 바탕으로 한 이번 공연에는 3개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과 서양 오케스트라, 합창단 등 총 313명 출연진이 무대에 오른다.

2017년 국보로 지정된 <월인천강지곡>1447(세종 29)경에 세종대왕이 지은 찬불가다. 세종대왕은 소헌왕후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아내의 명복을 빌기 위해 아들 수양대군에게 석가모니 부처님의 생애를 담은 <석보상절>을 쓰게 했고, 이를 토대로 지은 노래가 <월인천강지곡>이다.

마치 달이 천 개의 강에 비추는 것과 같다라는 의미를 담은 <월인천강지곡>은 석가의 탄생부터 성장 과정, 불도를 깨우치기까지 등의 일대기를 장장 538장으로 기록한 찬불가로 훈민정음의 음운 법칙, 음절 구성 등이 거의 그대로 반영돼 있어 한글 창제의 이념을 잘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처음 금속활자로 간행된 한글 문헌이라는 점에서 초기 국어학과 출판인쇄 역사에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
 

박범훈 원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교성곡 '세종의 노래'를 설명하고 있다 .
박범훈 원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교성곡 '세종의 노래'를 설명하고 있다 .

박범훈 조계종 불교음악원장은 세종이 쓴 <월인천강지곡>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가미해 세종이 부르는 노래로 재구성해 대형 칸타타로 완성했다.

박 원장은 작가이자 시인으로 활동하는 박해진과 오랜 시간에 걸쳐 부처님의 생애를 담고 있는 대서사시를 압축한 후, 작사에 맞춰 2년에 걸쳐 곡을 썼다. 이렇게 탄생한 세종의 노래는 독창·중창·합창과 동서양의 관현악이 결합한 칸타타로, 서곡과 8개 악장으로 구성된다.

초연의 지휘는 작곡가 박 원장이 직접 맡는다. 작품의 극적인 선율을 끌어내 경건하면서도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연출가 손진책이 극 공연 못지않은 무대·영상·조명·의상 등을 조화롭게 펼쳐내는 가운데 안무가 국수호가 완성한 다채로운 움직임까지 더해져 통념을 깨는 현대적인 무대를 완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악관현악단과 서양 오케스트라가 합쳐진 관현악단 97명을 중심으로 합창단 174, 창극단 11, 무용단 31명 등 출연자만 313명에 달하는 초대형 무대가 될 예정이다.

연습을 지도하는 박범훈 원장. 

박 원장은 칸타타(교성곡)를 포함해 수많은 창작곡을 써왔지만, 가장 오랜 시간 동안 공들인 작품이다라며 특히, 가사의 내용을 음악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랫말이 품은 뜻과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숱한 가사 수정과 편곡 작업을 거쳤다라고 전했다.

박 원장과 노랫말 작업을 함께한 박해진이 작사를 맡아 공연에 맞게 전반적으로 수정했다. 세존이 태어나 열반에 오르는 과정을 그린 팔상도(八相圖)에서 도솔래의흰 코끼리 타고 오신 세존으로, ‘쌍림열반세존, 열반에 들다로 풀어쓰는 등 지금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쉬운 노랫말로 만들었다. 또한, 에필로그와 프롤로그를 넣어 작품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국립극장은 “‘세종의 노래는 군주로서의 외로움과 지아비로서의 지고지순한 순정, 한글이 만백성에게 제대로 전파되길 바라던 마음이 담긴 노래를 통해 사랑화합의 메시지를 전한다고 말했다.
(02)2280-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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