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아제 바라아제…’ 진언은
부처님 깨달음 과정 전한 一句 

산스크리트 원문에서 본  반야심경 역해/ 김사철·황경환 지음/ 김영사/ 1만5800원
산스크리트 원문에서 본  반야심경 역해/ 김사철·황경환 지음/ 김영사/ 1만5800원

불자라면 누구나 한번 읽고 독송했을 경전 〈반야심경〉. 대승불교의 깊은 진리를 260자도 안 되는 분량으로 요약 정리해 놓았기에 한국불교의 법회에서는 한문이든 한글이든 〈반야심경〉을 꼭 봉독한다.  

그렇기에 ‘색즉시공 공즉시색’ ‘아제아제 바라아제’와 같은 경구는 불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하다. 하지만 〈반야심경〉의 경구가 가진 의미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인공지능 컴퓨터 과학자와 사업가 출신인 두 명의 재야 불교연구자가 〈반야심경〉 ‘공부법’에 대하여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다. 

김사철과 황경환이 저술한 〈산스크리트 원문에서 본 반야심경 역해〉는 대다수 해설서와 달리, 형이상학적이거나 추상적인 설명을 배제하고 초기 불전에 근거하여 붓다의 명상 과정에 맞추어 실증적으로 설명함으로써, 난해한 개념들을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기존의 〈반야심경〉 해설서가 대개 ‘공(空)’ ‘반야바라밀다’ 등 심오한 개념들에 대한 관념적인 설명에 치우쳐, 불교를 매우 난해하고 비밀스러운 영역으로 소외시킨 면이 다소 있었던 데 비해, 이 책은 〈반야심경〉의 주제가 다름 아닌 ‘팔정도의 완성을 통한 지혜의 완성’이라고 단언하며, 붓다의 심오한 가르침을 ‘팔정도’라고 하는 실천의 영역에서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붓다가 6년간의 고행 끝에 깨달은 진리는 고·집·멸·도 사성제(四聖諦)로 이 중 네 번째 진리인 도성제, 즉 고통으로부터 열반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팔정도라 한다. 사성제와 팔정도는 불교 교리의 핵심이자 전부이므로, 대승이든 소승이든, 어떠한 종파라도 그 가르침은 여기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단순한 명제가 이 책의 출발점이다.

바른 생활(계), 바른 명상(정), 바른 통찰(혜)을 끊임없이 닦아 팔정도를 완성하는 것이 바로 지혜의 완성, 즉 반야바라밀다임을 설명한 것이 〈반야심경〉의 핵심 내용이며, 〈반야심경〉의 가르침은 초기 경전의 가르침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게 저자들이 강조하는 지점이다.

그렇기에 〈반야심경〉 말미의 다섯 만트라에 대한 저자들의 해석도 매우 독창적이다. 저자들에 따르면 〈반야심경〉 마지막의 진언은 붓다의 가르침인 고귀한 여덟 겹의 길(팔정도)’에 대한 실천의 핵심을 요약한 것이라는 것이다.   

“가테가테, 파라가테, 파라상가테, 보디, 스바하(Gategate, pragate, prasagate, bodhi, svh)”
이 만트라는 ‘계(가테가테) → 정(파라가테) → 혜(파라상가테) → 해탈(보디) → 해탈지견의 완성(스바하)’이라는 불교 수행의 전 과정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보살은 누구든 이 만트라를 외우고 실천하면 지혜의 완성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이 만트라를 ‘시대신주(신비스러운 만트라), 시대명주(위대한 밝음의 만트라), 시무상주(위 없는 만트라), 시무등등주(비교할 수 없는 만트라)’라고 찬미한 것이다. 

이 책은 〈반야심경〉의 주제인 ‘공’과 ‘반야바라밀다’의 의미를 초기 경전의 핵심 교리인 사성제·팔정도와 일치시키려는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도 독특하다. 이러한 참신한 시도로, 〈반야심경〉은 ‘공’ 사상의 핵심을 담은 교학서일 뿐 아니라, 붓다의 명상 과정과 명상을 통한 깨달음의 내용을 밝혀 놓은 훌륭한 수행지침서임을 새로이 일깨워주고 있다.

▲저자 황경환은…
불법을 널리 알리고자 노력하는 불교 연구가이자 사업가이다. 동국대 교육대학원 윤리교육학과를 수료하였고, 현재 동국대 명예철학박사이다. 1977년부터 한국불교연구원에서 30여 년간 이사 및 연구위원으로 활동했고, 울산불교방송 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초기불전연구원 선임 연구원이며 21세기 불교포럼 공동이사장이다. 저서로 〈불교는 깨달음의 과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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