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영 초대전 ‘초조·재조대장경 복각 책판 전시회’

해인사성보博 4월 6일~6월 4일
초조대장경·재조대장경 등 40여 점
40여 년간 전통 판각기법 등 재현

묘법연화경관세음보살보문품 목판.
묘법연화경관세음보살보문품 목판.
법화경 약찬게 권자본
법화경 약찬게 권자본

 

해인사(주지 혜일) 성보박물관은 4월 6일부터 6월 4일까지 판각 장인 안준영을 초대해 ‘초조 ·재조대장경 복각 책판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세계기록유산을 간직한 해인사에서 국난 극복의 상징이자 법보신앙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해인사 고려팔만대장경의 가치와 우수성을 전하면서, 올곧게 외길을 걸어온 장인의 정신을 시대정신과 접목하고자 마련됐다.

판각된 복원·복각경판과 함께 경판의 권자본과 절첩본으로 이어지는 전시는 고려시대 목판인쇄술의 우수성과 함께 그려낸 대장경의 제작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흐름으로 전개된다. 또한 칼끝으로 그려낸 불교회화의 정수인 변상도를 통해 안준영 판각 장인의 뛰어난 판각 기량을 가늠할 수 있다.

안준영은 40여 년간 전통 판각기법과 판각문화 재현이라는 외길을 걸어왔으며 현재 대장경 문화학교 대표, 이산책판 박물관 관장, 완판본 문화관 관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안준영 장인이 이룩한 것 중 일부인 책판 40여 종으로 초조대장경, 재조대장경, 변상도, 부모은중경, 다라니 등으로 분류해 다양한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주요작품으로는 초조대장경(첨품묘법연화경, 금강반야바라밀경), 재조대장경(가섭부불열반경, 성지세다라니경, 대반야경, 아비달마순정론, 아비달마대비바사론), 변상도(금강경변상도, 화엄경변상도, 수능엄변상도, 아미타경변상도), 부모은중경, 다라니(무구정광대다라니, 신묘장구대다라니, 관세음보살수진언)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해인사 고려팔만대장경은 고려 고종(1237~1248) 때 대장도감에서 판각한 것을 말한다. 1962년 국보로 지정됐으며, 해인사 장경판전이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해인사 고려대장경판과 제(諸)경판이 2007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현재 해인사가 소장하고 있는 이 대장경판은 고려시대 판각됐기 때문에 ‘고려대장경판’이라고 하며, 경판이 8만1258매에 달하며, 8만 4천가지 중생의 번뇌에 대치하는 8만 4000법문을 수록했다고 하여 팔만대장경이라고 부른다.

고려 현종 때부터 문종 대에 걸쳐 완성한 초조대장경이 고종 19년(1232년)에 몽고군의 침입으로 불타자, 당시 집권자였던 최우 등이 대장도감을 설치하여 16년 동안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완성한 것이 바로 팔만대장경이다.

이보다 앞서 고려 현종 때 새긴 경판을 ‘초조대장경판’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고려 고종 때 몽골의 침입으로 불타버렸다. 고려 조정은 몽골과의 항쟁을 위해 다시 한 번 부처님의 힘을 빌려 외침에 대처하고 민심을 수습하고자 대장경을 새길 계획을 세운다. 대장도감을 새로이 설치하고, 고종 23년(1236)부터 38년(1251)까지 16년에 걸쳐 다시 대장경을 조성했다.

경판은 처음 강화도성 서문 밖의 대장경 판당에 보관하고 있었는데 후에 같은 강화도의 선원사로 옮겨졌고, 그 후 조선 초기에 서울 근처의 지천사로 옮겼다가 다시 해인사로 옮겨졌다고 알려져 있다.

해인사성보박물관 관장 관암 스님은 “우리의 전통 판각기법의 복원과 전승이라는 원력으로 많은 작품을 남기며 올곧게 걸어온 이산 안준영 판각장의 장인정신이 승가의 수행정신과 맞닿아 있다”며 “많은 관람으로 국난극복의 상징인 해인사 고려대장경 조성의 호국·호법·호민의 정신과 그 가치가 오늘날 시대정신으로 공감되고, 공유되어 나라와 국민들의 삶이 더욱 빛나고 행복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개막식은 4월 6일 오후 1시 해인사성보박물관 1층 로비에서 진행된다. 전시 기간 중 다라니를 직접 소장할 수 있는 인경체험은 물론 판각 장인의 전시작품 설명과 판각시연 행사도 있을 예정이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