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역사문화관 특별전 ‘고려가 그린 원효’

12월 6일부터 2023년 7월 30일까지
고려 기록 현대적 해석한 현대미술

금강삼매경소를 짓는 원효.
금강삼매경소를 짓는 원효.

 

“우리가 알고 있는 ‘원효’는 어떤 모습일까” 역사적인 인물에 대한 후대인의 평가는 제각각이다. 어떤 인물은 혹독한 악평에 시달리다가 재조명을 받기도 하고, 어느 순간 잊히기도 한다.

경산시 삼성현역사문화관은 2022년 특별기획전으로 고려시대의 역사 기록물과 이를 현대미술 작품으로 재해석한 ‘고려가 그린 원효’를 개최한다. 12월 6일부터 2023년 7월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원효의 발자취를 좇았던 고려시대 사람들의 기록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그린 그림들을 선보인다. 현대미술작가들과의 콜라보 작업을 통해 유물과 미술작품의 조화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고려시대 문인들이 남긴 〈대각국사문집〉, 〈삼국유사〉 그리고 요나라의 불교주석서인 〈석마하연론통현초〉에 등장하는 원효를 현대미술 작가들이 재해석한 작품들이다.

‘화쟁’으로 대변되는 원효 스님이 살았던 신라시대 사람들은 원효를 존경하고 빼어난 인물로 칭송했다. 고려시대 최고의 지성으로 불리는 대각국사 의천과 보각국사 일연은 원효의 사상과 철학을 재음미했다. 의천은 송나라 및 요나라에 원효의 저작을 서신과 함께 보내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 앞장섰다. 한편 고려 후기의 승려였던 일연은 〈삼국유사〉를 지으면서 ‘원효불기’ 즉 원효는 얽매이지 않는 인물이라고 이해했다. 일연이 그린 원효의 모습은 백성과 함께 거침없는 무애춤을 추고, 소의 두 뿔 사이에서 〈금강삼매경소〉를 짓는 등 완전한 무애인이었다. 686년 3월 30일 원효 스님이 입적한 이후 그의 방대한 저작들은 나날이 주목을 받았고, 그 명성은 다시금 동아시아로 퍼져나갔다. 신라시대가 끝이 나고 고려 왕조가 불교의 전통을 이어받은 때에도 원효에 대한 존승은 달라지지 않았다. ‘보살’과 ‘성사’의 칭호가 그를 따라다녔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원효대사는 신라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오랜 시간 변함없는 사랑과 존경을 받는 인물로 시대를 뛰어넘는 유연한 사상과 철학을 가진 고승이었다. 이번 전시는 고려시대 사람들이 그린 원효대사의 모습이 오늘날 경산에서 삼성현(三聖賢, 원효·설총·일연)으로 존경하고 있는 모습과 얼마나 닮아있는지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원효 스님의 입적으로부터 500여 년이 지난 오늘, 그의 삶과 죽음 그리고 깨달음을 추앙했던 고려의 찬미와 헌사를 21세기를 살고 있는 현재의 화가들이 참신한 시각과 재조명을 통해 완성한 그림과 삼성현역사문화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전시이다. 고려가 그린 원효가 오늘날의 대중이 그리고 있는 모습과 얼마나 닮아 있는지를 느껴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현역사문화관은 2015년 4월 경산시에 역사적 연원을 둔 원효·설총·일연[삼성현(三聖賢)]의 업적과 의의, 사상적 우수성 등을 조사·연구·교육하기 위해 경상북도 경산시 남산면 삼성현공원로에 위치한 삼성현역사문화공원 내에 건립된 박물관이다. 개관 이래 특별 기획전시와 학술대회를 개최하여 학술총서를 간행했으며, 초등부와 중등부로 구분하여 ‘학교 밖 역사이야기’와 ‘삼성현 어린이 체험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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