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 ‘양현모, 塔 展’
11월 9일~12월 4일 통인화랑

정림사지 5층석탑 104×68cm
정림사지 5층석탑 104×68cm

 

한국 석탑의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아온 양현모 사진가가 11월 9일부터 12월 4일까지 서울 통인화랑(B1)에서 ‘양현모, 塔 展’을 개최한다.

양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정림사지 오층석탑 등 작품 12점을 선보인다.

양현모의 탑 사진은 ‘탑’이 지닌 상징성을 닮아 있다.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 완성됐다.

양 작가는 일체의 ‘배경’을 배제시키고 오로지 탑만을 렌즈에 담았다. 탑 뒤에 검은 배경을 설치해 촬영함으로써 탑에만 집중했다. 탑만을 바라본 것이다. 그 결과는 관람자에게로 이어진다. 관람자 역시 작가가 바라보았던 시선을 따라가는 것이다. 탑을 배경으로 인식했던 대중의 시선을 탑 자체로 옮겨 탑의 조형미를 비롯한 모든 미학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탑’이라고 하면 주변의 자연과 배후의 사찰이 어우러진 풍경을 떠오르게 하지만 양 작가는 탑 자체에만 집중했다. 탑에 대한 인식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다.

양 작가는 탑이 지니고 있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디지털 카메라가 실현할 수 없는 빈티지 엔틱 아날로그 카메라를 사용하고, 최대 크기(8×10)의 원판 필름을 사용했다. 그리고 탑의 정중앙에서 촬영해 렌즈와 거리에 의한 왜곡현상을 없앴다.

촬영기법에 있어서는 우리의 전통 초상화 기법에서 방법론을 찾았다. ‘정신’을 그려내는 것이다.

조선시대의 초상화는 형상을 통해 정신을 전하기 위해 모든 점과 선이 한 치의 어긋남이 없이 정성을 들여 정확하게 그리고 있다. 양 작가는 그 프로세스를 사진에 적용했다. 현재의 석탑이 지닌 조형과 그 현재의 조형이 품고 있는 ‘옛날’까지 담아내려 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양 작가는 정중앙 촬영을 위한 사다리 등 500kg에 이르는 장비를 탑이 있는 산 속까지 옮겨야 했다. 서두에 밝힌 것처럼 양 작가의 탑 사진은 그렇게 탑의 과정을 닮아 있는 것이다.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올 때까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몇 번이고 촬영을 했습니다. 혹자는 의아해하지만 저는 그 어렵고 힘든 과정 자체가 저의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든 탑은 무너지지 않듯이 저의 사진도 그런 사진이고 싶습니다.”

패션과 인물사진을 찍어왔던 양 작가는 2010년부터 한국 사찰의 전통 탑(석탑)을 찍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500여 점의 탑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한국의 아름다움, 그것이 탑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양 작가는 또 다른 소재에 대한 질문에 “아직 탑을 끝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전시문의 (02)735-4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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