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운집했던 사찰 축제·행사서
불교계 대면활동 회복세 두드러져
인도·태국 해외순례 노선운항 확대
외국인·단체 템플스테이 관심 급증

2021년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해 사상 최초로 시도된 ‘언택트 연등회’(왼쪽)와 올해 3년만에 대면 대규모로 재개된 연등회 연등행렬의 모습(오른쪽). 연등회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해제된 후 불교계에서 처음으로 열린 대규모 대면법석이다.
2021년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해 사상 최초로 시도된 ‘언택트 연등회’(왼쪽)와 올해 3년만에 대면 대규모로 재개된 연등회 연등행렬의 모습(오른쪽). 연등회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해제된 후 불교계에서 처음으로 열린 대규모 대면법석이다.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해제되면서 불교계 대면활동이 들썩이고 있다. 사람들이 모일수록 빛을 발하는 사찰 축제 및 행사, 코로나 기간 중 1인 위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던 템플스테이가 대표적이다. 사실상 중단되다시피 했던 순례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순례는 기본적으로 ‘이동’을 전제로 하기에, 코로나 기간 중 가장 큰 폭으로 위축됐던 분야이기도 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가장 먼저 확인된 변화는 전국 각 지역에서 진행되는 봉축행사다. 봉축위원회와 연등회보존위원회가 주관하는 연등회(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가 대규모 대면 형태로 거행된 가운데 지역사암연합회와 각 사찰들도 전국 도심지에서 봉축탑 점등식과 연등행렬을 잇따라 거행하고 있다.

지역 봉축행사는 그동안 부처님오신날을 알리는 지역 불교계 축제의 장으로 이어져 왔으나, 코로나 사태가 심화됐던 시기에는 주요 사찰 주지 스님들이 최소한으로 참석한 가운데 봉축탑 점등식만 진행하면서 비대면으로 전환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경우가 상당수였다.

각 계절에 따라 전국 사찰이 진행해 왔던 축제와 행사들도 벌써부터 대면으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찻잎을 따 차를 만드는 시기인 4~5월, 조계종 교구본사 가운데 하동 쌍계사(주지 영담)가 4월 22일부터 24일까지 대면 형태의 ‘선차문화대축전’을 거행했다. 쌍계사는 매년 5월 경 ‘진감·초의 다맥전수법회’를 중심으로 행사를 개최해 왔으나, 2019년과 2020년에는 코로나 감염예방을 위해 외부 홍보 없이 내부적으로 진행했다. 

김제 금산사도 5월 1일 금산 도영 대종사 증명, 불일 평상 스님 법문으로 ‘제1256주년 금산사 미륵강탄재’를 성대하게 봉행했으며, 평창 월정사도 진부연등법회의 일환으로 오대산가요제를 대면행사로 진행했다.

앞서 월정사는 그동안 ZOOM 프로그램을 활용해 온라인 진행했던 월정사문화원 명상학교의 일환에서 대면방식 집중수행 프로그램 ‘제1회 오대산 명상학교’를 운영하는 등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구례 화엄사도 5월 28일 오전 10시부터 제2회 화엄사 요가대축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연꽃의 계절인 7월~8월에는 서울 조계사와 봉은사, 봉원사, 남양주 봉선사가 연꽃축제를 준비 중이다. 코로나 기간 중에도 외부공간이라는 특성상 연꽃을 즐기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지만, 그동안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인원제한까지 고려하는 등 제한이 있었다.올해 연꽃축제는 마음껏 연꽃과 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지난해 비대면·온라인으로 진행됐던 부여서동연꽃축제와 전남무안군의 무안연꽃축제도 올해는 정상적으로 재개될 방침이다. 

축제의 계절인 가을, 10월경 잇따라 선보일 사찰행사도 기대를 모은다. 특히 불교계는 전국 교구본사 등 주요사찰의 개산대제가 10월경 집중적으로 몰려있는데다가 꽃무릇과 애기단풍 등 가을 절경으로 장엄한 사찰의 문화행사까지 이어졌지만,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잇따라 취소되거나 대폭 축소돼 아쉬움을 전한 바 있다.  

가을을 상징하는 장성 백양사의 애기단풍축제와 구례 화엄사의 화엄음악회, 고창 선운사의 선운문화축제, 해남 대흥사의 서산대사 추계제향, 대구 동화사 팔공산 승시축제, 부산불교연합회의 팔관회, 강화 전등사의 삼랑성역사문화축제, 평창 월정사의 오대산 문화포럼 등 지난 2년간 취소되거나 비대면으로 전환됐던 행사들이 대표적이다. 

올해에는 각 사찰들이 정부 방역지침에 큰 변화가 없는 한 기존 축제·행사들을 예전과 같은 대면방식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지난 2년간 비대면 방식을 활용한 사찰들의 경우, 올해 대면 규모를 확대하면서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을 고려하고 있어 더 많은 대중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순례 활성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우선 해외 성지순례의 경우 인도를 향한 관심이 높다. 인도 관광비자 발급이 정상화된 데 이어 2년간 운항을 중단했던 에어인디아가 인천·델리 직항노선을 운항을 재개하는 등 변화가 확인되기 때문이다.대한항공도 높아진 수요를 고려해 6월부터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며, 현지 바라나시와 아그라 등 관광지를 포함해 불교 4대성지를 참배할 수 있는 순례열차 또한 재가동됐다는 소식이다. 태국도 5월부터 입국당일 PCR검사를 폐지하고 의무가입을 요구했던 코로나 보장보험 한도를 2만 달러에서 1만 달러로 낮췄다. 접종완료자의 경우 무격리 입국도 허용됐다.  

국내의 경우 각 단체 등에서 개별적으로 운영됐던 순례단도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울산불교문인협회가 4월 23일 해남 미황사와 대흥사 등에서 오랜만에 성지순례를 진행했다. 정은영 울산불교문인협회장은 “창립 후 전국 유명사찰을 찾는 성지순례를 꾸준히 진행했지만 코로나 기간 동안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번 성지순례는 코로나19 등으로 활동이 위축됐던 단체들이 움직이는 시작점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계종 포교원이 걷기명상 확산을 위해 추진 중인 도심 속 순례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포교원은 지난 2월 ‘허응당 보우의 길’에 이어 4월 ‘창원 용지호수의 길’을 순례했다. 특히 창원 용지호수의 길 순례는 코로나 이후 2년만에 200여 명의 경남지역 포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변화를 드러냈다.   

순천시와 구미시의 불교연계 사업도 관심을 모은다. 순천시는 올해 ‘종교문화여행 치유’의 일환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보사찰 중 하나인 송광사와 세계문화유산 선암사를 연계해 ‘다리 위의 힐링, 힘든 세상에 다리가 되어 줄게’를 주제로 한 순례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구미시는 코로나 기간 중 중단됐던 신라불교초전지 단체생활관 및 사찰음식 체험프로그램을 재가동했다. 5월 2일부터 단체생활관 예약시스템이 정상 가동된 상태이며, 사찰음식 체험도 5월 1일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템플스테이도 대폭 확대를 예고했다. 템플스테이는 코로나 기간 중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가운데 1인 기준의 제한적 운영을 이어왔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를 통해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 김용태 홍보팀장은 “이미 외국인·단체템플스테이 문의와 예약이 이어지는 등 문화관광 분야와 연계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지역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조만간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개별사찰로도 이같은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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