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부여박물관 특별전
‘백제인 돌을 다스리다’ 5월 8일까지

화전리 석조사면불상 3D프린팅 재현
백제 지역 돌산지 정보, 가공도구 등
건축 자재, 결구에 쓰인 장치돌 소개
돌을 보석처럼 다룬 백제인의 감성과
뛰어난 석조 테크 놀로지 조명·경험

예산 화전리 석조사면불상(보물) 3D프린팅 재현 (3D프린팅- 공주대학교 문화재보존과학과 조영훈 교수팀)
예산 화전리 석조사면불상(보물) 3D프린팅 재현 (3D프린팅- 공주대학교 문화재보존과학과 조영훈 교수팀)

백제 시대의 석불과 석탑 등을 통해 백제인이 돌을 어떻게 다루었는지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국립부여박물관(관장 윤형원)은 사비고고학연구회(회장 정훈진)와 함께 5월 8일까지 특별전 ‘백제인 돌을 다스리다’를 개최한다. 백제 브랜드를 활성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백제인이 어떻게 돌을 다루었는지를 주제로 한 것으로, 석조 테크놀로지를 조명한다.

3개의 테마로 구성된 전시 중 3부 ‘백제인, 돌을 다스리다’에서는 돌로 만들어진 불상과 탑을 주제로 다룬다. 먼저 불상 코너에서는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되던 ‘부여 군수리 석조여래좌상(보물)’이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전시된다.

또한 하나의 큰 바위 4개 면에 불상을 새긴 ‘예산 화전리 석조사면불상(보물)’이 전시되는데, 현재 예산군 화전리에 남아 있는 불상과 국립공주박물관에서 발굴하여 깨어진 상태로 보관 중이던 불두(佛頭) 편 등을 접합해 3D 스캔과 프린팅 작업으로 원형을 재현해 선보인다.

‘부여 군수리 석조여래좌상’은 1936년 출토되었으며, 전체 높이 13.5m로 백제 불상의 특징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소발(素髮)의 머리에는 작고 팽이 같은 육계가 있으며, 초기 중국불상의 영향이 강하던 양식과는 다른 양식을 띠고 있다. 얼굴은 둥글고 복스러우며 만면에 미소가 넘친다. 두꺼운 옷에 싸여 몸의 형태는 드러나지 않고, 발의 표현도 없으며, 좁은 어깨, 양손이 배를 맞잡고 있는 모양 등은 그대로 이전의 방식이다. 어깨에 걸쳐 입은 납의는 매우 두꺼우며 앞가슴이 조금 터진 곳에 만(卍) 자를 새겼다. 계단식 옷주름을 그리며 내려오는 옷자락은 대좌를 덮어 상현좌를 만들고, 이 상현좌의 옷자락은 소박성과 탄력성을 지닌 사실감이 넘친다. 대좌는 옷자락에 거의 가려 있으나, 남아 있는 부분을 보면 그냥 사갹형으로 깎아 만들었다.

‘예산 화전리 석조사면불상’은 충청남도 예산군 봉산면 화전리에 있는 백제시대 불상이다. 1983년 발굴된 불상은 돌기둥 4개의 면에 불상이 새겨져 있는 백제시대의 유일한 사면불이다. 사면불은 일명 ‘사방불’이라고도 하는데, 동서남북 방위에 따라 사방 정토를 관장하는 신앙의 대상인 약사불, 아미타불, 석가불, 미륵불을 뜻한다.

남면에는 본존불로 생각되는 여래좌상이 있고, 나머지 면에는 여래입상이 새겨져 있다. 머리 부분은 서면과 북면만 많이 훼손된 상태이고 따로 끼울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손은 모두 없어졌다.

4구의 불상은 모두 양 어깨에 옷을 걸치고 있으며 가슴부분에 띠매듭이 보인다. 옷주름이 매우 깊고 가슴 아래에서 U자형으로 겹쳐있다. 광배는 원형으로, 불꽃무늬, 연꽃무늬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백제 특유의 양식이다.

탑을 주제로 한 공간에서는 국립부여박물관 야외 정원에서 전시하던 부여 구아리 출토 심초석을 선보이며, 심초석과 결합되는 석재 뚜껑을 비롯해 탑 조성에서 보이는 사리장엄구의 형태와 위치 변화를 다루었다. 특히 목탑에서 석탑으로 변화되는 기술발전 과정이 백제에서 시작되었음을 영상으로 소개한다. 백제의 탑 조영 테크놀로지가 신라와 일본은 물론 고려시대의 석탑 조영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1부 ‘백제인, 돌을 조각하다’에서는 백제지역의 풍부한 돌 산지 정보와 돌을 가공한 도구를 소개한다. 그리고 백제의 생활에서 사용한 다양한 돌 조각품을 다룬다. 여기에는 투박하지만 단순함이 특징인 절구를 비롯해 용기와 추 등 도량형으로 표현된 척도에 이르기까지 백제인의 손에서 탄생한 여러 가지 생활용품을 보여준다.

2부 ‘백제인, 돌을 조립하다’에서는 마치 조립 블록과 같이 돌에 난 홈과 턱으로 구성된 건축 자재를 비롯하여 돌과 돌을 결구(結構)하는 데 쓰인 장치돌을 소개한다. 그리고 세계유산인 부여 나성을 비롯한 백제의 주요 유적이 작은 돌 하나하나가 모여 만들어졌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 코너에서는 도수관(導水管, 물을 끌어오는 장치)을 비롯하여 부여 나성에서 출토된 명문(銘文) 성돌들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흔한 돌을 보석과 같이 다룬 백제인의 시각과 뛰어난 석조 테크놀로지를 경험할 수 있다.

국립부여박물관은 코로나19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에 따라 전시실 해설서비스와 단체관람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다. 상설전시 및 특별전시의 주요 전시품에 대한 IoT 기술을 도입한 안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블루투스를 활용한 비콘과 스마트 기기를 연동한 전시안내 서비스로 위치 기반의 전시품 자동안내 지도, 추천동선, 스탬프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041)833-8562.

부여 군수리 석조여래좌상(보물)
부여 군수리 석조여래좌상(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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