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한국불교사의 산증인으로 종단과 우리사회에 큰 족적을 남긴 태공 월주 대종사가 적멸에 들었다. 한평생 남기신 수많은 업적과 활동성과들이 월주 대종사의 큰 그림자를 짐작케 하고 있다. 불교계 내부로는 정화운동과 종단개혁에 매진하며 종단의 역량 강화를 이끌었고, 외부로는 사회 속 종교적 역할을 직접 실천하며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각계각층에서 월주 대종사의 원적을 애도하는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불교계는 물론,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아우르는 단체들이 큰 족적과 가르침을 기리며 유지를 계승하겠다는 다짐으로 그리움을 전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더해진 개개인의 인연 고리에 따른 애도는 수도 없다.

월주 대종사는 세속을 벗어나 깨달음을 구한 구도자였지만 세간에도, 출세간에도 얽매이지 않았다. 격동의 시기 혼연히 떨쳐 일어나 흔들리던 한국불교를 지탱하는 한 축이 됐고 그 원력과 깨달음은 세간으로 향해 고통받는 중생을 위한 보살도 실현에 매진했다. 

종단과 우리사회 곳곳에 스님의 큰 족적을 느낄 수 있는 이유다. 스님은 회고록에서 “삭발염의하고 수행자로 살아온 지난 60여년 세월이 마치 물처럼 바람처럼 흘러갔지만 후회하지 않는다”고 술회했다.

“불교와 세상은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수행 역시 산에만 머물지 말고 저잣거리에서 구현돼야 한다”며 “수행과 기도도 중요하지만 중생의 고통을 덜어주고 즐거움을 전해 삶의 질을 높이는 보현행원은 지금의 한국불교에 필요한 가치”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그 원력의 처음과 끝이 한결같았기에, 월주 대종사가 남긴 임종게가 전하는 울림은 너무나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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