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김양수 귀향 시화전
‘마음길 끝에서 풍경을 보다’
진도 현대미술관 8월 1~31일
고향 담은 시화 30여 점 전시
자연ㆍ생명 숨결 섬세히 담아

김양수 작, 차안과 피안 14.5X26cm 화선지 수묵담채 2020

 

김양수 화백이 8월 1일부터 31일까지 진도 현대미술관에서 초대개인전 ‘한국화가 김양수 귀향 시화전-마음길 끝에서 풍경을 보다’를 연다. 김 화백은 이번 전시에서 고향인 진도로 돌아가 생활하면서 쓰고 그린 시화 30여 점을 선보인다.

“여귀산 자락을 품어온 날들이/ 어언 일 년 반입니다/ 번잡한 세상은 나를 잊고도 분주하지만/ 자연의 품에서 행복합니다/ 자욱한 골 안개 헤치고 나를 깨우는/ 새 울음소리/ 바람 타고 내려오는 풋풋한 들꽃/ 향기에 젖어/ 밤이면 달과 별을 온전하게/ 만나는 시간 속에서 깊은/ 사유의 감성을 만나게 됩니다/ 삶에 깃든 숨 가쁜 흔적들을/ 돌아보며 그리움으로 거머쥔/ 소중한 꿈들을 고향 품에서 펼쳐 봅니다”

서울에서 활동해온 김 화백은 2018년 고향 진도로 돌아가 화실 적염산방(寂拈山房)을 짓고, 그곳에서 그림을 그리며 시를 쓰고 있다. 자연과 생명에 깃든 정신성을 화폭에 담아온 김 화백은 1960년 전라남도 진도의 작은 산골마을(임회면 용호리)에서 태어났다. 태생적으로 바다보다는 산야와 친구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새벽이슬에 옷깃을 적시며 소를 몰고, 산과 들을 품은 안개와 자유롭게 떠도는 구름을 바라보면서 자랐다. 유년 시절에 보았던 자연의 풍경은 ‘내면’이 되었고, 훗날 화가는 그 자연에서 삶의 근원을 찾는다. 결국 자연은 화가 김양수가 추구하는 삶의 요체이자 동체가 된 것이다. 김 화백은 오랫동안 품고 살아온 자연의 풍경들을 자신의 ‘그림’으로 삼았고, 그 그림들이 화가 김양수의 길이 되었다.

자연을 소재로 선적인 한국화를 그려온 김양수의 그림은 오랫동안 글(詩)과 함께했다. 김양수의 그림은 이제 그래야 하는 그림이 됐다. 어느 것이 먼저라고 할 것 없이 그의 그림과 글은 하나의 ‘그림’이다. 은유적이고 함축적인 짧은 시는 김양수의 또 다른 그림이다. 이번 전시의 그림 역시 그림과 글이 하나인 ‘그림’들로, 오랜 시간을 돌아 다시 만난 고향의 자연에서 다시 느끼고 좀 더 깊게 바라본 풍경을 그리고 있다.

김 화백의 시는 언어의 운율적 호흡이 아닌 화폭에 붓질을 놓아가듯 그려지는 문장과 순차적인 구조를 띠고 있다. 이는 화가의 의식에서 세상을 그려내고 시인의 생각에서 세상을 매만지는 김양수만의 화법(畵法)이자 문법(文法)이다. 시와 어우러진 화가의 그림은 자연과 생명의 모든 숨결이 섬세하게 담겨 있다. 이는 ‘보여주는 그림’이 아닌 ‘보고 싶은 그림’을 그리려는 화가로서의 분명한 의식에서 온 것이다. 특히 이번 작품들은 고향으로 돌아가 만든 시와 그림으로 김 화백이 그 동안 지녀온 정체성을 더욱 확실하게 드러낸다.

이렇듯 김 화백의 작품은 단순하게 눈으로 보는 그림을 넘어 소리가 담기고 향기가 스미고 자연의 숨결이 쌓인 사유의 결과물로, 시로 그림을 그리고 그림으로 시를 쓰는 자유로운 형식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자연에서 삶의 근원을 찾아가는 그의 그림은 인간과 인간의 간격이 멀어진 오늘, 그 멀어진 간격 사이에 놓이기에 괜찮은 그림이 아닐까 생각된다.

김양수 화백은 동국대학교 미술학부와 성신여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중국 중앙미술학교에서 벽화를 전공했다. 지금까지 한국, 일본, 중국에서 42회의 개인전과 초대전을 열었다. 2008년 첫 시집 <내 속 뜰에도 상사화가 피고 진다>에서부터 2001년 <고요를 본다> 2015년 <함께 걸어요, 그 꽃길> 2017년 <새벽별에게 꽃을 전하는 마음>에 이어 이번에 <김양수 시선집, 마음길 끝에서 풍경을 보다>를 펴냈다. (061)542-6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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