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봉축사 발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사진>은 불기2564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봉축사를 발표했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봉축사를 통해 코로나19의 창궐은 당연한 모든 것을 변했다이 위험한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세계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불교계는 누구보다 빠르게 선제적인 조치를 단행해 사회적 노력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아가 우리는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불교계의 최대 축제인 연등회를 전격 취소하고 윤달 4월 초파일에 법요식을 봉행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쉽지 않았던 결정들은 부처님의 탄생게에 입각한 모든 불자들의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원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원행 스님은 국민과 불자들에게 부처님처럼 살아가자고 제언했다. 스님은 이 세상은 모두가 하나의 인드라망으로 연결돼 있고 나에 의해 매 순간 새롭게 창조된다, “우리 스스로 부처님처럼 마음 쓰고, 부처님처럼 말하고, 부처님처럼 행동하면 온 세상이 부처님으로 가득한 화엄세계가 성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백만 명의 원력보살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제각각 자기 색깔과 향기로 부처님 법을 꽃피우는 화엄불국토를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봉 축 사

작은 시작이었습니다. 히말라야 기슭의 작은 나라에 한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삼세 부처님들의 원력이 피어나는 천지의 울림이었고, 오래지 않아 룸비니 동산에서 시작된 봄소식은 온 천하를 꽃피웠습니다. ‘괴로운 세상을 평온하게 하리라三界皆苦我當安之.’는 탄생 일성은 뭇 중생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은 매우 특별합니다. 윤달 4월 초파일에 개최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의 창궐은 모두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당연한 모든 것을 변하게 하였습니다. 이 위험한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세계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불교계는 누구보다 빠르게 선제적인 조치를 단행하여 사회적 노력에 동참했습니다.

나아가 우리는 공의를 모은 끝에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불교계의 최대의 축제인 연등회를 전격 취소하고, 윤달 4월 초파일에 법요식을 봉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4월 초파일에서 윤달 4월 초파일까지 스님들은 절에서, 신도는 가정에서 국가와 국민의 안녕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쉽지 않았던 결정들은 부처님의 탄생게에 입각한 모든 불자들의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원력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불교계의 자비 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5천여 명의 스님들은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하기로 했고, 전국의 많은 사찰과 단체가 방역을 위해 애쓰는 의료인들과 보살핌이 필요한 이웃에게 격려와 지원의 손길을 베풀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한국불교의 유전자에 각인된 호국안민護國安民의 정신이 발현된 것입니다.

이미 우리는 날마다 부처님오신날이고, 언제나 자비로운 마음이 꽃피는 세상을 가꾸고 있습니다. 감동스러운 부처님오신날을 열어 주신 종정예하와 사부대중에게 지극한 마음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코로나19의 위기 속에 봉축법요식이 원만히 봉행되는 것은 대통령님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 헌신적인 의료진들과 불편을 기꺼이 감수한 국민들 덕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의 봉축법요식은 온 대한민국이 함께 만들어낸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코로나19를 통해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존재가 온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의상조사께서는 법성게를 통해 하나 속에 모두 있고 모두 속에 하나이며 하나 그대로 전체이고 천지가 그대로 하나이네. 한 미진 속에 온 우주가 담겨있고 미진마다 다 그러하다一中一切多中一 一卽一切多卽一 一微塵中含十方 一切塵中亦如是.’고 설파하셨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또한 그렇습니다.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은 온 우주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 세상은 나와 무관한 객관 세계가 아니라 모두가 하나의 인드라망으로 연결되어 있고 나에 의해 매 순간 새롭게 창조됩니다. 그러니 우리 스스로 부처님처럼 마음 쓰고, 부처님처럼 말하고, 부처님처럼 행동하면 온 세상이 부처님으로 가득한 화엄세계가 성취될 것입니다.

올해 들어 우리 종단은 여러 스님들에게 한국 불교의 내일에 대한 의견을 물었습니다. 놀랍게도, 과거의 빛나는 유산보다도 현대 사회에서 불교가 세상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새롭게 정립하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종도의 뜻을 받들어 종단 집행부가 추진하는 백만원력결집 불사에 더 역량을 집중해야겠습니다. 또 부처님 법을 현대 사회에 회향하는 포교와 복지, 그리고 문화를 전달하는 방법을 정립하고, 그것을 실현할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불사에 함께 힘쓰도록 합시다. 백만 명의 원력보살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제각각 자기 색깔과 향기로 부처님 법을 꽃피우는 화엄불국토를 만들어갑시다.

국민 여러분과 불자님들께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늘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불기 2564530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