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성보박물관 ‘송광사의 필적기행’ 展
2월 6일부터 12월 27일까지

현판·시판·금석문·주련·불화
암막새·청동그릇·동전 등 유물도
〈송광사의 필적기행〉 책 함께 출간

 

전라남도순천군조계산송광사성수전상량문 기판(1903년).

상량문 기판은 고종 연간 한성부판윤, 홍문관제학, 이조판서, 판의금부사, 궁내부특진관을 지낸 이순익(1827~)이 쓰고, 내각 총리대신, 대광보국숭록대부, 법규교정소 총재를 지낸 운용선(尹容善1829~?)이 찬했다.

 

송광사의 가풍과 역사를 담은 필적들이 전시된다. 송광사성보박물관(관장 고경)은 2월 6일(개막식 오전 9시 30분)부터 12월 27일까지 특별전 ‘송광사의 필적기행’을 개최한다.

“성상께서 51세를 맞이한 경사에 마침내 대중들이 삼축(三祝)하는 마음으로 저 화려한 건물을 짓고 성수(聖壽)라고 이름을 지었다. 가까이로는 고운사의 전례를 끌어다 향을 피우고 마음을 재계하며, 멀리는 맥구인(麥邱人)의 정성을 본받아 장수를 바라며 머리를 조아리니, 이는 그 생성함육(生成涵育)이 사사로움이 없는 상천(上天)의 은혜를 입었기 때문에 춤추고 노래하며 백성들과 함께 소원한 것이다.”

위는 송광사 성수전 건립 상량문의 내용 중 일부다. 성수전은 고종황제의 성수망육(51세)을 맞아 임금이 이름을 지어서 편액을 내린 황실기도처였다.

상량문 기판은 고종 연간 한성부판윤, 홍문관제학, 이조판서, 판의금부사, 궁내부특진관을 지낸 이순익(1827~)이 쓰고, 내각 총리대신, 대광보국숭록대부, 법규교정소 총재를 지낸 운용선(尹容善1829~?)이 찬했다.

이번 특별전은 송광사 경내에 걸려있던 현판과 시판, 기판, 주련, 금석문 등을 전시하고 그 내용과 유래 등을 상세히 소개한다.

또한 현재 각 건물에 걸려있는 현판류 등을 제외한 박물관 소장품과 관련된 불화 및 기타 유물도 선보인다.

또한 송광사성보박물관은 이번 전시와 함께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송광사의 현판류와 실제 건물에 걸려 있어도 그 내용을 알기 어려웠던 시판 등에 대한 해제와 번역 등을 담은 〈송광사의 필적기행〉을 출간했다. 이 책은 그동안 어려운 한문이나 초서체로 쓰여진 현판, 시판은 물론 경내 곳곳의 바위에 새겨진 인명(人名)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인문학적으로도 풍부한 자료를 담은 책은 송광사 경내는 물론 산내 암자를 한 번에 돌아볼 수 있는 종합적인 해설서 역할도 한다.

전시는 도입부에 ‘십리 벚꽃 길을 끼고 돌아서’라는 주제로 송광사 산문부터 일주문까지에 남아 있는 현판, 금석문 등을 풍경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이후 ‘그대여 헛되이 고개 돌리어 가지 말라-경내 주요 전각’과 ‘암자로 가는 길-여기 오면 어느 누가 한가한 이 아니 되랴’에서는 우화각, 사천왕문, 대웅보전, 영산전, 설법전, 국사전 등 경내 중심부와 화엄전구역과 부도암, 감로암, 천자암 등 산내 암자의 현판, 주련, 시판과 ‘불조전 53불도’ 등이 공개된다.

전시되는 주요 유물로는 조선 후기의 문관으로 이조참의, 충청도관찰사, 대제학, 이조판서, 좌의정 등을 역임한 연천 홍석주(1744~1842)가 1828년 지은 ‘연천옹유산록(淵泉翁遊山錄)’ 기판, 1938년 염재 송태회가 지은 ‘송광사 내외팔경’ 시판, 1750년 완화 처해(玩華 ?) 스님이 쓴 ‘침계루에서 짓다(근차판상원운謹次板上元韻)’, 1903년 연안 이순익이 쓴 ‘성수전상량문(聖壽殿上樑文)’ 등 현판류와 보물 제1043호 송광사 16국사 진영 중 제1세 보조국사, 보물 제1367호 송광사 응진전 16나한도, 보물 제1914호 천지명양수륙잡문 목판, 보물 제1909호 대방광불화엄경소 목판 등이 전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선 조선 광무 4년(1900)에 다시 쓴 ‘칠전간당론(七殿看堂論)’과 13가지 절목(節目)’ 기판(記板)도 전시된다. 이 ‘칠전간당론’ 기판은 조선후기 선원 청규로 안거기간과 해제는 물론 평상시 사찰에서 지켜야할 예절과 덕목 등을 자세히 밝혀놓은 것으로, 이를 통해 보조국사 이후 당시까지 전해온 송광사의 선풍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실시한 산내암자 보조암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명문 암막새, 청동 그릇, 조선시대 동전 등의 유물도 처음으로 공개된다. (061)75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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