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1일부터 전시품 교체
정토 주제 회화ㆍ경전 등 전시

‘극락에서 강림하는 아미타불ㆍ조선, 비단에 금니’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2020년 1월 21일부터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의 전시품을 교체한다고 밝혔다. ‘청정한 이상향, 정토(淨土)’를 주제로 한 이번 정기교체는 옛 사람들이 그렸던 정토의 모습을 담고 있는 불교회화와 경전, 사경 등의 새로운 유물들을 선보인다.

아미타불이 관음보살, 대세지보살과 함께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을 그린 ‘극락에서 강림하는 아미타불ㆍ조선, 비단에 금니’는 정토의 모습을 표현한 그림으로,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이다. 섬세한 금니로 그려진 아미타삼존의 주위에는 비파, 장고, 소라로 만든 법라(法螺) 등 여러 가지 악기가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듯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청정하고 아름다운 음악소리를 내는 만 가지 악기가 연주되는 극락정토의 공감각적 이미지를 보여준다.

‘부처를 모신 작은 집’은 부처님이 머무는 찬란한 세계를 그리고 있다. 부처님과 두 보살을 중심으로 뒤쪽에는 상서로운 기운을 내뿜는 나무와 누각, 앞에는 네 마리의 새가 앉아있는 연못 전경이 새겨져있다. 원래 전각을 축소시켜 놓은 작은 불당의 형태였을 것으로 추측되는 작품은 부처님이 머무는 공간을 중생들이 어떻게 생각했는지 보여준다.

음악이 있고 부처님이 머무는 정토에서의 즐거움은 단순히 감각적인 것이라기보다는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의 기쁨이 큰 고차원적인 즐거움이다. 석가모니불과 그의 설법이 참된 진리임을 찬탄하는 다보불과 극락정토로 인도하는 아미타불이 그려진 ‘영취산에서 설법하는 석가모니불’은 그 고차원적인 즐거움의 세계를 보여준다.

많은 대중이 원하는 아미타불의 극락정토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사람들의 공통적인 바람이기도 하다. 일본 ‘왕생자를 맞이하는 아미타불’은 극락에서 태어날 사람(왕생자)을 맞이하기 위해 아미타불이 여러 보살을 이끌고 강림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죽은 영혼이 극락에 가기를 기원하는 의식용 불화 ‘감로를 베풀어 아귀를 구함’은 아귀도에 떨어진 영혼들을 구제하기 위해 의식을 베푸는 장면을 담고 있다. 배고픔과 목마름에 시달리는 영혼을 상징하는 아귀와 영혼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불보살들이 함께 등장한다. 그림의 뒷면에는 주문과 진언이 적혀있다. 이를 통해 조선시대에는 불화에 고대인도 문자인 범자나 진언을 적어서 대상에게 생명력을 부여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미타불의 공덕과 극락정토의 장엄함을 설명한 ‘정토신앙의 근본이 되는 경전’, 극락으로 안내하는 아미타불과 인로왕번을 그린 ‘극락으로 인도하는 배’, 극락왕생을 바라며 왕실 기도처에 봉안한 ‘지장삼존도’, ‘가족의 명복을 발원한 ’화엄경 사경‘ 등 23점을 선보인다. 아름다운 정토의 전경과 정토로 인도해주는 불보살의 모습은 청정한 이상향을 원한 대중의 마음을 잘 보여준다.

정토를 꿈꾸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정토는 우리가 바라는 모든 것을 갖추었으면서도 집착이 없어서 행복한 이상향이다. 이번에 새롭게 교체되는 전시품을 통해 번뇌와 집착 없이 즐거움만 가득한 정토에 잠시 머물러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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