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국민행복실천운동본부 상임대표 정각 스님

버려지는 아기 위한 보호 시스템 운영
생명 보호 필요, 방생 의미 돌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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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국민행복실천운동본부 이사장 정각 스님이 방생의 참된 의미를 돌아보고 생명 보호에 앞장서길 기원하며 특별기고문을 보내왔다.

()국민행복실천운동본부는 버려지는 영·유아의 생명을 보호하고 사회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 4행복드림센터를 개소하고 사회 전반에 생명보호를 위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각 스님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포괄적 차원의 환경문제로 접근하기보다는 생명을 살리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해야 하며, 생명을 살리는 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간방생은 방생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자 하는 많은 불자들이 공감하는 서원이기도 하다. 인간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진정한 방생이며, 인간의 인권과 행복권을 보장해 주는 과정이 방생이 나아가야할 방향이다고 말했다.

정각 스님은 망월사 춘성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강원도 춘성 수양사 주지, 법무부 춘천 교도소에서 지도 법사로 활동했다. 이후 부산 미룡사를 불사하고 부산구치소 및 교도소에서 교화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일붕 서경보 스님의 수법 제자로 일붕 서경보 스님 전국 문도회 수석부회장, 재단법인 일붕선교종 창종 초대 총무원장을 역임했다. 부산인권센터 공동대표, 정의사회구현 부산시민협의회 상임공동대표, 부산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상임대표, 한국불교장례문화연구원 원장, 불교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 부산종교인평화회의 공동 대표 등을 맡아 시민운동을 이어갔다.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조계종 총무원장 표창, 법화종 종정 표창, 법무부 장관 표창, 농수산부 장관 표창, 내무부장관 표창, 경찰청장 표창, 국민훈장 석류장 수상 등 100여 회 수상했다. 현재 사단법인 국민행복실천운동본부를 발족하고 국민행복포럼, ·유아 유기 예방을 위한 세미나 및 간담회를 개최하고 생명보호를 위한 사회 전반 시스템 개선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래는 기고문 전문이다.

진정한 인간방생의 길

2019613일 경북구미의 한 원룸에서 탯줄이 달린 신생아가 쓰레기더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19711일에는 밀양 농가 쓰레기 더미 속에서 온몸에 벌레와 모기 물린 자국이 가득한 상태로 신생아가 버려졌다. 2018년 부산에서는 영아시신 2구가 원룸 냉장고에서 발견되는 사건도 있었다.

만약 경북구미에서 경남 밀양에서 그리고 부산에서 아기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졌다면 우리는 어떻게 했어야 할까. 대부분의 불자들은 어떠한 일보다 먼저 생명을 살리기 위한 행동을 해야 한다고 답할 것이다.

한해 부모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버려지는 소중한 생명은 평균적으로 200명이 넘는다. 우리는 이와 같은 현실에서 아기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어떠한 논의를 하고 있고 구체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가.

사회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할 때 마다 안타까움과 비난의 여론을 조성하지만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과 실천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소중한 생명이 지켜지지 못한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된다.

그나마 다른 종교기관에서는 아기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사람의 생명과 인권의 소중함에 대한 철학과 가르침이 불교가 여타 종교에 비해 부족한가.

그렇지 않다. 이제 세상에 태어난 그리고 태어날 아기의 생명과 행복에 불교계의 뜻과 행동이 모여야 한다. 지금 우리가 어떠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내일 혹은 모레 또 안타까운 소식을 들을 지도 모른다.

방생은 생명을 살리며 공덕을 쌓고자 하는 불교 고유의 정신이자 문화다. 최근의 방생문화는 포획되거나 구호된 동물을 풀어주는 것에서 이들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자리이타형 방생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채식 방생, 식물 방생, 생태 방생 등이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생명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포괄적 차원의 환경문제로 접근하기보다는 생명을 살리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해야 하며, 생명을 살리는 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인간방생은 방생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자 하는 많은 불자들이 공감하는 서원이기도 하다. 인간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진정한 방생이며, 인간의 인권과 행복권을 보장해 주는 과정이 방생이 나아가야할 방향이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6조에는 모든 아동이 고유의 생명권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며, 가능한 최대한 아동의 생존과 발달을 보장해야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아기의 생명을 살리는 문제는 단순히 아기의 생명보호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아기가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불교가 가야할 인간방생의 길은 부모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아기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또한 좋은 인연을 통해 아이들의 인권과 행복권이 보장 될 수 있는 제2의 인생의 기회를 주는 것일 수도 있다.

제 인생의 대부분의 여정은 국민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었다. 52년간 교도소와 구치소에서 교정 교화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마지막사형수의 사형집행과정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다.

부산인권센터, 무료법률사무소, 자비의 전화 등 인권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는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한사람 한사람의 인권이 보호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지금은 이모든 과정과 노력이 결국은 국민을 행복하게하기 위한 길이라는 것을 깨닫고 구체적인 노력과 실천을 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노력과 행동의 근간은 인간방생의 실천이라고 자신한다.

현실 세계에는 도움을 바라는 안타까운 생명들이 너무나도 많다. 특히 부모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아기들은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어떤 아기는 태어나는 것 자체로 축복과 사랑을 받지만, 어떤 아기는 태어나는 것이 절망과 고통의 씨앗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단순히 아기의 운명이라고 생각하면 될까? 그리고 모든 과정의 책임은 아기를 잉태한 부모에게만 있을까? 불교계는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까?

20199월 경북 의성에서 걸려온 전화다. 방금 홀로 화장실에서 힘겹게 새 생명의 탯줄을 자른 어머니의 전화였다. 임산한 기간 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홀로 힘든 시간을 견뎌야 했던 어머니는 직접 운전해 아기와 함께 홍법사 행복드림센터로 찾아오겠다고 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아기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과 어머니의 심리적 안정이라고 판단하였고 경북 의성 근처로 직접 어머니를 만나로 갔다. 결과적으로 아기가 안전하게 병원에서 보호 받고 어머니가 출생 신고를 통해 제도권 내에서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아기의 생명을 살리는 문제는 책임과, 권한, 권역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러나 사회는 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은 다른 듯 하다. 아기가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시설의 부족, 출생신고를 통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는데 필요한 까다로운 행정절차, 이 문제를 바라보는 행정기관의 입장 등 부딪히고 해결해야 되는 문제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생명을 살리기 위한 노력과 행동을 직접 하지 않으면 문제의 정확한 본질을 알 수 없으며,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찾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부처님과의 인연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인생의 선물이었다. 새로운 생명이 온전하게 생명의 존귀함 자체로 인정받고 부처님과 인연이 닿을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하는 것보다 중요한 문제가 있을까. 많은 새로운 생명이 아무런 선택의 기회조차 없이 세상의 냉혹한 현실에서 우리가 행동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 1020일은 한국불교의 뜻이 모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제 우리의 뜻이 인간방생의 참된 정신으로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고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져야 할 때이다.

세상의 삼라만상이 곧 한사람의 생명의 불꽃임을 되새기며 이 글을 갈음한다.

정각 스님/ ()국민행복실천운동본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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