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원력 결집불사는 말 그대로 한 명이 아닌 절대 다수의 원력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대작불사를 위한 길에는 수많은 사부대중이 동참하고 있다. 평생 모은 돈을 불사기금으로 기탁한 익명의 노스님부터 3대에 걸쳐 불심을 닦는 가족, 기초생활수급자이면서도 매월 3000원의 보시를 이어가는 할머니까지. 무엇보다 값진 개인의 원력이 모두의 원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백만원력 결집을 위해 발로 뛰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봤다. 누군가는 소박하게, 또 다른 누군가는 사활을 걸 정도로 백만원력을 생각하는 마음은 각각 다르지만, 이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바로 공심(公心)’이다.

백만원력 결집불사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백만원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백만이 아니라 모든 종도가 힘을 쏟아야 할 원력이라고 생각했죠. 액수보다 마음을 내는 일이기에 정성만 모인다면 그 어떤 불사라도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울산 무룡사 주지 법본 스님은 최근 주지소임을 내려놓으면서 그간 신도들과 함께 모은 10여개의 저금통을 백만원력 기금으로 기탁했다. 사세도 크지 않은 산골사찰 무룡사가 백만원력 결집불사에 동참하게 된 배경은 조계종뿐만 아닌 한국불교의 앞날을 걱정하는 공심이었다.

무룡사는 작은 절이지만, 신도들의 기도공간이자 신행공간입니다. 이렇게 작은 절이라도 내가 활동하는 곳이라는 마음에 더 아름답게 가꾸게 되겠죠. 그런데 먼 미래를 봤을 때 전 종도가 자랑스럽고 긍지를 느낄 수 있는 결집된 힘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집에 있는 동전이라도 갖고 오라고 부탁했죠.”

법본 스님은 신도들에게 백만원력 결집불사가 마음을 내는 일이기에 굳이 액수에 연연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형편이 어려운 이는 10원을 낼 수 있고, 여유 있는 이는 1000원을 낼 수 있는 것이라며 정성이 끊이지 않는 데만 신경 쓰라고 말이다.

무룡사에서 보낸 저금통 총액을 따져보면 분명 큰돈은 안 될 겁니다. 그래도 그것은 무룡사 대중의 마음을 전부 모은 것이기에 가치가 큽니다. 무룡사뿐만 아니라 모든 사찰이 그렇게 마음을 모은다면 불교가 아니라 세상을 바꿀 힘이 생기겠죠.”

지난해가 군승파송 50주년이었고, 제 군생활이 30년째입니다. 앞서 선배들이 군법당 불사에 평생을 매진해온 덕에 후배들은 더 나은 환경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선배들이 먼저 나서 백만원력을 결집해야 불사의 참된 의미를 후배들도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정우 군승법사는 현재 불교군종장교 중 최선임이다. 그는 백만원력 결집불사 선포 이후 고참군승들을 모아 후배들에게 불사 동참을 권유하도록 이끈 화주이기도 하다. 그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백만원력을 결집한 이유는 간단하다. 꾸준히 이뤄진 군법당 환경개선으로 불사의 중요성을 느끼기 어려운 초임장교들에게 왜 불사에 나서야 하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려주기 위해서다.

과거 법당을 짓기 위해 힘을 쏟았던 것은 이제 완료단계라고 봅니다. 앞으로는 포교에 대한 전략을 세우고, 새로운 50년을 위해 전환해야 하는 것이죠. 종단이 펼쳐준 백만원력이라는 장을 활용해 기도와 신심으로 다져진 군불자를 키워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이정우 군승법사는 각 군법당이 신행을 고취하며 모금에 나설 것을 권유하고, 개인적으로는 루게릭병 환자들을 돕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와 비슷한 릴레이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백만원력 결집은 모연만이 아니라 신행과 함께 가야 합니다. 그리고 불자들의 보시를 받기 위해서는 승가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하죠. 군법당차원에서라도 백만원력을 결집하기 위해 선배들이 선도적으로 나서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활동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인터뷰를 하려니 조금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백만원력 결집불사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모든 포교사들과 함께 나부터, 그리고 가족으로, 주변 이웃까지 동참을 이끌어내려 홍보하고 있습니다.”

전호균 포교사단 서울지역단 수석부단장은 포교사로 활동한지 10여 년 된 베테랑 포교사다. 오래 전부터 서울지역단 군포교팀에서 활동하며 불자장병들의 신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런 그가 백만원력 결집불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된 계기는 바로 계룡대 3군본부 영외법당 건립이라는 과제 때문이다.

저의 포교사 활동 대부분을 군포교로 보냈기 때문에 무엇보다 계룡대 영외법당에 눈길이 갔습니다. 그곳이 초임장교와 장병들이 신행활동하기 얼마나 어려운 여건인지 잘 알기 때문이죠. 이웃종교에 비해 청년층이 빈약한 한국불교의 미래가 군포교에 있다고 생각해 결집불사에 동참했습니다.”

전호균 포교사가 활동하는 포교사단 서울지역단은 매월 각 팀장들의 회의에서 백만원력 결집불사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노력한다. 우선적으로 포교사들이 직접 모연에 동참한 뒤 온라인 홍보와 저금통 배포, 교육 등을 전개하고 있다. 연말에는 앞서 배포한 저금통을 회수해 일괄적으로 종단에 전달할 계획이다.

서울지역단뿐만 아니라 전국에 포교사가 약 5000명입니다. 포교사단 차원에서 먼저 참여하고 가족과 친지들, 그리고 포교현장에서 만나는 이들에게 백만원력 결집불사를 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제 목표는 백만원력 결집불사 정기후원자를 5000명 모아보는 겁니다. 제가 주위 사람들을 만나서 백만원력 결집불사의 취지를 자세하게 설명하니 대부분 동참했습니다. 결집불사가 누구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불자를 위한 일이기에 가능한 거겠죠.”

김창애 태하여행사 대표는 이미 백만원력 결집불사의 500명 동참을 이끌어냈을 정도로 불심 깊은 불자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 보인 스님과의 30년 인연 덕분에 백만원력 결집불사를 알게 된 김 대표는 마애불을 세우고, 불교요양병원을 짓는 등 종단이 세운 과제에 깊이 공감했다.

경주 남산 열암곡의 마애부처님은 우리나라의 문화이고, 요양병원을 짓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다가야 한국사찰과 계룡대 영외법당도 마찬가지고요. 중요성을 느끼고 나니 제 원력을 바치고 싶었습니다. 후손들을 위해 우리가 지금 당연히 해야 할 의무 아닐까요?”

김 대표는 매일 아침 화엄경금강경등 경전을 독송하면서 향후 가진 것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고 죽겠다는 뜻깊은 원력으로 살아간다. 많은 스님들을 만나며 항상 베풀라는 가르침을 들어온 그는 지금도 매일 발구모양 저금통에 동전을 모으고, 주위 사람들에게 백만원력 동참을 권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 건강에 문제가 생겨 백만원력 결집불사 홍보를 예전만큼 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건강을 회복하고, 결집불사의 회향을 조금이라도 앞당기기 위해 다시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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