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0:52 (수)

근본불교 정신 되찾는 힘 ‘願力’

[Prologue] 백만원력이 필요한 이유

출가자 감소·탈종교화 직면
교세 위축 등 우려 커지지만
정작 근본에 대한 고민 적어

위기에 빠진 오늘날 한국불교
어떠한 원력으로 살아가는가
이제는 모두가 원력 모을 때

원력(願力)은 범부가 부처의 길을 걷게 하는 근본적인 힘이다. 그 어떤 부처와 보살도 원력 없이 정각을 이룬 이는 없다. 아미타불이 부처가 되기 전 법장비구로서 극락정토 구현을 위해 세운 48대원은 불자들도 잘 아는 이야기다. 약사여래의 12대원, 보현보살의 10대원 모두 오로지 성불을 위해 나아가는 힘찬 발걸음이다.

원력은 분명 세우기도 힘들고, 실천하기도 어렵다. 그렇기에 원력인 것이다. 원력이 번뇌처럼 들쑥날쑥 한 것이었다면 원력이라 불리지도, 수승한 것이라 평가하지도 않았을 테니 말이다. 불도를 닦는 보살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원을 세워야 하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힘을 내야 한다.

2019년 오늘날의 한국불교는 어떠한가. 우리는 어떠한 원력으로 삶을 살아가는가. 또 원력을 이루기 위해 무슨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한번쯤 되돌아볼 때가 됐다. 우리는 부처님께서 설하신 만고불변의 진리를 이해하고 실천하며 살아가는가.

오늘날 한국불교는 인구감소와 탈종교화로 인한 종교의 위상 약화, 출가자 감소에 따른 어두운 미래, 고령화와 교세의 축소 등 어쩌면 근본불교와는 조금 거리가 먼 현상을 걱정하는 데 매몰돼 있다. 물론 불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문제를 걱정하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남의 일로 치부하거나 방관해서는 안 될 일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선행해야 하는 건 꾸준한 신행과 수행, 바로 근본불교의 정신을 되찾는 일이다. 이는 종교의 위기인 시대, 한국불교가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다. 그 시작은 바로 불자 개개인의 원력이다. 지금 원력을 다지지 않으면 더 이상 한국불교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은 다시 한 번 불교중흥을 위해 백만원력 결집불사를 선언했다. ·재가자 모두가 한마음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새기고, 부처님처럼 정진하고, 부처님의 마음을 갖기 위한 신행운동이다. 그리고 이 신행운동은 육바라밀의 제일 실천덕목인 보시로 이어져, 누구의 도움 없이 우리의 손으로 미래불교를 만드는 데 의의가 있다.

백만원력 결집불사는 찬란한 미래불교를 향한 실천 목표와 계획을 세운 것으로, 우리는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할 것이다. 첫째는 대승불교를 통한 불국토 건설을 위해 모두가 대승보살의 원력을 세우는 일이다. 가장 먼저 이웃과 세상을 위한 발원문을 매일 읽고 대승발원 기도를 올린다. 또한 스님은 물론이고 불자들도 매월 포살에 참여해 원력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정진한다.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사무총장 일감 스님.

둘째는 기도와 더불어 원력을 실천하기 위해 적당량의 보시금을 매일 스스로 적립한다. 100원이라도 좋다. 내 손으로, 불자들의 손으로 미래불교를 그리는 일은 돈보다도 끊이지 않는 정성이 중요하다. 그리고 보시의 생활화를 통해 종단 목적불사에 동참한다. 경주 남산에 누워계시는 마애부처님을 일으켜 세우는 불사부터 인도성지 부다가야에 한국순례자들을 위한 사찰 건립, 군포교를 위한 계룡대 3군본부 영외법당 건립, 스님과 불자들의 노후를 위한 불교요양병원 건립까지. 불자의 자긍심을 높이고, 원활한 수행을 바탕으로 한국불교의 세계화에 기여하자.

이 모든 시작은 역시나 원력이다. 아무리 거창한 계획도, 밝은 미래상도 원력 없이는 한낱 꿈일 뿐이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불자가 한국불교의 오늘이고 곧 내일임을 깊이 자각하자. 이 시대 불자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과 사명감을 바탕으로 한 하나의 원력이 백만으로 퍼질 때 대승보살의 원력은 반드시 성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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