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특집다큐 ‘매혹의 실크로드’
4부작 방영, 9월 20일 첫 방송
작곡가 원일 등 예술가 3인 참여
경주 황룡사지서 공연으로 회향

실크로드 속의 예술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가 방영된다. KBS1은 9월 20일부터 10월 3일까지 특집 다큐 4부작 ‘매혹의 실크로드(연출ㆍ김무관 김정희)’를 방영한다.

4편 ‘바람의 길’에서 작곡가 원일과 무용가 차진엽이 실크로드에서 받은 영감으로 만들어낸 음악과 무용을 경주 황룡사지에서 공연한다.

‘매혹의 실크로드’는 한국의 예술가 3명이 경주를 출발해 중국, 중앙아시아, 인도 이란까지 실크로드 곳곳을 찾아 춤과 음악, 기예 등 무형문화유산을 직접 체험하는 실크로드 예술기행 다큐멘터리다. 이번 기행은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찾고, 실크로드를 현재 관점에서 재해석하기 위한 것이다. 여행에 참여한 예술가 3인은 실크로드에서 받은 예술적 영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경주 황룡사지에서 공연한다. 여정에 참여한 3인의 예술가는 무용가 차진엽, 작곡가 원일, 일러스트레이터 밥장이다.

9월 20일 오후 10시에 방영되는 1편 ‘길 위의 몸짓(50분)’은 무용가 차진엽이 바라본 실크로드다.
통일신라의 대문장가 최치원은 <향악잡영오수(鄕樂雜詠五首)>에서 당시 저잣거리에서 유행한 다섯 가지 놀이를 소개한다. 그런데 최치원의 문장들 속에 등장하는 것들은 ‘우리 것’들과는 그 모습이 무척 다르다. 눈이 쑤욱 들어가고 코가 높은 낯선 생김새의 가면을 썼는가 하면, 당시 신라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사자의 꾸밈을 하고 있는 것 등이 그것이다. 그것들은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실크로드에 답이 있다. 무용가 차진엽은 길 위에서 세계적인 무용가들을 만나고, 전통을 간직한 춤을 전승하고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춤춘다.

△9월 27일 오후 10시에 방영되는 2편 ‘길 위의 소리(50분)’는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원일이 바라본 실크로드다.
고대의 음악은 악보가 남아 있지 않다. 공연 모습을 묘사한 유물, 바래진 그림 속 악기들로 당시 음악가들의 교류 흔적을 더듬어 갈 뿐이다. 신장 위구르자치구 쿠처는 화려한 불교문화를 꽃피우며 독자적인 음악과 춤을 발전시킨 구자국이 전성기를 누린 곳으로 ‘실크로드 음악의 보고’로 불린다. 완함, 5현 비파, 피리, 요고, 등이 키질석굴에 벽화로 남아있다. 이란과 인도에서는 여전히 전통음악이 대중적이고 인기도 높다. 전통음악을 현대적 감각으로 향유하는 위대한 음악가들이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고 있다. 작곡가이자 연주자인 원일은 실크로드에서 우리의 음악을 생각했다. 오늘날 우리의 음악 속에서는 불교음악을 비롯한 우리의 전통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오랫동안 화엄음악제를 이끌기로 했던 작곡가 원일은 실크로드 곳곳에서 만난 길 위의 음악가들로부터 새로운 영감을 얻는다.

△9월 29일 오후 10시 35분에 방영되는 3편 ‘길 위의 재주(50분)’는 일러스트레이터 밥장이 바라본 실크로드다.
고대 신라에 마술이 있었다. “고도의 기술이 결합된 놀이는 마치 마술과 같다” 다양한 연희 장면을 기록한 일본의 고서 <신서고악도>에는 신라의 연희 장면 ‘입호무’를 인상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고대의 기예는 잡기 또는 산악백희로 불렸는데, 오늘날 서커스의 형태로 전승되고 있다. 중국 최고의 잡기예술 교육기관으로 꼽히는 하북성 오교잡기예술학교에는 실크로드를 누비던 재주꾼들의 끼를 잇는 어린 기예인들이 있다. 마치 사진을 찍듯 그려낸 고대의 그림들은 마술과 같은 고대 기예를 사실인 듯 환상인 듯 증명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밥장이 길 위의 재주꾼들을 화려하게 되살려낸다.

△10월 3일 낮 12시 10분에 방영되는 4편 ‘바람의 길(50분)’에서는 작곡가 원일과 무용가 차진엽이 실크로드 여행에서 받은 새로운 영감으로 만들어낸 음악 (‘바람의 길’)과 무용을 경주 황룡사지에서 선보인다.
동ㆍ서양의 문물이 오고간 실크로드가 중국에서 끝나는 것으로 대부분 알고 있지만 그 길은 신라의 서라벌까지 이어졌다. 아니 서라벌에서 시작됐다. 한반도에 존재하는 많은 유물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오늘의 한국을 살아가는 음악가와 무용가는 기나긴 실크로드 여정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그들은 그 영감으로 만든 음악과 무용을 경주 황룡사지에서 펼친다. 신라의 화려했던 문화를 상징하는 황룡사지는 지금 주춧돌만 남아 있는 아쉬운 실크로드이지만 무한한 상상력을 펼치게 하는 공간이다. 다시 신라의 음악과 무용이 실크로드를 출발한다. 실크로드는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 지속될 것이 분명한 ‘매혹의 길’이다.

1편 길 위의 몸짓
920() 10/ KBS 1TV(50)

2편 길 위의 소리
927() 10/ KBS 1TV(50)

3편 길 위의 재주
929() 1035/ KBS 1TV(50)

4편 바람의 길
103() 1210/ KBS1 TV(50)

키질 석굴 벽화에 그려진 구자국 악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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