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 ‘절집의 어떤 하루’ 展
5월 31일부터 8월 4일까지 기획전시실
〈바보동자〉 그림동화 원작으로 전시스토리 재구성

 

정윤경 作, 승방 동자.

 

동화와 유물로 절집의 하루를 보여주는 전시가 열린다.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이하 회암사지박물관)은 5월 31일부터 8월 4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절집의 어떤 하루’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회암사지(사적 제128호)의 생활문화에 대해 알아보는 내용으로, 회암사지박물관이 지난해 4월에 열었던 ‘대가람의 뒷간’ 전에 이은 전시다.

이번 전시의 특색은 종교와 연령대를 넘어 많은 계층과 공감하기 위해 사찰에서의 생활을 담은 동화 〈바보동자-정찬주 作, 정윤경 그림, 어린이작가정신, 2017〉 원작의 그림을 변형하여 관련 유물 100여 건과 함께 전시함으로써, 사찰의 생활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절집은 생활공간으로서의 절을 의미하는 단어로, 조선전기의 거대한 왕실사찰이었던 회암사는 최대 3천여 명이 머물렀다고 알려진 만큼 그 규모와 사세가 대단했다. 현재 회암사 터에 남아있는 맷돌, 우물, 해우소 터, 온돌 유구 등을 바라보면 그 규모가 결코 허구가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랜 세월 땅 속에 묻혀있었기 때문에 전각은 물론 많은 유물 중에서도 옛 회암사의 생활상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아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현재 유물은 주로 기와와 도자기에 거의 한정되어있으므로 그 많은 사람들이 생활한 생활양식에 대해 아는 것은 쉽지 않다. 이번 전시는 회암사를 무대로 한 가상의 하루를 이야기로 설정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머물렀을 대가람의 하루를 통해 절집의 일상을 이해하고 그 일상을 채우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수백 년 전 회암사의 생활상을 짐작해 본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됐다.

△제1부는 ‘절집의 일상’이다. 동자는 이른 새벽부터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는 일과가 고되기도 하지만, 절에 중요한 손님이 온다는 기대감에 동자는 법당으로 향한다. 불전사물의 울림을 들으면서 부처님께 아침예불을 올리고 나서 동자는 하루의 일을 시작한다.

△제2부는 ‘절집의 노동’이다.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백장청규〉)는 말처럼,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모두 절 안팎을 청소하기 시작하고, 동자도 뒷간 청소에 나선다. 뒷간은 청소할 때는 힘이 들지만, 농사의 기본인 거름을 생산하는 즐거운 일이다. 농사, 청소, 음식준비 등 여러 노동으로 부산하게 돌아가는 절집의 광경을 살펴보고, 동자는 든든하게 공양을 마친다.

△제3부는 ‘절집의 손님’이다. 임금님이 절집을 방문하는 날이라 모든 경내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큰 스님들은 평소보다 위풍당당하게 의복을 갖추고, 여러 사람들이 곳곳에서 손님맞이에 한창이라 경내는 즐거운 광경으로 가득하다. 동자는 여기저기 즐겁게 둘러보다가 먼발치에서 임금님의 행차까지 눈에 담고, 특별했던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며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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