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연합신도회 출범에 부산불교신도회 ‘보이콧’
부산불교신도회·연합신도회
아우를 총연합신도회 꾸렸지만
부산신도회, 절차에 문제제기
“논의과정서 배제돼 무시당해”
두 단체 모두 화합에는 공감해
절차 조율 뒤따르면 통합 가능
부산불교를 대표하는 신도회가 둘로 나뉜 지 10년 만에 이를 아우를 통합조직이 구성됐지만 한쪽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평가를 받게 됐다. 화합이라는 명분에는 서로 공감하지만 절차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는 7월 12일 부산 롯데호텔 3층 크리스탈볼룸에서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 회장 및 금정총림범어사 신도회장 취임식’을 봉행했다. 행사에는 부산불교연합회장 경선 스님, 박원순 서울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박대성 前부산불교연합회 신도회장 등 각계 대표 단체와 사부대중 2000여 명이 동참했다. 하지만 화합을 위한 핵심단체인 부산불교신도회가 불참하면서 그 의미가 바랬다.
애당초 이 행사는 현재 둘로 갈라진 ‘부산불교신도회’와 ‘부산불교연합신도회’의 통합을 위해 추진됐다. 본래 부산불교를 대표하는 재가단체는 1967년 5월 창립된 부산불교신도회였으나 2008년 11월 부산불교연합신도회가 새롭게 출범하면서 양분된 형태를 유지해왔다. 당시 부산불교연합신도회는 부산불교계 대화주였던 故하도명화 보살이 부산불교신도회에 기부한 해운대구 소재 토지 기금 사용처에 대한 부 적절성을 제기했으며, 이는 연합회 출범의 원인이 됐다.
이로부터 약 10년간 양 단체의 통합은 이뤄지지 않은 채 갈등만 지속됐다. 이에 부산불교연합회장 경선 스님(범어사 주지)이 화합을 위해 힘을 쏟으며, 양 단체가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뭉치길 서원했다. 다행히 양 단체가 화합의 뜻에 공감하며 함께할 것을 다짐했으나 출범식을 앞두고 서로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며 무산됐다.
이와 관련해 부산불교신도회는 총연합회 출범식 전인 6월 28일 부산불교연합신도회에 내용증명을 발송, 합의점을 찾지 못했음을 알렸다. 내용증명에서 부산불교신도회는 “통합을 위해선 주요 회담을 준비하는 양측 실무기구가 조직되고, 구체적인 협의과정을 거쳐 일을 성사시켜야하지만 본회는 어떤 과정도 통보받지 못했다”며 “상대 의사를 무시한 일방적인 통합 추진은 사실을 호도하고 기만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공병수 부산불교신도회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통합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회원들이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통합에 앞장섰다”며 “하지만 우리 단체는 재단법인으로 통합하려면 논의가 필요하고 절차도 까다롭다. 의사 논의 없이 일방적인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우리 단체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새로운 운영진 조직도 의논하지 않고, 우리 측 회원 1명만 명단에 포함시켰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 같은 부산불교신도회의 불참으로 통합은 무산됐지만 경선 스님은 향후 의견 조율을 통해 완전한 화합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부산불교신도회도 이날 총연합회장으로 취임한 박수관 회장에 대해서는 자격을 인정하고 있어 희망의 불씨는 남아있다.
경선 스님은 “지난 2년간 두 단체의 통합을 위해 공을 들이고 노력했다. 오늘 행사 전에도 함께 의논하며 모두 통합에는 합의한 상황”이라며 “무슨 일이든 잡음이 있기 마련이지만 결국에는 대통합을 이룰 것이고, 오늘은 이를 위한 출발이다. 조율이 필요한 것은 차차 풀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수관 부산불교총연합회 회장은 “부산 재가 불자회를 통합하여 부산불교총연합회로 새롭게 출발했다”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불교가 우리 사회에 올바르게 정착되고 불교 중흥을 이루기 위해선 화합과 통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화합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