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지 석탑 수리 완료… 온전한 모습 찾다
미륵사지 석탑 수리 완료… 온전한 모습 찾다
  • 익산=신성민 기자
  • 승인 2018.06.2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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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재연구소, 6월 20일 현장 공개… 20년 걸친 수리 마무리
새롭게 보수, 수리된 익산 미륵사지 석탑 동북측의 모습. 사진= 박재완 기자
새롭게 보수, 수리된 익산 미륵사지 석탑 동북측의 모습. 사진= 박재완 기자

일제강점기 최악의 문화재 수리 피해 사례인 익산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의 수리와 복원이 20년의 세월 끝에 완료됐다. 흉물스럽게 발라져 있던 남동측 콘크리트는 전부 사라졌고, 현존하는 기록에 근거해 온건한 모습을 되찾게 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종덕)는 6월 20일 익산 미륵사지 현장에서 지난 20년간의 작업 끝에 최근 수리를 마친 미륵사지 석탑의 모습과 조사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익산 미륵사지 석탑 해체 보수는 1998년 전라북도의 구조안전진단 결과 콘크리트가 노후화되고,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는 판단에 따라 1999년 문화재위원회에서 결정된 사안이다. 이후 2001년부터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전라북도와 함께 석탑의 본격적인 해체조사와 함께 다양한 분야의 학술·기술 조사연구, 구조보강, 보존처리 등을 시행했다.

20년 간 들어간 사업비만 총 230억 원이 투입된 미륵사지 석탑 수리·복원은 단일 문화재로는 최장기간 동안 체계적인 수리를 진행한 사례이다.

 

해체 보수 전에 미륵사지 석탑 서남측과 보수 이후의 모습.
해체 보수 전에 미륵사지 석탑 서남측과 보수 이후의 모습.

1998년 구조 진단 후 해체 결정해
흉물 콘크리트 3년 걸쳐 전부 제거
3D 스캐닝을 통해 형상 정보 확보

기존 부재 81% 활용… 보강작업도
新부재, 동질 원석들 모두 수작업
복원 형태는 부분 복원으로 결정
추정 복원 지양·부재 하중 고려

7~12월까지 주변 정비 진행 이후
내년 3월 12일 최종 준공식 예정

185t의 흉물 콘크리트를 걷다
목탑 형식을 차용해 석탑을 조성했던 백제 불교 건축의 우수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미륵사지 석탑은 크기가 25m로 추정될 정도로 웅대하다. 석탑 수리·복원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사업 진행이 들어간 2002년부터 가장 오래된 시간이 걸린 작업 중 하나는 석탑의 해체였다.

열화된 것으로 파악됐던 콘크리트는 내부는 아직 단단한 조직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를 일일이 정을 이용해서 깨고 걷어냈다. 잔존하는 콘크리트들은 치과 스케일링 기계를 이용해서 제거했다. 콘크리트 해체에만 3년의 시간이 걸렸고, 제거한 콘크리트 양만 185t에 이른다.

콘크리트를 제거한 이후에는 3D스캐닝을 통한 해체 전후 부재별 형상 정보를 확보하고 석탑의 상태 진단과 구조 해석이 이뤄졌다.

해체 작업이 이뤄지면서 한국 발굴사를 다시 쓸 만한 발굴도 이뤄졌다. 2009년 1월 14일 금동 사리호, 금제 봉영기 등 약 1만여 점의 사리 장엄 유물이 출토된 것이다. 이를 통해 미륵사 창건 배경 및 발원자, 석탑 건립 시기 등이 확인됐다.

새롭게 해체 보수된 익산 미륵사지 석탑 서측 모습. 사진= 박재완 기자
새롭게 해체 보수된 익산 미륵사지 석탑 서측 모습. 사진= 박재완 기자

추정 복원 아닌 역사성 기반 복원
석탑 해체 작업이 완료되고 이후에는 어떻게 석탑을 보수정비 방향의 문제가 남았다. 당시에는 해체 전 형태 유지부터 부분·완전·라임스톤 활용·두랄미늄 활용 등 다양한 복원안이 제기됐다. 전문가들과의 논의 끝에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기존 부재를 최대한 활용해 6층까지 되살리는 ‘부분 복원’을 선택했다.

이에 대해 배병선 미륵사지석탑보수사업단장은 “현재 남아 있는 부재가 7층 이상은 존재하지 않고, 최종으로 남은 기록 사진도 6층까지 확인된다”면서 “보수정비 방향 중 하나가 ‘추정 복원 지양’이었다. 남아있는 상태로 수리함으로써 역사성을 그대로 보존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전통에 현대 기술을 더하다
해체한 부재들을 사용하기 위한 작업도 이뤄졌다. 해체 부재를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균열 등이 훼손이 심했기 때문이다.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기존 부재는 47%에 불과했다.

이에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부재 보전처리와 보강을 위한 기술들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풍화도에 따른 금속보강방법’ 등 5건이 기술특허를 받기도 했다. 이 같은 현대 기술의 노력으로 보수된 석탑은 기존 부재를 81% 활용해서 새로 쌓아 올려 활용도가 대폭 늘리는 성과를 보였다.    

실제 보수된 석탑을 살펴보면 기존 부재와 신 부재가 조율을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기존 부재를 성형하고 티타늄 소재의 보강재를 박아넣고 신 부재와 에폭시로 접합한 것부터 균열부를 충천하는 새로운 기술들이 적용됐다.

김현용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원래의 부재를 최대한 재사용해 석탑의 역사성을 확보하고 과학적 연구를 통해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최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국제적으로 가장 공신력있는 기준으로 수리·보수해냈다”며 “문화재 수리·복원·보수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병선 익산미륵사지석탑보수사업단장이 6월 20일 열린 현장 설명회에서 그간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박재완 기자
배병선 익산미륵사지석탑보수사업단장이 6월 20일 열린 현장 설명회에서 그간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박재완 기자

석탑 조성 1380주년 맞아 준공
미륵사지 석탑은 오는 7월부터 12일까지 가설시설 철거 및 주변 정비를 거쳐 국민에게 공개된다. 내년 1월에는 수리·보수 완료를 기념하는 국제학술심포지엄이 개최되며, 공식적인 준공식은 내년 3월 12일 열린다.

최종덕 소장은 “사리를 봉안한 날짜가 639년 음력 1월 29일이다. 꼭 1380주년 되는 날에 준공 날짜 잡았다”며 “이후에도 그동안의 수리 과정과 결과를 담은 보고서 발간, 기술교육, 학술행사 등을 통해 성과를 지속적으로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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