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혼의 순례길’ 5월 24일 개봉

티베트 순례단의 오체투지 순례 조명
장양 감독, 연출, 각본, 제작
중국 역대 다큐영화 박스오피스 3위
부산 등 국내외 다수 영화제에 초청

영화 ‘영혼의 순례길’은 티베트 불교의 성지 라싸로 향하는 티베트의 니이마 순례단의 오체투지 순례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티베트인들의 오체투지 순례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영혼의 순례길(감독ㆍ장양, 2015)’이 5월 24일 국내에서 개봉됐다.

이마와 양 팔꿈치, 그리고 양 무릎을 땅에 던져 그 힘겨움과 낮은 자세로 자신의 어리석음을 참회하고, 낮춘 자세로 불ㆍ법ㆍ승 삼보께 최대의 존경을 표하는 예법인 오체투지는 티베트인들에게는 경전과도 같은 삶이며 공부다.

영화는 티베트 불교의 성지 라싸로 향하는 티베트의 니이마 순례단의 오체투지 순례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순례단은 자신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자신의 몸을 가장 힘겹고 낮은 곳에 둠으로써 힘겨움과 낮은 곳에 있는 자신을 들여다보고, 힘겹고 낮은 곳에서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리고 보이지 않지만 분명 있다고 믿는 자신만의 세상을 향해 그들은 한 걸음 한 걸음, 아니 온 몸으로 다가간다. 더 나은 내생을 위해, 이 세상의 모든 중생들을 위해, 윤회의 고리를 끊고 해탈의 길에 들어서기 위해 그들은 묵묵히 길을 간다. 죽기 전에 순례를 떠나고 싶다는 노인, 살생을 너무 많이 했기에 길을 나서야 한다는 백정, 출산을 앞둔 임산부와 어린 소녀에 이르기까지 각자 다른 이야기와 서원을 품은 사람들이 모여 육체적 고통을 극복하고 서로를 다독이며 한 걸음 한 걸음 세상을 읽어간다. 아니, 자신을 읽어간다. 그들이 그렇게 지나간 길은 2,500km, 기도하고, 걷고, 몸을 던지고, 자고, 웃는 단순한 행위 속에서 삶의 의미를 길어 올리는 순례단의 모습이 티베트의 대자연과 함께 영화를 채운다.

영화 ‘영혼의 순례길’은 토론토, 부산,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이목을 집중시켰을 뿐만 아니라 흥행 수익 1억 위안을 돌파하며 중국 역대 다큐멘터리 영화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른 화제작이기도 하다. 비평가들의 평가로 산정되는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 메타크리틱 스코어 90점을 기록하며 언론과 평단 모두를 만족시킨 작품이다. 또한, 황량함 속 아름다움을 간직한 티베트의 사계절을 담아낸 뛰어난 영상미 역시 영화의 매력이다.

영화는 중국 6세대 거장으로 손꼽히는 장양 감독이 연출, 각본, 제작을 모두 맡았다. 장양 감독은 티베트와 중국 운남 지방에서 약 1년 동안 2,500km의 순례길을 기교 없는 담백한 연출로 담아냈다.

장양 감독은 “나는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오래 전 순례하는 사람들을 보고 그들의 동기를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영화 제작의 동기를 밝혔다. 장양 감독은 실제로 노인, 젊은이, 임산부와 순례길에서 태어난 4개월 된 아이로 구성된 순례단을 만난 경험을 바탕으로 캐릭터들을 생각해 두었다. 그리고 티베트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끝에 이 모든 인물을 만날 수 있는 망캉주의 한 마을을 찾아내 마을 사람들을 섭외했다. 망캉주 사람들은 영화에 대한 것은 잘 알지 못했지만, 순례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장양 감독의 제안을 기꺼이 수락했다. 그렇게 비전문 배우들과 함께 제작에 돌입한 장양 감독은 1년 동안 4천 미터 고도의 길 위에서 그들과 동고동락하며 순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가을에는 고향으로 돌아가 농장일을 도와야 하는 배우들에게 휴가를 주어야 하는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결국 모두의 진심이 모여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냈다. 이에 대해 장양 감독은 “다큐멘터리식으로 대본도, 전문 배우도 없이 촬영된 이 영화는 내게 힘든 도전이었지만 동시에 놀라움과 진정한 기쁨을 안겨 주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중국 베이징 출신의 장양 감독은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이면서 배우로도 활약하고 있다. 1999년 ‘샤워’라는 작품을 통해 중국 내 흥행은 물론 해외 유수 영화제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감독으로 떠올랐다. 이후에도 ‘해바라기’, ‘낙엽귀근’ 등 소시민들의 생활상을 통해 숭고한 인간애와 신념을 담은 작품을 꾸준히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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