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좋은 날,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이 기쁨의 날, 우리는 손에 손에 등 밝히고 처처에 향을 피워 봉축의 노래를 부릅시다. 오늘 우리가 부르는 봉축의 노래는 26백 년 전 룸비니 동산에 울려 퍼진 천상의 주악이고, 우리가 밝히는 오색 등은 우주법계를 밝히는 무량겁의 광명입니다.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우리의 눈과 귀를 열어 주셨으니, 보이는 모든 것이 청정법신이요, 들리는 모든 소리는 가릉빈가의 묘음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이고 곳곳이 연화정토여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사자후 울려 퍼지니 육근이 정토이고 칠정이 보리임을 찬탄합시다.

불자여러분, 그리고 국민여러분!

지금 이 땅은 평화의 기운이 넘실거리고 화해와 공존번영의 서광이 높게 비치고 있습니다. 대립과 반목 그리고 군사적 긴장을 조금씩 풀어내며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과 북이 하나로 돌아가는 오랜 염원의 성취가 싹터 오르니 이야말로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의 무량가피입니다. 산하대지를 무성하게 뒤덮는 푸른 녹음처럼 평화와 화합의 기운이 금수강산을 두루 덮어서 집집마다 웃음소리 나고 마을마다 풍악소리 드높기를 기원합니다.

오늘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 진리의 길을 밝히는 등불이 억겁 번뇌를 녹여 우리의 마음을 밝혀주니, 우리가 바로 극락의 주인이요 정토의 백성입니다. 부지런히 정진하여 생사가 열반의 자리요 번뇌가 곧 보리의 자리임을 사무쳐 깨달아 자타일시 성불도의 큰 길로 나아갑시다.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
대한불교천태종 총무원장 이문덕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