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아이보’ 장례식 화제

아이보의 장례식을 치러주는 스님이 아이보를 안고 있다. 사진출처=마시아블 아시아

반려동물 천도재의 선두주자인 일본사찰이 이제 애완 로봇의 장례까지 도와줘 화제다.

미국 언론 우프트인도 언론 인디아익스프레스등은 도쿄 지바현 이스미시의 고후쿠지(光福寺)서 애완 로봇 아이보(Aibo)’의 합동 장례식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주목했다. 이 사찰에선 아이보 100여 대의 영혼을 위로하는 장례식이 종종 열린다.

장례식은 후지소프트의 대화형 로봇인 팔로(Palro) 로봇의 추도사와 분겐 오이 스님의 경전 암송으로 진행됐다. 이번이 소니 아이보 로봇을 위한 장례식은 꾸준히 진행 돼 왔다. 팔로 로봇은 추도사에서 우리는 너희들의 모습과 웃음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고 회상했다.

애완 로봇 사용자 많으나
부품 절판에 장례식 진행
작동 중지된 로봇과 함께
찾아오는 신도들 많아


아이보는 지난 19995월 처음으로 발표됐다. “아이보는 소니에 의해 생산된 것이 아니라 소니 안에서 태어났다는 아이보의 광고 문구에서 예감할 수 있는 것처럼 아이보에 대한 일본인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25만엔(한화 약 250만원)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20분만에 3천대가 팔려나가면서 매진 사태를 빚었다. 4개월 후에 업그레이드 버전이 판매에 들어갔는데 이마저 17초만에 매진됐다. 2006년까지 일본 전역에서 팔려나간 아이보는 15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2006년 소니는 구조조정을 이유로 아이보의 판매를 전격적으로 중단했다. 이후 AS는 이뤄졌지만 2013년부터는 AS마저 중단됐다. 아이보를 고쳐줄 수 있는 수의사가 없어진 셈이다.

아이보 장례식 현장. 불단에 오른 수명을 다한 애완 로봇들. 사진출처=마시아블 아시아

소니가 AS를 중단하자 전문 수리 업체가 등장했다. ‘어펀(A-Fun)’이란 기업이다. 소니 엔지니어 출신이 나와 설립한 기업이다. 그동안 1200대에 달하는 아이보를 수리해왔다. 어펀의 노부유키 노리마츠 대표는 아이보는 매우 실용적이었다. 특히 노인들이 아이보와 오랫동안 함께 지내면서 애정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어펀은 지난 20151월 아이보 장례식을 처음으로 치렀다. 일부 아이보 사용자들은 죽은 아이보의 장기를 다른 아이보에게 이식해주기도했다. 아이보의 영원한 삶을 기도한 것이다.

일본 호카이도 분쿄대학의 마카토 와타나베 교수는 일본에선 사람들이 점점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소원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아이보 처럼 살아 있는디바이스를 대리 친구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인들은 로봇 장례식에 적극 참여하며 그들의 삶에서 살아 있는 디바이스에 대해 깊은 감정을 느낀다고 한다.

일본서는 이런 다양한 장례로 그간 발길이 끊어졌던 사찰에 다시 많은 신도들이 북적인다. 장례식에 참여한 익명의 여성은 애완로봇이 수명을 다하는 것은 실제 동물이 세상을 떠나는 것 만큼 매우 겪기 힘든 일이다. 사찰에서 이것까지 위로해주니 정말 고맙다. 앞으로 사찰을 더 자주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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