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결혼중개를 해주는 사찰 모임 '길연회'의 모습. 사진출처=PRTIMES

절이란 다양한 만남으로 만들어지는 장소라는 일념 하에 일본 사찰서 결혼중개를 해줘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인터넷 매체 파우치’ ‘프레스 릴리즈등은 4월 3일 현재 결혼적령기가 늦어지는 와중, 사찰에서 결혼중개를 해주며 수많은 커플을 탄생시켰다고 보도했다. 이 중개업을 처음 시작한 것은 일본의 시즈오카현 하마마츠시(浜松市)의 료운지(龍雲寺)의 부주지 키미야 코시(木宮行志)스님이다. 스님은 20103월 결혼중개 모임으로 길연회(吉??)’를 처음 만들어 현재까지 회원수 만 3500명을 보유중이며 성혼된 커플만 130쌍이다.

25~45세 까지 가입 가능
모임과 상담은 사찰서 진행

2010년부터 진행돼 지금까지
130쌍 이상 부부 중개성공

스님들 자원봉사로 진행돼
참가비 외 입회료 등 없어

코시 스님은 당시 지인에게 결혼중개업소를 통해 상대를 만나는데 수십만 엔이 든다는 고충을 들었다고 한다. 당시 결혼중개업소, 사이트 등이 지나친 폭리를 취하고 있었다. 코시 스님은 원래 절이란 곳은 다양한 만남으로 만들어지는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곧 도반 스님들의 협력을 얻어 절에서 결혼중개를 해보자고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스님은 길연회라는 결혼중개모임을 만들었다. 25세에서 45세까지 독신남녀라면 신도나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회원으로 받았다. 모임과 상담 장소는 사찰이었다.

이 모임은 시작과 동시에 뜨거운 반응을 몰고 왔다. 처음 시작된 20103월에는 남녀 60명을 모집했지만, 200명이 지원했고, 동년 10월에는 길연회 인연의 첫 부부가 탄생했다. 이후 입소문을 타고 지원자가 늘면서 한 기수당 200명으로 정원을 제한하고 있지만 지원자는 1천명이 넘는다. 지금까지 총회원수 13,500명에 130쌍이 결혼에 성공했다. 성혼된 커플만 집계되기에 실제 교제중인 커플들을 추가하면 더 많은 성공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코시 스님은 절에서 결혼중개를 한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신뢰하는 것 같다. 비용적으로도 사실상 스님들의 자원봉사로 결혼중개를 하고 있기에 입회료나 소개료 등의 비용이 없다. 지원자들을 스님들이 면담한 후 회원으로 받기 때문에 결혼에 진지한 분들이 많이 모인다고 말했다. 실제 이 모임은 참가비 명목으로 회당 3천 엔(한화 약 3만원)을 받을 뿐 일체의 영리활동을 하지 않는다.

길연회는 현재 시즈오카현을 넘어 일본 전국에 6개 지구가 있고, 연간 평균 4~6회 가량 회원 모임을 진행한다. 법당에 모여 스님이 좋은 인연이 있기를 바라는 기도를 진행한 후 임의로 조를 편성, 조원을 바꿔가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코시 스님은 사찰에서 진행하는 모임이다 보니 불교를 체험하면서 서로를 아는 시간이 되길 바랐다. 그래서 염주 만들기, 좌선체험, 합동요가 등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 프로그램은 상대를 바꿔가며 11로 진행하는 5분 대화. 대화를 모두 마친 후 스님은 참가자 전원의 이름이 쓰인 봉투를 하나씩 돌리는데, 연락을 하고 싶은 상대의 봉투에 자신의 연락처를 써 넣는다. 후의 연락은 각자 자유다. 코시 스님은 자신은 생각지도 않았던 상대의 연락처가 있었단 피드백이 많다. 또 용기를 내서 연락처를 넣어서 맺어졌다는 피드백도 많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의지하는 것이 결혼이기에 오늘 결혼상대를 고르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라고 늘 설법한다며 꼭 결혼이 아니라 인연을 넓히고 싶단 생각에서 전원의 봉투에 연락처를 넣어도 된다고 설명했다.

코시 스님은 길연이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길상한 인연이다. 꼭 결혼이나 연인을 만들기 보다는 이 모임을 통해 새로운 벗과의 인연, 부처님과의 인연, 절집과의 인연이 넓어져 모든 인연이 길상하길 바란다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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