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라다크 조각가들, 잔스카르 계곡에 얼음으로 탑 조성해

완성된 얼음탑(쟝춥최텐). 사진출처=thebetterindia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환경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만년설이 녹고 있는 인도 히말라야의 라다크(Ladakh) 잔스카르(Zanskar)계곡에 얼음으로 만든 불탑이 조성 됐다. 평균 해발이 4,000m가 넘는 라다크 지역은 연평균 강우량이 100mm를 넘지 않아 생활용수는 물론, 80%가 넘는 농업인들이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녹은 물을 끌어와 사용한다.

그러나 지구온난화가 가속화 되면서 생존에 절대 필수적인 강설량이 줄어들고 있다. 라다크 지역의 언론인 니베디타 칸데카르(Nivedita Khandekar)인도기상청이 측정한 강설량에 따르면 2012년과 2016년 사이에 라다크의 수도인 레(Leh)의 평균강설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불규칙한 강수량과 기온이 올라가자 라다크인들 사이에선 눈이 많이 녹는 봄과 여름에 물을 길어 저장하는 것이 점점 표준화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라다크의 토목기술자이자 교육가인 체왕 노르펠(Chewang Norphel)과 소남 왕축(Sonam Wangchuk)은 인공빙하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자는 새로운 해결법을 찾아 실행했다. 만년설이 녹아 흐르는 강에서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를 제외하고 흘러가버리는 물들을 다시 얼려서 재활용 하는 것이다.

먼저 말라 죽은 나무덤불들을 모아 해발 고도가 높은 곳에 모아 쌓고, 강에서 물을 끌어와 뿌리기를 반복하면 물이 얼어붙으면서 약 40m의 얼음산이 생긴다. 이 얼음산들은 평균 16천만 리터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

얼음불탑을 조성한 작가들. 앉아있는 인물 왼쪽부터 체링 규르메, 치메 도르제, 땐진 캉사르.사진출처=thebetterindia

얼음으로 탑을 조성하다
그러나 근본적인 지구온난화가 해결되지 않고, 최근 이상기후들이 발생하면서 세 명의 젊은 라다크 조각가들이 문제에 경종을 울리고, 자연재해들이 생겨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인공빙하 프로젝트와 함께 얼음으로 불탑을 조성하기를 발원했다.

전통적으로 라다크의 모든 마을에는 입구에 하얀 돌과 흙으로 불탑을 세운다. 베스트셀러 오래된 미래의 저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이 조형물은 불교의 기본 가르침인 연기법을 상징한다. 모든 삶과 생명이 하나로 연결 되어 있으며, 둘로 나눌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눈에는 각각의 개체로 보이지만 사실은 모두 연결 되어 있는 것이다라고 탑 조성의 의미를 설명했다.

체링 규르메(Tsering Gurmet)를 리더로, 체메 도르제(Chemet Dorjay)와 텐진 캉사르(Tenzin Khangsar)로 구성된 조각팀은 모두 20대 중후반의 젊은 조각가들로 인공빙하 프로젝트의 책임자 소남 왕축과 상의 끝에 인공빙하의 안에 방을 만들고 3m높이의 얼음탑을 조성했다. 조성하기로 한 탑은 쟝춥최텐(Jangchub Choeten; 菩提塔)으로 지난 1월 조성이 시작됐다.

얼음으로 탑이 조성된다는 소식에 지역여론은 좋지 않았다. 종교적으로 거룩한 상징인 탑을 전통적인 의식과 절차 없이 얼음이라는 소재로 만든 다는 것과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주민들이 불만을 표했다. 조각 팀의 리더 규르메는 먼저 모든 공동체를 위한 작품이라고 설득해야 했다. 탑이 완성되고 가장 먼저 마을 사람들에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이 탑이 여름에 녹아 다시 강으로 돌아가면 다시금 유용하게 사용된다는 점, 미술작품은 시각적인 즐거움과 함께 사람들에게 물질적으로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시각에서 얼음불탑을 조성한다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탑을 조성하고 있는 작가들.사진출처=thebetterindia

주민들도 조각가들과 인공빙하의 중요성에 동감하면서 갈등은 쉽게 해결되었다. 인공 빙하 속에 만들어진 방안에서 조각 팀은 영하 12도를 견디며 2월 첫 주에 탑을 완성했다.

프로젝트 총책임자인 소남 왕축은이 작품이 사람들에게 빙하와 만년설을 보존하는 중요성을 인식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미래에는 중국의 얼음축제와 같은 컨텐츠로도 발전시킬 생각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젊은 세대들이 얼음으로 작업을 하는 것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서 또 이 얼음들이 다시 녹아가는 모습을 보고 지구온난화를 해결 하기 위해 우리가 행동에 나서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결국 우린 큰 재난으로 고통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 얼음탑과 인공빙하들을 보기위해 외지에서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보통 여름에 집중되는 라다크 관광을 동계에도 활성화 시키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오는 겨울에는 라다크의 다른 지역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인공빙하와 얼음탑을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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