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The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다 ④ 화정 스님 울산대학병원 영적돌봄가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The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다'

화정 스님 울산대학병원 영적돌봄가

 

화정 스님의 은사 스님은 연세가 많으셨다. 은사 스님을 바라보며 항상 걱정이 많았던 화정 스님은 자연스럽게 호스피스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런 영향으로 출가와 동시에 호스피스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스님은 호스피스 일을 하며 매 순간 좋다고 웃었다.

호스피스 교육은 2001년부터 받았습니다. 은사 스님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시작한 일이 이제는 제 일이 됐습니다. 교육은 오래 받았지만 실질적 영적돌봄가 활동은 2016년에 시작했습니다. 활동을 하는 요즘은 내내 행복하고, 보람찬 날의 연속입니다.”

현재 울산대학병원에서 영적돌봄가로 활동 중인 스님은 그동안은 자신이 없어 미루던 활동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더 빨리 시작할 걸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특히 보호자들이 감사해 할 때는 그 마음이 느껴져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호스피스 영적돌봄가 활동을 당연히 해야되는 일이라고 설명한 스님은 활동을 하면 힘든 순간조차도 좋다며 소탈하게 웃었다.

힘들어도 매 순간 좋다는 화정 스님은 이것저것 해보고, 이 일 저 일 벌어져도 결국 별거 없더라. 모든 것은 순리대로 가기 마련이다. 나이가 드니까 사람이 너그러워지는 것 같다. 요즘은 복잡했던 생각을 단순화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스님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화정 스님은 근래에 은사 스님이 돌아가셨다. 이렇게 죽음을 경험하자, 오히려 호스피스 대상자들을 대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스님은 어떻게 같이해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분들이 더 좋아할까’ ‘어떤 것이 더 도움이 되는 걸까와 같은 행동·마음 적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고 한다. 스님은 항상 더 온전한 마음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가끔 노스님들을 뵈면, 호스피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신다고 한다. 스님은 당사자면서 오롯이 그 이야기를 듣는다고 했다. 다들 관심이 많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는 화정 스님은 이제 삶의 목표가 조금 바뀌었다고 한다. 이전 굵고 짧게 살자에서 가늘고 길게 살자로 바뀐 것이다.

오래오래 욕심 부리지 않고 병원에서 활동을 하겠다는 게 스님의 원력이다.

호스피스 활동은 항상 어렵지만 또 항상 기쁩니다. 지금이 영적돌봄가 활동을 할 수 있는 제 시절인연인 것 같습니다. 혹시 호스피스에 관심은 있지만 선뜻 나서기가 두려워 주저하는 스님들이 있다면 일단 그냥 하기를 추천합니다. 그냥 하면 되는데, 우리는 자기 스스로에 걸려 고민하죠. 계산하는 마음을 집어 던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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