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마치고 출가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정년세대가 늘고있다. 사진출처=ATPRESS

 오랜 세월의 사회생활 마치고, 출가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정년세대들이 늘고 있다고 2월 2일 일본 ‘교토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임제종의 대본산 묘신지(妙心寺)에선 2012년부터 정년세대를 대상으로 출가를 권하는 ‘제 2의 인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묘신지에는 일본 전지역의 3,300여 개소가 넘는 사찰이 등록되어 있으나 그 중 3분의 1은 상주하는 스님이 없는 공찰(空刹)이다. 또한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 사회에 정년을 맞이, 은퇴한 세대는 늘고 있다. 여기서 착안, 공찰에는 스님을 제공하고 은퇴자들에겐 다시금 활동할 기회를 주자는 것이 프로젝트의 취지이다.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지금까지 450건의 상담이 있었다.

프로젝트를 발의한 묘신지 문도활성화 추진국의 고문 시바타 분케이(83) 스님은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모두 사회와 인생경험이 풍부해 신도들이 더 편하게 상담한다. 더욱이 이렇게 출가자가 늘면 사회에서 불교를 보는 시각도 바뀔 것이다”고 말했다. 묘신지의 프로젝트가 매스컴에 보도되고, 좋은 반응으로 이어지자 타 종단에서도 정년세대에 대한 출가체험, 출가 프로그램 등을 신설하여 새로운 출가자들을 모으고 있다.

원래 묘신지에선 정식으로 승려가 되기 위해 최소 1년 출가본사에서 수행하며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참가자에겐 연 2회의 안거와 기본교육과정 이수면 특별히 구족계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총 53명이 정식으로 출가했다. 공찰에 관리직으로 파견된 스님은 9명, 정식으로 주지로 취임한 스님은 아직 3명뿐이다. 남은 스님들은 각자의 출가본사에서 수행을 이어가고 있으며, 참가희망자들은 기본교육 이수중이다.

아이치(愛知)현의 테이린지(貞林寺) 관리직으로 파견된 코즈카 분테츠 스님(69)은 “원래는 지인의 회사에 재취직을 생각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있다는 걸 알곤 ‘이렇게 나이든 나라도 스님이 될 수 있구나!’하고 바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출가본사에서 수행하던 중 인연이 된 테이린지는 10년간 스님이 없어 황폐해진 도량이었다. 마루는 내려앉고, 비가 샜다. 하지만 분테츠 스님이 새는 도량을 매일 같이 청소하고 수리하니 절을 떠났던 주민들도 하나 둘 다시금 절에 발걸음을 하기 시작했다.

분테츠 스님은 신도를 따로 모으지 않고 생활비는 연금으로 충당한다. 아침저녁으로 예불과 참선, 사경으로 수행을 이어나가고, 부동산업계에서 일했던 경험으로 주민들에게 무료로 부동산 관련 상담을 해주며 지역사회와 소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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