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검사 성추행사건 관련 성명 발표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검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도 성명을 통해 검찰의 전면 개혁을 촉구했다. 또한 이번 검사 성추행사건에 한국불교계의 실태를 빗대어 비판했다.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1월 31일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사건 해결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라는 성명을 통해 "검찰 사회에 시대착오적인 남성 중심적 사고와 행위가 통용되고 있음이 이번기회에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사건의 진상이 낱낱이 밝혀지고, 검찰에 대한 전면적 개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소망하고 또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시민연대는 또한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단 역시 ‘비구’라는 남성중심의 폭력적인 권력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그 결과는 사부대중공동체의 다른 구성원들인 비구니와 재가보살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과 억압으로 나타나고 있고, 그나마 중심이라는 비구스님에게도 종단 권력을 향한 줄서기를 강요하는 문화를 낳고 있다"면서 "이 과정 속에서 비구니스님과 우바이들에 대한 성추행과 성폭행 사건이 은폐되거나 축소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인지 모른다. 이러한 억압과 차별의 일상화는 최근 동국대학교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억압은 물론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에 대한 노골적인 탄압의 지속이라는 비상식적인 행태로도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한국 불교로 비판을 확장하기도 했다.

시민연대는 우선 법무부와 검찰에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그에 상응하는 처벌과 책임 추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정치권은 검찰 자체의 근원적 개혁을 위한 제도적 방안들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 정착될 수 있도록 법 개정 등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불교계 역시 "평등을 기반으로 하는 사부대중공동체의 지향 속에서 각각의 구성원이 자신의 목소리를 갖고 수행하고 실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사건 해결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사건 폭로에 대한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성명서-


지난 1월 29일 저녁, 우리는 한 방송국(JTBC) 뉴스를 통해 현직 검사의 충격적인 고백과 마주해야 했다.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가 2010년 선배 검사에게 직접 당한 성추행 피해를 앵커와의 인터뷰 형식으로 폭로한 것이다. 우선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를 용기 있게 폭로한 서지현 검사의 고뇌와 실천에 깊은 공감과 경의를 표하고자 한다. 아울러 이번 일을 계기로 사건의 진상이 낱낱이 밝혀지고, 검찰에 대한 전면적 개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소망하고 또 강력히 요청한다.

우리는 당시 성추행이 일어난 그 공간에 법무부장관이 자리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동료검사들이 함께하고 있었다는 점이 지니는 상징성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 자리에서 저지한 사람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사건 보고를 받은 선배 검사가 묵살하고자 시도했다는 사실은 성추행 문제에 대한 검찰 전반의 인식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이다. 더 나아가 그 사건의 가해자인 전직 검사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묵살한 것으로 지목된 전직 검사이자 현직 국회의원은 서지현 검사를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겠느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서도 비탄과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시대착오적인 남성 중심적 사고와 행위가 통용되고 있지만, 특히 무소불위의 권력 기관으로 평가받아온 검찰 사회에 그 정도와 폭이 심각한 수준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동료인 여성 검사에게마저 행해지는 성추행과 성폭력 문제는 일상화될 수밖에 없었고, 이번 사건은 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고백과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모든 존재하는 것들의 존엄성을 존중하고자 하는 불교정신에 비추어보면,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말법(末法)의 징후들일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차별과 억압의 고리와도 이어져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단 역시 ‘비구’라는 남성중심의 폭력적인 권력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그 결과는 사부대중공동체의 다른 구성원들인 비구니와 재가보살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과 억압으로 나타나고 있고, 그나마 중심이라는 비구스님에게도 종단 권력을 향한 줄서기를 강요하는 문화를 낳고 있다. 이 과정 속에서 비구니스님과 우바이들에 대한 성추행과 성폭행 사건이 은폐되거나 축소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인지 모른다. 이러한 억압과 차별의 일상화는 최근 동국대학교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억압은 물론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에 대한 노골적인 탄압의 지속이라는 비상식적인 행태로도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이번 서지현 검사의 용기 있는 성추행 사건 폭로가 사회 전반의 도덕적·정신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법무부와 검찰은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그에 상응하는 처벌과 책임 추궁을 해야 한다. 더 나아가 정치권은 검찰 자체의 근원적 개혁을 위한 제도적 방안들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 정착될 수 있도록 법 개정 등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 우리 불교계 또한 평등을 기반으로 하는 사부대중공동체의 지향 속에서 각각의 구성원이 자신의 목소리를 갖고 수행하고 실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다시 한 번 검찰을 비롯한 사건 당사자들의 뼈아픈 성찰과 적극적인 대안 마련을 촉구하며, 그 과정을 여실지견(如實知見)의 지혜와 금강역사의 정의감으로 지켜보며 동참할 것을 다짐한다.

2018년 1월 31일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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