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아일랜드’ 1월 12일 보도

전 세계 영화의 중심지 할리우드가 항상 불교 주제를 다뤄왔다며 이를 분석한 보도가 화제다.

‘리틀 붓다(1993)’ ‘티벳에서의 7년(1997)’ ‘쿤둔(2000)’ 등은 불교 색을 분명하게 드러냈던 할리우드 영화들이다. ‘더 아일랜드’는 1월 12일 이전처럼 명백한 불교 영화가 아니더라도 ‘매트릭스(1999)’에서 ‘루시(2014)’까지 여전히 할리우드는 불교적 주제로 가득하다고 보도했다.

루시|2014|감독 뤽 베송

‘루시’는 영화 ‘레옹’을 연출한 뤽 베송 감독의 작품으로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을, 모건프리먼과 최민식이 조연을 맡았다. 평범한 여자 루시는 우연히 범죄와 연루되면서 미스터 장에 의해 몸속에 ‘CPH4’라는 물질을 밀봉하여 넣게 된다. 이 약품이 몸 속에서 새어 퍼지면서 루시의 뇌 활용이 진화되기 시작한다. 보통 인류는 뇌의 10%를 사용하는데, 루시는 20%이상 뇌를 활용할 수 있게 된 것. 그리고 뇌의 활용이 60%가 됐을 때 박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루시는 “하나의 세포들이 서로 연결되어 이런 저런 모양을 만드는데 그것들은 다른 것이 아니고 같은 것이다.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루시’의 내용은 다수 불교의 연기법·공(空)사상과 통한다. 루시가 “너와 내가 따로 없듯이 이것과 저것이 따로 없다”고 하는 것은 결국 공 사상과 맞닿는 것이다. 단지 인연, 조건, 시간에 의해 여러 모습을 갖고 있어서 다르게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스타워즈|1999~2017|감독 조지 루카스, 라이언존슨 등

수많은 후속작을 낸 스타워즈. 그 첫 에피소드는 아주 먼 옛날 은하계 저편, 무역항로를 독점하려는 무역연합이 나부 행성을 공격하자 평화의 수호자 제다이가 파견되면서 시작된다. 2017년에 개봉한 ‘라스트 제다이’에서도 영화는 비슷하게 흘러간다. 결국 선과 악의 대립이다.

스타워즈는 너와 나, 우주, 선과 악이 결국은 별개가 아니고 모두 작은 우주 속 하나일 뿐이라는 메시지를 준다. 또한 모든 존재는 실체가 없다는 주제도 다룬다. 불교서는 이를 무아(無我)라고 한다. 스타워즈의 불교적 메시지는 감독이 바뀌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유지됐으며 특히 2017년 ‘라스트 제다이’에서 가장 강화돼 나타났다. 실제로 영화 도중 명상호흡을 강조하기도 했으며 주인공 레이의 탄생을 둘러싼 업(業.karma)의 표현과 환생의 묘사가 나타나기도 했다.

천년을 흐르는 사랑|2006|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이 영화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고, 시공관을 초월하는 사랑 이야기다. 16세기 스페인, 충실한 기사 토마스(휴 잭맨)는 적으로부터 아름다운 여왕 이자벨(레이첼 와이즈)을 구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운다. 여왕은 토마스에게 영생의 나무를 찾으라는 명령을 내리고, 토마스는 신비의 나무를 찾아 목숨을 건 여정을 시작한다. 그리고 21세기 어느 연구실, 의사 토미(휴 잭맨)는 첫눈이 내린다며 자신을 찾아온 아내, 이지(레이첼 와이즈)를 매몰차게 돌려보내면서 암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에만 몰두한다. 이지가 언제 생을 마감할지 모르는 암환자이기 때문. 그리고 26세기 우주의 어느곳, 톰(휴 잭맨)은 천년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미스테리의 정체를 찾기 위해 생명의 나무와 함께 우주여행을 한다. 톰은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기 위해 삶과 죽음, 영생에 대한 진실을 찾아가는 여행을 한다.

영화의 주제인 생명의 나무는 붓다가 수행하던 보리수나무와 닮았다. 그리고 내용은 전체적으로 윤회와 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할리우드서 수많은 영화가 불교를 다뤘지만, 윤회를 건드는 경우는 흔치 않다. 윤회를 잘못 다루는 순간 스토리가 복잡해지기 때문. 그럼에도 이 영화는 ‘사랑’을 내세워 윤회를 전면에서 다룬다.

파이트클럽|1999|감독 데이빗 핀처

비싼 가구들로 집 안을 채우지만 삶에 강한 공허함을 느끼는 자동차 리콜 심사관인 주인공은 거친 남자 테일러 더든과 우연히 만난다. 그리고 본능이 이끄는 대로 삶을 살기로 결심하며 인생은 변한다. 이 둘은 ‘싸움’에서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파이트 클럽’이라는 비밀 조직을 결성한다. 이 조직은 폭력으로 세상에 저항하는 거대한 집단이 된다. 점점 커지는 이 조직은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가 변질되고, 주인공과 테일러 더든 사이의 갈등도 점차 깊어진다.

이 영화속 주인공의 이름은 마지막까지 나오지 않는다. 실제 시나리오에도 내레이터(Narrator, 내레이션을 하는 사람)라고 표시돼있다. 이 남자의 인생이 바뀌게 되는 계기인 테일러 더든은 결국 주인공의 ‘욕망’이다. 주인공은 이 욕망에 사로잡히고, 욕망을 극복하기 위해 무던히 애쓰는 것. 또한 주인공의 집이 불타는 장면은 <법화경>의 화택(火宅)일화와 비슷하다. 커다란 저택에 불이 붙었는데도 집안의 아이들은 신나게 놀고있더라는 내용이 화택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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