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10주년 맞은 불교중앙박물관, 성과와 과제는?

지리적 이점, 불교문화 홍포 ‘앞장’
성보 보존관리 수장고로 역할 톡톡
사찰 성보박물관 지원ㆍ교육도 펼쳐
불교문화 전문 인력 등 과제로 남아
‘불교문화 수호와 보존’의 기치를 전면에 내세우며 2007년 건립된 불교중앙박물관(관장 현조)이 지난 10년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 숨고를 틈 없이 미래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불교중앙박물관은 2007년 불교문화의 발굴 보존 및 관리, 전승 등을 목적으로 조계종이 설립했다. 한국 전통문화의 중심지인 인사동 거리와 창덕궁ㆍ경복궁 등 고궁, 조계사 인근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으로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홍포하고 대중화하는데 앞장서 왔다.
특히 불교중앙박물관은 성보의 보존과 관리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대사회적 입지를 굳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도난ㆍ약탈된 불교문화재가 환수된 후 원소장처로 돌아가기에 앞서, 임시보관 및 보존처리하는 수장고로서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는 평가다.
또한 불교문화의 올바른 가치를 널리 확산시킨 점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일반 박물관에서는 불교문화재를 전통문화와 문화재적 가치에 집중하는 반면, 불교중앙박물관은 불교적 해석과 가치를 중점적으로 알릴 수 있단 것.

8월 2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학예연구실에서 만난 관장 현조 스님은 “불교문화재는 일반 문화재와는 달리 성보로서 역사적ㆍ종교적 가치가 모두 뛰어나다. 따라서 문화재로서 가치 뿐 아니라 경배의 대상으로서도 주목해야한다”면서 “불교중앙박물관은 문화재에 대해 불교사적 해석과 가치평가를 곁들이는데 특화돼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국 40여 성보박물관과 유기적 관계를 맺으며 컨트롤타워로서 작용한 점도 괄목할만하다. 불교중앙박물관은 성보박물관협회 등 네트워크를 구축할 뿐 아니라, 이들에 대한 지원 및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현조 스님은 “각 사찰에 소장된 불교유물을 보존 관리하는 성보박물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래서 종단은 성보박물관에 대한 운영 지원 뿐 아니라 소속 스님 및 학예사에 대한 교육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불교중앙박물관은 10년간 각종 특별전 및 테마전을 개최하며, 불교문화와 대중 간의 거리를 좁히는 만남의 공간으로서도 작용했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만큼 과제도 남았다. 현조 스님은 ‘불교문화 전문 인력’ 및 ‘일반인들에 대한 홍보’를 향후 과제로 꼽았다. 스님은 “불교문화에 대한 전문적 이해가 함양된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면서 “성보박물관에 대한 국가 지원 사업에 ‘인력 지원’도 포함시켜줄 것을 매년 요청하고 있는데 반영이 안 되고 있다. 1곳에 1명의 학예사만 배치돼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인들에 대한 홍보’에 대해서는 “본 박물관은 워낙 희귀한 유물들이 많이 소장돼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보다는 전공자들에게 호응이 높다. 하지만 대중에게 문턱을 낮추지 않으면 불교문화는 ‘어려운 것’으로만 남을 수 있다”면서 “일반인들이 불교문화의 정서를 쉽게 향유할 수 있도록 전시ㆍ홍보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불교중앙박물관이 오늘날 발전을 이룬 것은 초대 관장 스님 및 역대 관장 스님들께서 초석을 잘 다져주셨기 때문”이라면서 “10주년을 맞은 현 시점에 관장을 맡고 있다는 책임감이 남다르다. 앞으로는 ‘문화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전시 형태를 도입하고 선도하는 불교중앙박물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불교중앙박물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지난 발자취를 돌아보고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특별전 ‘10年×10人×10來’를 9월 14일~11월 26일 개최한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10年의 흐름, 다시보고 싶은 성보’는 불교중앙박물관의 과거 전시에서 소개됐던 대표 유물들을 선보이는 테마로, 국보 제106호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 국보 제265호 ‘<초조본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13’ 등이 소개된다.
2부 ‘10人, 불교미술의 꽃을 피운 장인’은 불교 미술인 10명의 작품이 전시되며, 이 중에는 1703년 의균 스님이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 아미타불회도 등 역사적 가치가 뛰어난 작품이 포함된다.
3부 ‘10來, 앞으로 더욱 빛날 성보’는 미래에 더 큰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주목되는 불교문화재가 주를 이룬다. 일연 스님이 주석하던 군위 인각사 출토 불교금속공예품 등이 전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