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일미술관, 부처님 오신 날 기획전 ‘이 시대의 불모’

차례로 삼매, 전상용. 천상천하 유아독존, 이해기. 四天王圖-南方護世 增長天王, 권지은. 관음보살의 미소, 박명옥. 부처님 꿈길로 오시다, 노재학. 연꽃과 물고기, 박진홍.

현대시대 맞는 새로운 불모상 제시
현대불교미술 중흥ㆍ인재불사 도모

전상용ㆍ권지은ㆍ이해기 작가 등
사진, 미디어 분야도 폭넓게 포함
4월 19~30일 1ㆍ2관 전관서 전시

 

붓다의 생모 마야(摩耶) 부인 혹은 붓다의 모체가 되는 완전한 지혜를 뜻하는 불모(佛母). 근대에 접어들며 불화나 불상을 만드는 장인을 일컫는 말로 전래되며, 불모란 타이틀은 불교미술계에서 하나의 영예로 여겨졌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언제부터 불모란 표현을 사용했는지 그 어원이 뚜렷하지 않아 정체성이 모호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불일미술관은 시대에 맞는 불모의 가치를 재창출해 현대 불교미술계를 이끌어갈 불모 6인을 소개한다. 바로 전상용(조각), 권지은(불화), 이해기(회화), 박명옥(공예), 노재학(사진), 박진홍(미디어) 작가다.

6명의 불모는 법련사 불일미술관이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마련한 기획전 ‘이 시대의 불모전-아름다운 결집’을 통해 등장한다. 4월 19~30일 불일미술관 1·2관 전관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이 시대의 새로운 불모의 가치를 제시해 현대 불교미술의 중흥과 작가 인재불사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불일미술관은 “과거의 불모(佛母) 개념을 지우고 이제는 현대 불교미술을 선도할 수 있는 수준 있는 불모를 지향해야한다. 그 첫 출발로 현재 불교미술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작가를 

초대해 그 아름다운 결집을 이루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불모 6인은 불교미술계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펼친 중견 작가

들 중에서 불일미술관이 선정했다. 중진 작가들보단 차세대 불교미술을 이끌어갈 동력이 될 인물들이 꼽혔다. 특히 기존 불모 개념에 포함된 불상·불화 등 작가 외에 현대미술의 주류를 이루는 사진과 미디어 분야를 포함시켰다. 불교계 최초 상설 미술관이자 신진작가들의 등용문으로 평가받는 불일미술관이 엄선해 선정한 만큼 불모 6인의 작품과 그들이 이룰 조화가 벌써부터 관람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상용 작가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08호 목조각장 이수자로,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해 파리 제8대학 조형예술과서 석사과정을 마쳤

다. 이번 전시서 전 작가는 ‘나는 그대로다’ 시리즈를 선보인다. 나타라자(Nataraja; 힌두교 대신으로 무용의 명수 ‘시바’의 별명)에서 기본 형상을 따왔으며, 조각상에 ‘나는 변함없이 여전하다’ ‘난 곧 당신이다’란 이중적 의미를 내포했다. 힌두교적이면서 동시에 불교적 세계관을 표현한다.

권지은 작가는 동국대 대학원 불교미술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

고 전통문화대 전통회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0년 인사아트센터서 ‘선(禪)을 긋다’ 展, 2012년 장은선 갤러리서 ‘龍頭龍尾’ 초대전, 2016년 종박물관서 ‘소금하다’ 초대전에 참여했다. 2013년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올해의 예술가상서 ‘주목할 예술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선 선명한 색채감과 생동감 넘치는 표정 묘사가 돋보이는 사천왕도를 선보인다.

이해기 작가는 동국대 미술학과를 졸업해 봉은사 등 11개 사찰

서 순회 전시할 만큼 불교미술계에서 잔뼈가 굵다. 이번 전시에서도 ‘천상천하 유아독존’ ‘마야탁몽’을 비롯해 다수의 금화(金畵)를 선보이는 이 작가는 다년간 금화에 몰두하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박명옥 작가는 명화 페이퍼아트 대표로, 2007년 불교미술대전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종이로 보살상을 만드는 박 작가

의 작품은 원만한 상호(相好)와 특유의 멋스러움이 돋보인다. 특

히 LED조명과 문살 등을 사용하며 작품마다 다변화를 줬다. 이번 전시에선 ‘관음보살의 미소’ ‘극락의 부처님을 만난 날 ’ ‘수월관음’ ‘사유관음’ 등의 작품을 소개한다.

노재학 작가는 불교 사진작가로 2016 통도사성보박물관서 ‘통도사의 장엄세계, 적멸의 빛’ 사진전을 개최했으며, 본지에 ‘그 절집의 빛’을 연재한 바 있다. 노 작가는 전국의 전통사찰을 다니며 불교문화유산을 카메라에 담아 세월의 미와 정교함을 고스란히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선 양산 신흥사 대광전의 ‘도솔래의상’ 벽화 부분

을 찍은 ‘부처님, 꿈길로 오시다’ 등 작품을 내놓는다.

박진홍 작가는 2016년 가진화랑서 개인전 ‘무시무종’을 여는 등 활동을 펼쳤으나 불교계에선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터치모니터를 통해 간결한 단색과 절제된 영상미를 표현한 ‘연꽃과 물고기’ 등 작품에 불교적 세계관을 드러내며, 故 백남준 작가 후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불교미디어아트계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전시서 ‘광목천왕’ 등 사대천왕 미디어 작품을 공개한다.

개막식은 19일 오후 5시 열린다. 이날 인도 고전무용가 금빛나 씨의 오디시 솔로공연이 펼쳐진다.

한편 불일미술관은 개관 21주년 기념 ‘조범제 초대전’을 4월 5~18일 제1관서, 또한 부명 스님 개인전 ‘등불(體)&염원(用), 내 염원의 등불 展’을 4월 6~16일 제2관서 각각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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