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무용수 관 리흔, 벤쿠버서 데뷔무대

 

▲ 관 리흔 씨는 2월 22~25일 벤쿠버 파이어홀 아트센터서 ‘대자비심’을 부녀 관계로 빗대 창작한 무용을 태극권과 혼합한 무대를 선보였다. 사진은 공연 전 연습 중인 관 리흔 씨와 딸 관 쯔예 씨. 사진출처: dailyhive.com

[현대불교=이승희 기자] 불교와 관세음보살의 대자비심을 주제로 제작된 댄스 공연서 77세 무용수가 노익장을 과시하며 데뷔 무대를 치렀다.

캐나다 언론 CBC 아침뉴스 방송 ‘North by Northwest’는 2월 19일(현지시간) 77세 신인 무용수 관 리흔 씨와 그의 데뷔 무대 ‘마스 호텔 그리고 관세음보살(이하 관세음보살)’을 소개했다.

관 리흔 씨는 2월 22~25일 벤쿠버 파이어홀 아트센터(Firehall Arts Centre)서 ‘대자비심’을 부녀 관계로 빗대 창작한 무용을 태극권과 혼합한 무대를 선보였다. 또한 <반야심경> 구절 일부를 노래 가사로 응용, 라이브 밴드의 연주에 맞춰 노래까지 열창했다.

해당 공연은 관 리흔 씨의 딸이자 밴쿠버서 활동하는 안무가 관 쯔옌 씨가 처음 총괄 기획을 맡아 사랑과 자비심을 탐색하는 주인공들의 에피소드를 짧은 안무 시리즈로 표현했다.

관 쯔옌 씨가 관세음보살의 자비심을 주제로 한 이번 무대서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낙점한 이유는 그가 불교 교리에 조예가 깊기 때문이다. 관 리흔 씨는 대학시절 불교학을 전공, 딸이 공연을 위해 관세음보살과 대자비심에 대해 가르침을 청했을 때 큰 도움을 줬다.

“내 주위에 아버지만큼 불교적 공(空) 사상과 관세음보살의 대자비심을 정확히 이해한 인물이 없었습니다. 불교 교리를 열정적으로 알려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 무대의 주인공은 바로 아버지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관 쯔옌 씨는 “공 사상은 불교 교리 어디에나 걸쳐 있는 부처님의 핵심 가르침이다. <반야심경> 속 대자비심도 모든 것은 공하단 깨달음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심지어 감정까지 모두 공허한 것을 깨달으면 인간은 모든 경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CBCNews’에 따르면 <반야심경>의 대표적 가르침은 ‘모든 것이 공하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지만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개념은 아니다. 어려운 주제에도 불구, 관 리흔 씨는 태극권을 접목한 안무를 통해 몸짓으로 ‘대자비심’을 훌륭히 표현했단 평을 받았다.

관 리흔 씨는 “공(空)은 우리 경험들이 구체적 실제로 존재하는 게 아니며, 이런 공(空)함이 인간을 경험으로부터 자유롭게 하고, 자비심을 낼 수 있는 근거가 된다”며 “해당 주제를 ‘부녀관계’로 치환한 창작 안무를 연습하는 내내 딸의 응원과 애정 어린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관 쯔예 씨도 “공연을 통해 불교 핵심 사상을 잘 전달했다고 자부한다. 특히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우리 부녀 사이에도 자비심이 스며든 것을 느꼈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신인 무용수와 연출가의 만남인 이번 공연이 무사히 성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관세음보살’은 관 리흔ㆍ쯔옌 부녀 외에 캐나다 유명 무용수 노엄 가뇽과 핸드메이드 블레이드 밴드의 라이브 재즈 연주가 돋보인 공연으로, 현지서 “매우 인상적이다. 라이징스타인 관 쯔옌의 저력을 확인한 공연”이란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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